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16일 수요일 밤 9시 55분
7전 8기, 꿈을 위해서라면
몇 번의 도전도 두렵지 않은 즐거운 황메리, 이하나
축산과를 낙제만 면하고 간신히 졸업, 우유회사에 취직했으나 곧 해고당한 백수. 그러나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간직한 채 매번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오디션을 보는 칠전팔기형 캐릭터. 꿈만 있지 돈은 없어 매일이 피곤이다. 의식주는 각종 경품, 샘플, 선착순 사은품 등으로 해결.
댄스, 플라멩고, 유도, 쿵푸 등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자질은 학원 대신 학원 창문 너머로 익히고 있다. 어쨌든 이름 ‘메리’처럼 밝고
긍정적으로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하며 꿈을 키우는 중. 이하나는 <연애시대>의 성공적인 입성 이후 갑작스런 행운에 주저와 걱정이
많았다고 하지만, 촬영 후 스탭들과 동료배우들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오디션에 고배를 마시는 메리가 남의 일 같지 않다.” 26살 늦은 데뷔
이전, 그녀가 겪은 것들이 메리의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성공에 대한 집착, 세속의 성공과는 별개의 삶을 살아가는 별종인간 강대구, 지현우
강인한 체력과 놀라운 식탐으로 똘똘 뭉친 무명의 무협소설가. 그러나 한때는 그도 잘 나가는 사법고시 1차 합격생이었다. 2차 시험에
매진하던 전도유망한 청년이 백수에 가까운 무협소설가로 변모한 것은 갑작스런 친구의 자살 이후. 힘들다고 토로하던 친구를 외면한 죄책감과 아옹다옹
사는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그길로 계룡산에 입성하였다. 이후 이상한 처사의 인도로 무협지를 탐독 급기야 전문 무협소설가가 되었다.
무협소설을 읽고 쓰다보니 말투며 행동도 무협지 인물처럼 된 지경. 강대구를 맡은 지현우는 “당분간 지현우는 이민 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며
강대구로의 완벽한 변신에 대한 의지를 밝힌다. 평소에도 대구처럼 엽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바람에 주변에서 원성이 자자하다고. 특히 번개머리 파마는
대구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지현우만의 비기.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바른생활로 주변 모두를 평정한 선도진, 이민우
일과 사생활, 매사가 철두철미한 바른생활 사나이.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석사학위를 취득, 지금은 남산중학교
최고의 얼짱 영어교사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하는 것’ ‘과외 안 하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라’ 등 누구나 다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일상처럼 읊고 다닌다. 메리와는 초등학교 동창생이자 대구의 대학 검도부 선배. 어린시절 첫사랑이었지만 도저히 손쓸 수 없이 피폐해진 메리 대신
강대구를 좋아하는 이소란(왕빛나)의 주위를 맴돈다. “너무 원칙주의자다보니 시청자들이 보기에 짜증나는 캐릭터일 수도 있다”고 고백하는 이민우는
선도진은 자기도 알기 힘든 희한한 캐릭터라고 전한다. 그러나 철두철미한 성격이 자신과 공통점이 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선도진은 실천을 한다면
나는 혼자 생각하는 정도라고 할까요.”
패리스 힐튼을 멘토로 삼은 도도한 자부심의 소유자 이소란, 왕빛나
괴팍한 성격, 까칠한 말투, 인내심 제로. 외모와 스타일로 세상을 평정하려 하는 도도하고 제멋대로인 여자.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
사진이 각각 다를 정도의 성형중독증이다. 물론 본인은 자신이 성형미인임을 자부하며 끊임없이 A/S에 박차를 가한다. 패리스 힐튼을 우상으로 삼는
만큼 한번 입은 옷은 다시 걸치지 않는 스타일쟁이. 매사 완벽한 자신감으로 뭉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오점은 바로 강대구. 원시적인 강대구의
매력에 제대로 필 꽂힌 그녀. 라이벌 같지도 않은 라이벌 메리로부터 대구를 보호하기 위해 심기일전 의지를 불사른다. “패리스 힐튼과 동갑이라
친근감을 느낀다.” 결혼 후 첫 작품인 왕빛나는 패리스 힐튼에 대해, “작품하기 전까지는 부정적이었는데 지금은 그녀에게서 나름 순수한 면을
찾았다”며 이소란에게서도 도도하지만 순수한 면을 부각시키려고 노력중이라고 한다. 외적인 것이 중요한 캐릭터인 만큼 이소란의 스타일도 놓치지 말
것을 당부.
사연 많은 과거에 순정을 품고 사는 의혹투성이 사내 리키 박, 풍운도사 이영하
철학자이자 무술인, 예술가 1인 다역의 캐릭터. 훤칠한 외모에 다양한 과거 편력을 감추고 있다. 민박을 하는 메리네 집에 투숙, 동네
아줌마들의 인기를 한 몸에 사로잡는다. 과거 유랑극단의 히어로였던 그는 메리 엄마 오성자가 지금도 잊지 못하는 첫사랑의 남자. 공연중 그네에서
떨어지는 의문의 사고로 바람같이 사라졌다 20년 후 폭풍우같이 나타났다. “배우 활동 전 그룹사운드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 큰 무리는 없다”는
이영하. 도사와 서커스맨으로 활약하는 1인 다역의 캐릭터를 위해 직접 와이어에 매달리는 등 육체적으로 힘든 촬영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힘들지만 변신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중견배우로서의 면모를 잊지 않는다.
“가난하고 평범한 남녀 이야기다. 행복의 파랑새는 성공이 아니라 따뜻한 일상에 있다.” 고동선 PD는 <메리대구 공방전>의
차별화는 무엇보다도 ‘인생의 가치’에 있음을 강조한다. 따라서 한 명 한 명의 평범한 캐릭터를 어떻게 조명하느냐가 관건. 잘 나가는 재벌 2세나
신데렐라 같은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없다. 김인영 작가는 이 드라마를 “빽 있고 힘 있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 거의 유일무이한 미니시리즈”라고
설명한다. 자극적인 캐릭터들이 존재하지 않다보니 자칫 지리멸렬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 그러나 여느 트렌디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따뜻한 ‘살
냄새’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제작진의 목표다. 인터넷 원작을 현실에 맞는 드라마로 바꾸는 과정 역시 중요한 과제다. 김인영 작가는 “원작은
코믹성이 강한 반면 현실성이 많이 결여돼 있는 편이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이 코믹함을 그대로 살리면서 현실과의 개연성을 높여주는
것이었다”고 전한다. 해결책은 결국 ‘캐릭터’다.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캐릭터로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보일 예정. 땅에 발 붙은 재미를 줄 수
있는 것이야말로 <메리대구 공방전>의 성공 포인트다.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가. 5월 들어 지상파 3사 작품이 물갈이를 하고 있다. SBS가 박신양, 박진희, 김정화 주연의 <쩐의
전쟁>을, KBS 2TV가 강지환, 한지민, 류진, 한고은이 출연하는 시대극 <경성스캔들>로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캐스팅으로
볼 때는 <쩐의 전쟁>이나 <경성스캔들>이 주목도에서 압승. 그러나 이번 수목드라마 전쟁의 실질적인 승자는 원작의 요리를
얼마나 잘하는지로 판가름 날 것 같다. 공교롭게도 세 작품 모두가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아닌 원작을 각색한 것. SBS <쩐의 전쟁>은
박인권의 동명만화를, 또 3주 늦은 6월 6일 시작하는 KBS 2TV의 <경성스캔들>은 이선미 작가의 소설 <경성애사>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장점을 드라마에 얼마나 잘 접목시킬지가 관건. 특히 <쩐의 전쟁>이 출세에 대한 승부욕을 그린 정통극이고
<경성스캔들>이 시대극이라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인 데 반해, <메리대구 공방전>은 발랄하고 코믹한 분위기로 두 드라마의
틈새를 공략할 수 있을 듯. 인기드라마 <고맙습니다> 후속의 후광 역시 기대해볼 만.
2007-05-11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