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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형’ 남자들이 뜨긴 하는데...

 

20대 여기자 몇몇에게 물어봤다. 희명과 철수중 누구를 선택하겠느냐고? 그녀들은 별 망설임 없이 능력 있고 자상한 비뇨기과 의사 희명(조연우)을 택하겠다고 한다. 20대 여기자 몇명이 20대 여성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적지않은 미혼 여성이 이 상황이라면 희명을 선택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MBC ‘여우야 뭐하니’(김도우 극본, 권석장 연출)의 33살 노처녀 병희(고현정)는 마음이 가는 대로 하자며 아홉 살 연하의 친구 동생 철수(천정명)의 품에 안긴다. 철수는 여성들의 판타지일 뿐인가? 이제 지겨워진 재벌 2세 대신 어리게 보이는 연하남을 끼워넣은 것인가? 요즘 ‘베이비형’ 남자가 뜨고있다고 한다. 비주얼은 남자 고교생 이미지다. ‘여우야~’의 철수와 KBS ‘황진이’의 은호도령(장근석)이다.

여성입장에서 나이차가 많이 나는 연하남의 매력은 무엇일가? 귀엽다. 다루기 쉽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신주진 위원은 “역전된 나이와 서열을 재역전시키려는 귀여운 남자의 몸부림은 모성애를 자극하며, 떼를 쓰며 매달리는 투정과 남자다움을 과시하려는 과도한 터프함은 동전의 양면처럼 어린 남자만의 미숙함의 매력을 구성한다”고 한다.

하지만 베이비형 남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벽이 도사리고 있다. 나이차의 벽만 극복하면 되는게 아니다. ‘황진이’의 은호도령에게는 신분의 벽이 있다. ‘힘들면 내려놔도 된다’는 진이(하지원)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죽어서도 상여가 진이 집앞을 지나가지 못하는 금기된 사랑의 애절함이 배어있다.

대한민국 대표 연하남인 KBS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박해진)은 설칠(이태란)에게 결혼하자는 결정을 받아내지 못한다.(여기에는 설칠의 고차원적 고민이 작용하고 있기는 하다) 철수에게는 너무 강한 라이벌이 딱 버티고 있다. ‘배박(사)’ 조연우는 경제력과 안정적 지위에 세련된 매너와 여유를 지닌 성숙남이다.

조연우는 연예인 역할을 맡은 ‘하늘이시여’와 기업체 실장님으로 등장한 ‘불량주부’ 등 어떤 드라마들보다 멋있고 완벽한 남자로 나왔다. 솔직히 철수가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존재다. 뿐만 아니라 작가는 어린 남자는 성적 테크닉도 미숙할 것이라는 편견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지금은 철수와 즐거운 데이트를 즐기는 병희가 혹시 ‘반전’의 선택을 할까봐 불안하다. 철수에게 ‘보헤미안’ 이미지는 왜 씌워놓은 것일까? 병희는 철수를 사랑하지만 몸과 마음이 모두 ‘올인’한걸까? 병희는 그녀 표현대로 그 아이(철수)를 생각하면 자꾸 밟히기 때문에 만나고 있는 건 아닌가? 물론 병희가 성적 욕망을 즐기려는 의도가 아님은 안다. 에로잡지기자인 그녀는 매일 야한 장면을 상상하지만 남자경험이 전혀 없는 숙맥이다.

게다가 학창시절 짝사랑했던 매트로섹슈얼 선배는 동성애자였다. 드라마는 순수한 감성의 어린 청년 철수와 맞추기 위해 서른세살 먹도록 남자경험이 전혀 없는 병희의 미숙함을 강조하는지도 모른다.

병희와 철수의 사랑싸움과 스킨십은 설레임을 주기에 충분하다.(병희 표정을 보니 여기서 지나치면 부러움을 넘어 안티가 생길 것 같다) 이제 결론을 맺어야 할 시점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병희와 철수는 조건과 상황의 열세를 극복하고 완전한 결합을 이루는 것인가. 그것으로 이 드라마의 도발은 끝인가? ‘김삼순’의 김도우 작가가 이번에는 무엇으로 도발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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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3 (0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