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이름: 관리자 |
조회: |
| '불새'의 악녀 정혜영 섬뜩연기에 가위눌려 |
사랑을 잃고 분노와 원망의 칼끝에 매달린 여자의 날카로운 광기가 경기도 양주 MBC문화동산의 하늘을 매섭게 찔렀다. 24일 MTV 월화 미니시리즈 ‘불새’(이유진 극본·오경훈 연출)의 촬영 현장. 극중 ‘갈등의 화신’으로 떠오른 정혜영의 기에 눌려 마주보고 연기한 이은주는 물론이고 촬영 스태프까지 쩔쩔 매는 표정이었다.
드라마 시작하고는 처음으로 대사 NG를 세번씩이나 낸 이은주는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말이 다 씹히네”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또 음향을 담당하는 한 스태프는 “내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 것 같다”며 헤드폰을 벗어 던졌다.
계속되는 촬영. “죄 받아도 좋고, 벼락 맞아도 좋아! 당신 망가뜨려 버릴 거야! 나, 윤미란, 우습게 보지마.”(정혜영)
매몰차게 등돌린 남자(이서진)를 향해 퍼붓는 여자의 저주가 분노에 맺힌 눈물을 타고 피어올랐다.
사랑에 미쳐서 자기를 봐 달라고 미친 척하는 이 여자, 정혜영.
극중 이서진에게 버림받고 발악과 집착, 표독한 악녀로 전락한 미란 역으로 열연 중이다.
기존 드라마에 있어왔던 악역은 단순히 표면적인 ‘째려보는 연기’ 수준에 그쳤으나 정혜영은 ‘불새’에서 좀 색다른 연기를 보여준다. 악의를 담은 이중적인 말투와 비릿한 미소가 압권.
연출자 오경훈 PD가 현장에서 쩌렁쩌렁하게 외치는 대로 ‘더 독하게, 더 미쳐서’ 무섭도록 질리게 만들고 여느 공포영화 못지않게 소름을 돋게 한다.
극중에서 이서진이 나타나자 마치 이은주가 밀었다는 듯 일부러 휠체어를 굴러 떨어뜨려 넘어진 정혜영이 이서진의 품에 안긴 채 이은주를 보면서 싸한 미소를 날리던 모습은 본인이나 이유진 작가가 ‘최고의 섬뜩한 장면’으로 손꼽을 정도다.
◇ 쟤는 악해질 수밖에 없어
시청자들의 정서도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보통 악녀가 나오면 죽도록 미워하기 마련인데, ‘불새’ 팬들은 정혜영에게 ‘나라면 그보다 더한 일도 저지르겠다. 처음에는 다리도 못 쓰고 남자한테 버림받았는데 어떻게 순순히 물러나겠느냐. 미란은 더 독하게 나와도 괜찮다’는 등 동정표를 보낼 정도. 심지어 이서진과 정혜영이 맺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감정의 변화? 손톱 색깔을 봐
드라마 초반 대학생이었을 때 그의 손톱은 발랄한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서진과의 사랑이 순조로웠던 시절에는 하늘색과 주황색으로 화려함을 뽐냈다.
그러나 실연으로 분노와 원망이 가득한 지금은 짙푸른 바다의 깊은 공포가 서린 진남색이 손끝에 묻어 있다. 정신질환에 가까운 집착 연기를 앞두고 보라색, 회색, 검은색 등을 놓고 고민 중.
◇ 휠체어 연기에 몸살, 지독한 감정 연기에 가위도 눌려
초반에는 다리를 못 쓰는 설정이라 하체에 힘을 주고 연기하다 보니 허리와 어깨통증이 심해서 몸살을 앓았다. 최근에는 감정이 점점 극에 달하는 내용이 이어져 촬영장에서 며칠 밤을 새우면서 긴장한 탓인지 자다가 가위에 눌기도 했다.
인상 깊은 악녀 연기에 공포영화 시나리오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비슷한 캐릭터는 맡지 않을 계획. “똑같은 것은 재미 없죠. 팬들은 자꾸 새로운 걸 바라잖아요”라며 지난 93년 SBS 공채 탤런트 3기로 데뷔한 12년 경력의 연기자다운 이유를 댔다. ‘극악 표독 집착’을 연기했으니 이젠 ‘단순 명랑 코믹’을 연기할 차례라고 콕 집어 말했다.
‘불새’를 통해 그동안 뭉쳐 있었던 자신의 연기력을 재발견하고 거침없이 술술 풀어내고 있는 정혜영이다.
[스포츠서울 박지영 기자]
2004-05-31(15:05)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