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성적 순이 아니다. 하지만 연기하는 태도는 성적 순일 수 있다.
드라마 '궁'(MBC)의 '이 율 왕자님' 김정훈. 학창시절 전교 1등만 도맡아하고 한때 서울대 치의예과를 다닌 수재답게 그를 인터뷰하다보면 논리적인 캐릭터 파악 능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과 공부를 해서 그런지, 뭔가를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지켜보는 성향이 몸에 배 있어요. 연기나 캐릭터 분석할 때도 그렇고, 대본 볼 때도 괜히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요.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려고 하기보다는 자꾸 걸러내려고 하는 것도 버릇이에요."
몇 달전 기자와 만났던 그는 연신 사람 좋은 식물성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딴사람처럼 나타났다. 샤프해진 얼굴, 날카로운 눈매가 섬뜻함마저 느끼게 한다. 당초 예정보다 2회 정도 빨리 악역으로 가게 됐다는 설명. 볼살을 더 빼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한 것은 물론 머리도 밝은 갈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바꾸고 웨이브도 줬다. "앞으로 신(주지훈)과 본격적인 왕권 쟁탈전이 시작될 거예요. 이미 채경(윤은혜)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서 왕권에 관심을 갖게 되는 와중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황제로 추존되고 제가 의성군에서 왕으로 승격됐잖아요."
비중이 늘면서 황인뢰 감독의 주문도 많아졌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오케이였는데 최근엔 NG도 수시로 나고 꾸중도 많이 들어요. 얼마전엔 한 호흡으로 어머니한테 긴 대사를 하는 신이 있었는데 많이 힘들었어요."
채경과의 데이트 신이 잦아지면서 불륜 논란도 나오고 있다. 현실에서는 어떨까.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극중에서처럼 유부녀를 사랑하게 되는 상황은 없을 것 같다"는 고백. 과거 괜찮다 싶은 여자가 있어서 마음을 줬는데 며칠 후 아는 형의 여자 친구라는 사실을 접한 후 곧바로 마음을 접고 친구로만 지낸 적도 있다.
극중 어머니(심혜진)는 권력욕이 많은 조련사 스타일. 교직에 계신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실제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둥글게 살아라, 티나지 않게 살아라, 화내지 말라"는 교육을 입이 닳도록 해오셨단다.
'마이걸' 종영후 시청률이 25%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예전에는 외삼촌 보기를 돌같이 했던 여자 조카가 최근 들어 자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싫지 않다"며 웃는다. 가수 UN 시절에는 10대 팬이 많았고 3집 이후에는 아줌마 팬들이 많았는데, 이번 드라마로 초딩 팬들이 늘어난 것 같다며 너스레.
해외에서는 음반 계획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당분간 노래보다 연기에 주력할 각오. 어떤 일을 하든 몸을 놀리지 않고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