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뚜껑 소녀' 황보라가 떴다.

　배꼽 쥐게 만드는 CF 왕뚜껑에서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TV CF 사상 최고의 광고주목도, 제품명확성, 광고이해도, 광고독창성, 제품구매도 1위를 싹쓸이하면서 황보라 이름 석자는 몰라도 '왕뚜껑 소녀' 하면 대부분 기억해준다.

　행인이 무심코 흘린 왕뚜껑 컵라면을 먹겠다고 치마로 풀썩 덮은 후 어기적어기적 기는 코믹한 신이 압권. 평소 1주일에 서너 끼는 라면을 먹을 정도로 라면을 좋아했는데 정작 이 CF에서 라면 먹는 장면은 한 번도 안 나와 아쉽다며 입맛을 다신다.

　2003년 SBS 공채 출신. 현재 MBC 드라마 '비밀남녀'에서 한지혜(영지)의 여동생 영민으로 나온다.

　실제로는 한지혜보다 한살 많다. 이목구비가 귀엽고 뚜렷해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스타일. "뭐든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 김석훈(준우)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영지가 이해 안될 때도 있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나 또한 상처받을까 두려워 포기할 것 같은 마음도 들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얼마 전 삼남매가 제주도에서 가출한 엄마와 상봉하는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엄마가 들어온다는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전율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구요. 거의 절규하면서 '엄마, 엄마'하면서 울었는데 나중에 감독님이 칭찬해주셨어요. 집이 부산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서울서 자취생활을 해 엄마 정에 굶주린 바람에 더욱 절절한 연기가 나온 것 같아요."

　동국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 '신 인간시장', '토지' 등에서 단역을 했고 지난 여름 '변호사들'로 첫 조역 연기를 해봤다.

　하루에도 백번씩 좋았다 슬펐다 하는 스타일이다. 연기자로서 감정 표현이 그만큼 잘 된다는 뜻 아니냐며 반문한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야 산더미죠. 특히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은하처럼 보는 내내 웃음 짓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역할을 맡아 절절한 눈물 연기를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에요."

[스포츠조선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