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월화드라마 <불새> 기획 : 이은규  극본 : 이유진  연출 : 오경훈  방송 : 월,화 밤9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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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 "눈빛으로 감정표현…코믹도 자신"
또렷한 눈빛에 정확한 말투. 지난 21일 MBC 의정부 문화동산에서 만난 이서진은 극중 장세훈의 모습 그대로였다. 연일 계속되는 촬영 강행군으로 인터뷰는 세트장 한 켠에서 진행됐다.

"가끔 자다가 일어나서 ‘내가 지금 연기를 잘 하고 있는건가’ 스스로 되묻기도 해요.“ 그는 인터넷상에 '다모폐인'과 ‘불새리안’등 두터운 매니아 층을 몰고다니는 연기자답지 않게 소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날 세트 촬영분은 극중 세훈이 서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과 그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미란에 대해 분노하는 장면. 주변의 20~30여명의 스텝들은 행여 작은 발소리라도 들어갈까 연신 ‘조용히’를 외쳤다. 특별한 대사없이 눈빛과 작은 행동들로 표현되는 그의 감정 연기는 모니터용 카메라에 그대로 묻어났다.

지난해 ‘다모 신드롬’을 일으켰던 사극 ‘다모’와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이번 드라마까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드는 그의 인기 비결은 뭘까. 많은 사람들은 그의 눈빛 연기를 첫째로 꼽는다. “연기할 때 눈을 통해 안에 갖고 있는 감정을 최대한 발산시키려 노력해요. 내면의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눈빛연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죠”

내면 연기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냐고 물었더니 “촬영 전에 최대한 감정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 인물에 최대한 빠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나온다니 천상 배우다. 그는 그 다음날 세훈이 지은의 불행에 대해 자책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불새’는 주변 여건이 허락지 않아 헤어진 남녀가 10년후에 다시 만나지만, 또다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에 놓인다는 내용. 타이틀 롤을 맡은 그는 “사랑은 한마디로 단정짓기 참 힘든 복잡한 감정인 것 같다”며 “장세훈은 분명 매력적이긴 하지만 ‘다모’ 때보다 그려내기가 훨씬 힘든 인물“이라고 말했다.

사랑에도 ‘타이밍’이 있는 것일까. 그는 “타이밍이라기보다, 사랑은 각자의 인연에 달렸다고 믿는다”는 대답을 돌려줬다.

네 남녀의 복잡한 심리를 그린 만큼 시청자 게시판에는 인물들의 심리 분석은 물론 가끔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등장인물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부분이 그 인물을 통해 드러나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가지 모습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네 명의 캐릭터들은 매우 현실적이죠”

데뷔 이후 고아(그여자네집)나 가난한 고학생(불새)와 같은 다소 ‘힘든 인물’역을 맡아온 그의 실제 성격이 궁금해졌다. “실제성격이요? 극 초반부의 지은과 연애하는 밝은 장면들이 실제 제 모습에 더 가까워요. 촬영도 굉장히 쉽고 재밌게 했구요”

몇 년전 찍은 한 시트콤 이야기를 꺼내자 이내 폭소를 터뜨린다. “사실 저 코믹 연기도 자신있어요. 그 때 껌씹는 연기도 다 제가 설정한 거구요.”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풀어내는 연기가 자유롭고 편하단다.

이서진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지에서 돕는 팬들’. 이날도 그는 익명의 팬이 보내온 장어내린 물과 어머니가 보내주신 약 등을 챙겨 먹었다. “연기자에게 팬은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죠. 또, 아줌마 팬모임이 있는데 편하고 고마워요. 제 이름 걸고 좋은 일도 많이 하시고.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더니 “적어도 올해는 이 드라마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니 아무래도 영화 출연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 같았다. “시나리오도 많이 들어오지만, 주로 멜러나 로맨틱 코미디가 많은 편이예요” 그는 특정한 장르나 역할을 가리지는 않지만, 남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밤 9시가 넘은 시각. 감독의 ‘오케이’ ‘컷’ 사인이 떨어지자, 배우와 스텝들은 다음 촬영지로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미 밖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인터뷰를 마치고 세트장을 빠져나오자, 장세훈이 아닌 연기자 이서진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조선일보 이은주 기자]






2004-05-31(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