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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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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친구 집안이 이상합니다. |
저는 26세의 직장여성입니다.
오랜기간 동안 혼자 고민하다가 님들의 여러 의견을 들어보고자 글을 올립니다. 제게는 1년 반 정도 사귄 동갑내기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현재 대학교 4학년이고 우린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요. 제 고민은 남자친구네 가정환경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의 가족은 양친과 대학원 공부중인 31살의 큰누나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28살의 둘째누나 그리고 대학생인 24살의 여동생이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집은 전북이고 부모님 두 분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며, 서울에선 누나 두 분과 여동생과 남자친구 이렇게 4명이 살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와 나머지 집안 식구들과 전혀 대화가 없다는 건데 보통 여느 집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두들 개인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습니다. 같이 산지 몇 년이 지나도록 누나들이 밥 한번 차려준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원래 집안 분위기가 부모님을 포함해서 식구들 모두가 대화가 없다고 합니다. 1년이 넘도록 남자친구는 누이들과 단 한마디도 안하고 살고 있습니다. 누나들과 여동생은 서로 대화도 하고 잘 지내는데 제 남자친구만 집안에서 왕따를 시키고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집에 들어가길 싫어하고, 들어가더라고 밤늦게 들어갑니다. 친구네 집에서 자는 경우도 많구요.
그는 저희 집에 오는 걸 좋아합니다. 집안 분위기가 너무 좋고 편하다고 합니다. 저희 집에서 며칠씩 있어도 집에 전화를 걸거나 누이들한테 전화가 오는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그의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자꾸 제게 물어 봅니다. 전 그냥 누나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렇다고 대충 얼버부리지만 식구들은 혹시 친자식이 아니냐는 둥, 남자친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집에 놀러 오면서 너는 왜 그 집에 한번도 안가냐는 둥...뭐 그런 식으로 남자친구 집안을 의심하고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어느날 남자친구는 오래된 누나의 일기장을 몰래 봤다고 합니다. 그곳엔 제 남자친구가 싫은 이유가 몇가지 적혀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는 어쩌다 구해논 음식을 삽시간에 먹어 헤치운다..꼭 죽써서 개주는 기분이다...랄지 가족으로써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그런 내용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남자친구 방에 TV가 없는 관계로 누나들이 생활하고 있는 방에서 TV를 볼라치면 자기네들 공간을 침해당하는 기분이라면서 나가라고 한답니다. 욕실 사용하기가 껄끄러워서 늦은 밤에 집에 들어가서 누이들이 다 잠이 들면 그때 씻곤 합니다. 서로 부딪히기를 거부합니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부모님께 용돈을 거의 받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사용료를 남자친구에게 내라고 하고.. 그래서 결국 끊었지만...
최근엔 한마디도 안하고 지내던 누이들이 요즘엔 생활비를 내라고 했답니다. 4명중에 경제력을 가진 사람은 둘째누나 밖에 없어서 경제적으로 힘이든 건 이해가 갑니다만 어떻게 학교 다니고 있는 그에게 생활비를 내라고 할 수 가 있을까요? 제 상식으로는 3명이 학생이고 돈 버는 사람이 한사람 밖에 없다면 다만 얼마라도 부모님이 도와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4년 내내 전액 장학생입니다. 남들보다 공부에 대한 열정이 높아서 장학금을 놓치는 법이 없지요. 그리고 부모님께 용돈 받아쓰기가 미안해서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마련합니다. 전공이 의상학인 관계로 재료비가 적잖이 들어가도 군소리 안하고 혼자서 해결하고 핸드폰요금 또한 알아서 해결합니다. 어떤 땐 돈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그를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보다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남자친구는 고등학교 때 충남에 위치한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모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그곳에선 주말이면 부모님들이 자식들을 위해 음식을 해 와서 면회도 하고 한답니다.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3년 내내 단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군 생활 하는 동안에도 한번도 면회 오는 가족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역시 힘들게 학교를 다니고 있지요. 얼마 전엔 그가 어학연수를 너무 가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께 차마 그 말씀을 드리질 못하더군요. 그의 사촌을 통해 부모님께 그 얘기가 전해져도 부모님은 아무런 대답이 없으십니다. 여름쯤엔 누나들과 살기 싫다고 서울 올라오신 어머님께 따로 나가살게 해달라고 말씀 드렸는데도 어머님은 눈물만 흘리실 뿐, 아무런 말씀이 없으십니다.
워낙에 말이 없는 집안이라고 하지만 너무 심하지 않은가요? 이렇게 외롭게 자란 그가 지금도 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처럼 정말 그가 친자식이 아닐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건 아니더군요...정확한 증거는 없지만 친자식임에 틀림없습니다. 전 남자친구에게 수차례에 걸쳐 먼저 화해를 청해 보라고...누이들과 술 한잔 하면서 오해가 있음 풀고 불만사항이 있음 대화를 통해 해결해 보라고.. 수십 차례 달래도 보고 화도 내 봤지만 그때마다 그는 이미 자기도 여러 번 기회를 만들어 보고 힘써 봤지만 소용이 없다고 하면서 자긴 너무도 먼 길을 와 버렸으니 평생 안 보고 살거라 합니다. 그러면서 항상 저랑 싸우지요. 그는 공부도 열심히 하는 모범생이고 넘치는 도전정신과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생활력 또한 강합니다. 무엇보다 저를 너무도 사랑해주는 착한 사람입니다.
저희는 결혼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와 제가 결혼하게 되면 그 영향이 제게도 미칠게 뻔한데... 전 정말 답답하고 두렵습니다. 이대로 결혼해도 되는 건지... 남자친구는 결혼해서 둘이 살텐데 무슨 상관이냐고 합니다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떨어져 살아도 집안의 경조사나 명절 같은 땐 만나게 될텐데... 전 저희 식구들에게 이런 상황들을 말할 수가 없습니다. 보나마나 말리실 게 뻔 하니까요.
꼭꼭 닫혀버린 그의 가족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열 수 있을까요? 외면 당하고 있는 그를 제가 할 수 있는 한 뭐든지 도와주고 싶은데...이대로 결혼하게 된다면 제가 받을 어려움과 갈등들... 님들 이거 심각한거 맞지요? 여러 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님들의 조언들을 프린트해서 남자친구에게 보여줄 겁니다. 단 한줄이라도 좋으니 같이 헤쳐나갈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2003-03-13(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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