1) 도첨의평리(都僉議評理) 도첨의평리는 도첨의사사(都僉議使司)의 관직인데, 도첨의사사의 전신은 고려시대 정치의 중심으로 국무를 전반적으로 관장하였던 중서문하성(中書門下省)이다.
고려가 원나라의 간섭 하에 들어가면서 원나라는 자기들의 관제와 비길 수 있는 고려 관제를 고칠 것을 요구하였다. 그래서 고려는 충렬왕 원년(1275)에 중서문하성과 상서성(尙書省,
중서문하성에 의해 작성되고 심의를 거친 왕명이나 중요한 국사를 실행하였던 집행기관)을 합쳐 첨의부(僉議府)를 만들었는데, 충렬왕 19년(1293)에 원나라에서 그 이름을 도첨의사사로 고쳤다. 도첨의평리는 원래 참지정사(?知政事)라고 하였고, 품계는 종2품이었다. 원나라 간섭기에 들어서 僉議?理로 불렸고, 충렬왕 34년(1308)에 첨의평리로 이름을 고쳤다.
평리는 품계상으로 정승(政丞), 찬성사(贊成事) 다음 가는 위치로 재신(宰臣)급이었고,
이들이 일반적으로 담당했던, 국무에 대한 의정기능을 수행하였다.
또 행정을 분담하여 집행한 상서 6부의 장관직인 판사(判事), 차관직인 상서(尙書)를 맡기도 하였다.

2) 밀직부사(密直副使) 밀직사(密直司)의 관직이다. 밀직사는 고려 전기에 중추원(中樞院)
이었다가 추밀원(樞密院)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충렬왕 원년(1275)에 원나라의 간섭으로
이름을 밀직사로 고쳤는데, 군사관계 업무, 왕명 하달과 왕에 대한 각종 보고 업무, 궁궐
내에서 시위(侍衛)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다.
밀직사는 충선왕 2년(1310)에 이르러 첨의부와 비견되는 위치로 승격하여 양부(兩府)라고
칭하게 되었다. 이는 군사 업무 총괄과 관련되는 게 아닐까 추측된다. 밀직부사는 추밀원의 재상급인 추밀원부사의 명칭이 바뀐 것이다. 충렬왕 원년에 관제가 바뀔 때에는 정원이
4명이었고, 품계는 종2품이었다.
밀직부사도 다른 재상들과 마찬가지로 함께 국사를 처리하였고, 국가의 실무 관부인
상서 6부의 차관인 尙書를 주로 겸하였다. 보통 승진할 경우 동지밀직사사(同知密直司事)나 지밀직사사(知密直司事)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고, 첨의부의 종2품으로 승진하는 경우도
있으나 극중의 윤시우처럼 정2품인 찬성사(평장사)로 승진하는 경우는 예외적이었다.
사료상으로는 공민왕때부터 이같은 예외적 승진 사례가 나타난다.

3) 도첨의찬성사(都僉議贊成事) 도첨의평리와 마찬가지로 도첨의사사의 관직이다. 원래는 중서문하성의 관직으로 중서평장사(中書平章事)와 문하찬성사(門下贊成事)가 있었으며 품계는 정2품이었다.
충렬왕 원년(1275)에 원나라의 간섭으로 고려 관제가 바뀔 때 첨의찬성사로 바뀌었다.
품계상으로는 정승 바로 다음 위치로 재신급이었으며 국무에 관한 의정을 담당하였다.
국정 현안을 논의하여 그 결과를 왕에게 건의하였는데, 관장 분야는 정치,경제,사회,군사,
외교,인사,형벌 등 전반적인 데 걸치고 있다. 또 상서 6부의 판사를 겸직하였으며,
국가 비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군사를 지휘하기도 하였다.

4) 판삼사사(判三司事) 중앙과 지방의 돈과 곡식 출납을 회계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삼사의
장관이다. 송나라의 경우 삼사는 재정 및 그와 관련된 방대한 국가 업무를 관장한 중요 기구였지만 고려에서는 상서호부(尙書戶部)가 재정 일반을 담당하였고, 삼사는 그 기능이
제한되어 있었다.
판삼사사는 원래 단독으로 임명되는 자리는 아니었고, 재상이 겸임하는 직책이었다.
고려 후기로 가면 도평의사사(都評議使司)가 재정권까지 장악하면서 삼사의 기능이 약화되지만 그 직관의 품계는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판삼사사의 지위도 함께 높아지고 있어 공민왕 11년(1362)의 관제 개혁에서는 종1품의 품계로까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