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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후반부는 사건 중심, 멜로는 ‘긴장성’만

 

전체분량중 절반을 소화한 MBC 월화드라마 ‘히트’(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유철용)는 전문직 드라마다. 강력계 형사들의 활약상이 우선이고, 차수경팀장(고현정)과 김재윤검사(하정우)의 로맨스가 들어있다.

최근들어 특히, 9~10회에서 차팀과 김검의 러브라인이 제법 표출됐다. 둘은 키스하고 싶을 때마다 둘만의 암호로 “동전 있어요”라는 말을 사용했지만 이들의 연애는 결국 히트팀원들에게 들통나 축하를 받게됐다.

“나, 너한테는 검사새끼고, 남자새끼고, 인간새끼고 싶어”라고 말하며 차수경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김검은 ‘외과의사 봉달희’의 버럭범수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매력을 표출하고 있다. 김검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속 명문장까지 인용하며 차수경에게 사랑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시청자들중에는 멜로가 과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닭살이 돋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멜로가 그렇게 많이 나온 것은 아니다. 직업드라마라고 생각하면 조금만 멜로가 나와도 과다하게 보인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시청자들은 ‘X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요원처럼 현재의 차-김보다는 더 강한 긴장관계를 원하는 것 같다. 치-김의 유치하고 간지러운 멜로구도가 자칫 박진감 넘쳐야 할 수사물을 물렁하게 만드는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하지만 조연출인 박진형PD는 “일하는 드라마가 주인공들이 줄창 일만 하며 직장생활의 실랄한 현실만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다. 이미 제작발표회에서도 법의학이라는 전문영역을 파고든 ‘CSI’처럼 만들지 않을 것임을 밝혔던 터다.

후반부부터는 사건이 더욱 극의 중심으로 부각된다. 연쇄강도의 희생자가 생기면서 사랑할 여유도 없다고 한다. 제작진은 일을 통해 차팀과 김검이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긴장성 멜로’는 있지만 일부러 ‘붙이는 멜로’는 없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MBC ‘대장금’도 전문직드라마다. 전통요리전문직 드라마다. 장금이는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민정호와 사랑으로 극복한 게 아니다. 원칙에 입각한 성실성과 믿음(신뢰)으로 이겨냈다.

‘히트’의 작가나 ‘대장금’의 작가는 동일하다. 김영현 작가가 직업드라마에서 멜로를 그려나가는 방식은 이미 표출됐다. 그러니 ‘히트’의 후반부는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히트’팀 동료들의 일과 인간애를 더욱 리얼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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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3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