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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고현정이 또 변했다. 2005년 10년 만에 SBS-TV 드라마 ‘봄날’로 컴백한 이후, 2006년 MBC-TV 드라마 ‘여우야 뭐
하니’에서 털털한 3류 잡지사 기자 모습을 보여주더니, 이번에는 MBC-TV 드라마 ‘히트’를 통해 열혈 강력반 형사로 변신했다. 터프함이
가미돼 한층 강력해진 고현정의 연기 변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파격적인 연기 변신 잇따라
지난
3월 6일, MBC-TV 드라마 ‘히트’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고현정. 쇼트 커트에 검은색 바지 정장을 차려입은 모습에서 강하고 터프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과거 보여줬던 럭셔리하고 우아한 이미지는 이제 완전히 벗어버린 듯하다. 드라마 ‘히트’는 15년 전 차수경(고현정)의 애인이 범죄
용의자를 쫓다가 칼에 찔려 죽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이후 고현정이 특진을 거쳐 수사 전문 형사로 거듭나 애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 과연 고현정이 강력반 형사 역에 얼마나 어울릴까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던 찰나, 드라마 ‘히트’의 예고편이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짧은 머리에 검정색 점퍼를 입고, 다급한 표정으로 총을 들고 뛰어가는 모습의 그녀. 화면 속 고현정은 기자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다급하고 절박한 상황의 여형사 모습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었다. 지난 2005년, 고현정이 삼성가의 며느리에서 연예인으로 다시 드라마에 복귀할
당시. 연예계 안팎의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연기력이 예전과 같을 것인가에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고현정은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SBS-TV 드라마 ‘봄날’에서 20대의 여리고 청순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봄날’의 성공 이후, 고현정의 연기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또 다분히 파격적인 행태로 이어졌다. 2006년 여름, 고현정의 선택은 영화로 바뀐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해변의 여인’에서는 원
나이트 스탠드를 즐기는 카피라이터로 변신해 솔직담백한 성담론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그동안 보여줬던 고고한 이미지와는 달리 ‘같이
잠을 자야 애인이지’ ‘키가 너무 커서 싹뚝 잘라버리고 싶어요’ ‘똥차’ ‘지랄~’ 등의 욕설을 서슴없이 뱉어냈다. 그것도 몸에 밴 듯 너무도
자연스럽게 말이다. 또 그간 브라운관에서 한 번도 연기한 적이 없던 과감한 베드신도 연출해 보였다. 물론, 목티셔츠에 긴팔을 입고 베드신을
감행해 ‘노출 염려증’이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듣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후 2006년 가을, 그녀는 MBC-TV 드라마 ‘여우야 뭐 하니’의
출연을 결정한다.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은 드라마 ‘내 이름 김삼순’ 김도우 작가의 작품이었다. 고현정이 김 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세간의 관심은 과연 고현정이 ‘제2의 삼순이’가 될 수 있을까에 집중됐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고현정의 연기 변신은 참신하고 파격적이었다.
3류 성인 잡지사의 노처녀 기자의 심리를 온몸으로 연기한 것.
극중,
헝클어지고 뻗친 머리에 편안하게 걸친 듯한 의상을 입고 거울 앞에 선 고현정. “뇌쇄적인 눈빛, 이효리도 울고 갈 배꼽, 쭉쭉 빨아주고 싶은
입술~”을 외치던 그녀의 절규는 너무 충격적이어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또 산부인과에서 다리를 벌리고 누워 진료를 받는 모습, 술이 떡이 돼
길거리를 헤매는 모습 등 고현정은 더 이상 망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저하게 망가졌다.
“제가 너무 자주 들이미나요?” ‘여우야 뭐 하니’가 끝난 뒤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고현정은
또다시 시청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망가짐이 더욱 강력한 액션물이다. ‘봄날’ 이후, ‘해변의 여인’ ‘여우야 뭐 하니’에 이어
선택한 ‘히트’. 잃어버린 지난 10년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그녀의 작품 선택 기간은 눈에 띄게 짧아지고 있다. ‘히트’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고현정은 “특별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닌데 타이밍이 잘 맞았어요. 보기 그러신가요? 제가 너무
자주 들이미나요?(웃음)”라며 너스레를 떨며 웃어 넘긴다. 고현정은 드라마 ‘히트’ 속의 과감한 액션과 추격신을 위해 정두홍 무술감독에게
호신술을 배우기도 했단다.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장에서 고현정은 기자들의 요청에 흔쾌히 간단한 액션 시범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녀의 놀라운 변신에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은 ‘왜 이렇게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냐’는 질문을 앞다투어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고현정은 “조금 거친
캐릭터이긴 하지만 의도한 건 아니다”라면서 “10년간 연기를 하지 않아서 예전 모습과 많이 달라 보일 순 있겠지만, 무조건 강한 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고 있다는 말처럼 들렸다. 이어 고현정은 “처음엔 남성적인 모습이 자주 드러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따뜻하고 감성적인 모습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점점 터프한 역할을 맡고 있는 고현정이지만 그녀는 역시 멜로 연기를 자신의 주무기로 꼽았다. “보시는 분들은 괴로우시겠지만, 제가 제일 자신
있는 연기는 한동안 누군가를 바라보다가 또르륵 눈물을 떨어뜨리는 연기입니다.”
금기시하던 아이들 이야기 먼저 꺼내 ‘히트’의 제작발표회장에서 ‘보시는 분들은 괴로우시겠지만’ ‘제가 너무
자주 들이미나요?’ 등 재치 있고 솔직한 입담과 무술 시범 등으로 취재진에게 웃음을 선사한 고현정. 한층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 순간 문득 지난해 8월, ‘여우야 뭐 하니’의 제작발표회장에서 고현정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저는 왜 늘
경호원들을 대동하며, 마음 편하게 살지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늘에 떠 있는 듯한 내 자신을 좀더 사람들과 가깝게 땅으로 끌어내리고 싶어요.”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은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지만, 고현정은 스스로에게 약속이라도 하듯이 본인이 내뱉은 말을 지켜가고 있었다.
작품을 하면 할수록 과감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를 선택하고 있는 것. 특히 ‘히트’의 제작발표회장에서는 ‘봄날’과
‘해변의 여인’ ‘여우야 뭐 하니’에서 철저하게 고현정을 따라다니던 다수의 경호원들마저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더 이상 스스로를
감추고, 틀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제작발표회가 열리기 직전, 고현정은 아이들에 대한 엄마의 속내를 드러내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현정이 삼성가에 시집간 뒤, 두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연예계 컴백 이후,
고현정은 공식적으로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한 적이 없다. 묻고 싶어도 사적인 질문은 받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과거 10년간의 시간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팬카페에 본인이 먼저 꺼내어놓은 것. “오늘은 문득 몇 년 전 일기장을
보게 된 날이네요. 꽤 두꺼운 일기장을 열었더니 제 아이들 사진이 있네요. 히히. 제가 또 청승을 떨려는 게 아니라 참 기분이… 한참을 보는
건지 마는 건지 들고 있다가, 옆에 있던 김치김밥을 먹었어요. 배가 고프더라고요. 그래서 한 줄을 꿀꺽했습니다.” 이 글은 한동안 인터넷에서
‘엄마’의 애잔한 마음이 느껴진다면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렇듯 서서히 본인의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 둘씩 풀어내고, 서서히
재벌가의 며느리에서 배우 고현정으로 변신하고 있는 그녀. 하지만 아직은 대중이나 고현정 본인이나 약간의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가의 며느리’ ‘럭셔리하고 고급스러운 우아함’이 쉽게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현정 역시 여전히 팬들은 무섭고 어려운
존재라고 말한다. “저에게 팬들은 아직 어렵고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 존재이기도 한데, 요즘은 저에게 표현을 잘해주셔서 감사해요.” 드라마
‘히트’에서 고현정이 맡은 역은 터프한 열혈 형사 차수경. 고현정이 차수경 역을 연기하며 목표로 삼은 것은 대중과의 간극 좁히기다. 이런 그녀의
시도가 ‘여우야 뭐 하니’에 이어 또 한 번 빛을 발하게 될지 그녀의 연기 변신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 / 김민주 기자 ■사진 / 이성원
2007-04-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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