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허이재(20)는 운이 좋은 연기자다. 영화 ‘비열한 거리’와
‘해바라기’에 조연으로 출연하더니 급기야 세븐과 주연하는 MBC TV 수목극 ‘궁S’(극본 이재순·도영명. 연출 황인뢰)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지 않았는가.
하지만 ‘인간’ 허이재는 항상 행복하지 않았다. 어릴 적 요동치는 인생의 굴곡도 겪었다. 이런 점에서 ‘궁S’ 극중 캐릭터
양순의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한 가족이 옥탑방에서 살았던 시절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때가 크게 힘든 기억으로 남아 있진 않아요”라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어린 소녀에게 가난보다 더 큰 시련이 닥쳤다. ‘왕따’의 아픈 기억을 갖게
된 것. “내성적이던 성격에 워낙 전학을 많이 다녀서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못했어요. 때문에 초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적도 있고
암울했어요.”
이런 경험 덕분인지 ‘궁S’가 뚜껑을 열기 전의 높은 기대에 못미치는 낮은 시청율을 기록 중이지만 낙담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인으로서 열심히 배운다는 자세다. “‘궁S’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어서 기뻐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탓하기보단 이럴 때일수록 더욱
촬영에 몰입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신인이라 연기 면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엔 의욕만으로 하던데서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면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드라마는 리액션이 바로
오니까 많이 배울 수 있더라고요. 항상 부족한 점을 고민하면서 연기하면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어요.”
그는 앞으로
연기 활동에 대해 “좋은 작품에는 비중에 상관없이 참여하려고 해요. 그래야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어른스런 답을 했다. 그는
이어 “청순가련·발랄형 등 단편적 느낌보다 여러 이미지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배우로 남고 싶어요. 일부러 예뻐 보이게 하고 싶진 않아요.”
연기자로서 꿈은 “오드리 헵번 하면 ‘로마의 휴일’을 떠올리듯 오랫동안 강렬하게 각인될 수 있는 나만의 대표작을 남기는
것”이란다.
‘궁S’에 대한 의욕도 넘친다. “나인이란 직업 특성상 초반 자기 의견을 피력 못하는 등 수동적 역할이었다면 점점
활발하고 당찬 모습. 젊은 나이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
허이재의 연예계 입문기가 궁금했다. “길거리 캐스팅됐어요.
덕분에 배화여고 1학년 때부터 잡지 모델로서 활동했죠.”
그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 있는 이상형은 무엇일까. “외적으론 피부와
목소리를 많이 봐요. 피부가 깨끗하고 낮게 깔리는 저음이 좋아요. 또 재치있고 어른스러우면서 내 얘기를 잘 들어 주는 편안한 스타일이 좋아요.
연예인 중에 꼽자면 이범수씨처럼 편안한 분이죠.” 세븐은 어떻냐는 짓궂은 질문에 “세븐 오빠와 사귀는 여성은 스릴 넘치고 알콩달콩할 거예요”라며
미소지었다.
김태희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뛰어난 외모를 지녔지만 콤플렉스도 있다. “볼살 때문에 화면에 통통하게 나오는 게
불만이죠.”
연기자 외 꿈도 있다.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고 기회가 생기면 해외로 유학 가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싶어요. 패션 디렉터를
해보고 싶거든요.”
독자들에게 각오를 밝혔다. “양순의가 초반엔 덜렁대고 엉뚱한 면이 많아 시련을 겪지만 그의 목표와 직업 의식
등 꼿꼿한 면이 갈수록 발현될 것이니까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드라마도 다양한 복선과 함께 점점 흥미진진해질 거니까 기대해주시고요”라고
애교 섞인 미소를 지었다.
일간스포츠 이영준 기자(blue@jesnews.co.kr)
2007.02.25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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