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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경우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착하고 예쁜 여주인공의 시련에
안쓰러움을 느끼고 응원을 보내기 마련이다. 이때 여러모로 여주인공과 조건이 극과 극인 악녀캐릭터가 '필수'로 등장한다. 온갖 욕을 다 얻어먹으며
‘천사표’ 여주인공을 띄워줘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안고서.
MBC 주말극 '문희'는 좀 다른 상황을 보이고 있다. 적지 않은 팬들이 오히려 악녀설정 상미와 방숙희 편을 들며 '상미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드라마 제목이 '문희'인데.
문희가 더 이기적이다?
여주인공의 출생의 비밀은 극적 갈등을 이끌어내는 수단으로 쓰인다. 대부분 여주인공을 핍박하는 악한 양어머니가 나오는데 '문희' 역시 예외가
아니다. 문희(강수연)는 문 회장이 밖에서 낳아온 딸로 본처 방숙희(김영란)는 문희를 자기 자식들과 차별하고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여기에 겉과
속 다른 올케 상미(이승연)까지 가세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 이런 많이 우려먹은 상황에 '복수'라는 또 다른 설정을 가미했다. 문희는 방숙희가 자신의 생모를 핍박했다는 점, 생모의
수술이 다급한 상황에서 수술비 지급을 거절했다는 것에 앙심을 품었다. 복수를 위해 이를 악물고 문 회장 집에 들어와 백화점 후계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문제는 '복수' 설정의 설득력이 너무 약하다는 것. 본처인 방숙희에겐 문희의 생모에게 악감정을 가질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오히려
사랑한다는 이유로 유부남인줄 뻔히 알면서 동침하고 몰래 자식까지 낳아 키운 생모가 더 경우 없지 않느냐는 질타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생모의
죽음을 모두 방숙희 탓으로 돌리는 문희의 행동은 공감을 얻기 부족했다.
충분히 납득할 수 없는 '복수행보'는 오히려 여주인공을 이기적인 ‘악녀’로, '악녀'설정인 방숙희와 상미를 그녀를 응징해주는 인물들로
여기게 만들었다. 제목이 '상미'나 '숙희'라면 모를까, '문희'인 이상 여주인공이 미움 받는 상황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겉도는 문희의 모성애
이 드라마는 문희의 복수와 더불어 모성애관련 이야기가 또 다른 줄기를 이루고 있다. 극 전개 내내 입양 보낸 아들을 그리워하며 눈물 짜내는
문희의 모습이 종종 부각되긴 했다. 조건 좋은 남자 유진을 만나 과거를 숨긴 채 결혼을 앞두고 있는 문희. 새 출발하기 전에 꼭 한번 자신의
아들을 만나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녀의 아들을 친자식으로 키운 한나(김해숙)의 입장에선 이제와 아들을 보고 싶어 하는 문희의 행동이 달가울 리 없다. 키워준 한나의
난처한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편의에 맞춰서 아들에 대한 모성애를 표출하는 문희의 모습은 아들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애틋한 한나의
그것과 대비되며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여주인공 문희 캐릭터가 적지 않은 팬들에게 '비호감'으로 굳어진 가운데 이 드라마가 앞으로 이 상황을 과연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진다.
까칠뷰 칼럼니스트 안티나(antina97@yahoo.co.kr)
2007.05.0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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