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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야 뭐하니` 적절한 성(性) 변주 돋보여

고현정의 연기변신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MBC수목미니시리즈 `여우야 뭐하니`가 20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AGB닐슨 조사) 16%를 기록, 쾌속순항을 예감케 했다. 전작 `오버 더 레인보우`가 한자릿수로 퇴장한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인기와 작품성을 한꺼번에 잡았던 김도우 작가의 작품인 `여우야 뭐하니`는 33살 노처녀 고병희(고현정)와 친구동생으로 9살 연하인 철수(천정명)의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이 드라마는 브라운관에서 잘 다루지 못했던 성에 대해 솔직한 접근으로 눈길을 끌 전망이다.

첫방송에선 소심한 왈가닥 33살 노처녀 병희가 9살 어린 친구 동생 철수의 궁둥이를 찰싹 찰싹 치며 `다 컸다`고 대견해하는 황당 장면이 전개됐다. 업어 키우다시피 한 철수에게 "넌 영글라면 멀었어...짜샤... 넌 영원한 베이비야..."라는 대사를 터트리는 병희. 대형사고를 친 이 둘의 연애가 이 드라마의 주요 줄기를 이룰 것이라는 설정을 고려하면 재미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또한 33살 병희를 통해 드러낸 성에 대한 접근 역시 민망한 장면도 있었지만 볼거리위주나 야한 대사 수준에 머물지 않으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였다. 특히 산부인과에서 자궁근종이란 진단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독백하는 병희의 장면은 의미심장했다.

" 내안에 자궁이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살았다. 가벼운 두통만 와두 약을 찾아먹구... 손가락에 생채기가 생겨두 그게 덧날까봐 요란을 떨면서두...정작 내안에 이렇게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한달에 한번씩 자기를 봐달라고 신호를 보냈었는데...나는 벌을 받아 마땅하다...무지한 데다 무신경했으니까 그러나 이건 너무하다...이런식으로 뒤통수를 치다니..."

33 살을 먹고 성인남성잡지에 야한 기사를 쓰면서도 한번도 산부인과에 와서 정기진단을 받지 않았던 자신의 무지와 무신경에 눈물을 흘리는 병희. 늘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면서도 정작 소중한 대접을 받지 못하며 무지 때문에 방치돼 온 `성`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솔직하게 말을 걸려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였던 대목.

또한 대학 때부터 오랫동안 짝사랑 했던 선배에게서 `여자가 아닌 남자를 보고 설레었다`는 말을 듣고는 눈물을 흘리는 대목도 눈길을 끌만했다. 그녀는 힘들었을 선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품어왔던 오랜 사랑 때문에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아파했다.

야한 대사와 볼거리, 코믹함을 버무리면서도 그 속에 우리가 되새겨야할 성에 대한 관점과 공감을 자아낼만한 에피소드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은 이 드라마의 앞으로 전개에 기대를 갖게 만들기 충분했다.

시청자들 역시 이 드라마가 보여준 전개에 호평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 시청자는 "쉽게 대중적 소재로 다루기에 민감하지만, 그 나이대 여성에게 와 닿는 성적 소재를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며, 진솔한 공론의 장으로 펼쳐놓았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여자로서 공감이 많이 간다" "앞으로 기대되는 드라마"라는 말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드라마가 `내 이름은 김삼순`에 버금가는 화제를 모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파이미디어 DB)[TV리포트 하수나 기자]mongz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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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1 ( 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