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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성격을 견뎌내기 힘듭니다.
저는 졸업을 앞둔 대학교 4학년 학생입니다. 

2녀 중 장녀인데 어릴 때 부터 아빠와 생김새, 성격같이 똑같아서 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죠. 그런데, 나이가 먹고 자랄수록 똑같은 성격이 문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었다고 생각한건 대학교 1학년때부터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욱하는 성격이 정말 대단하시거든요.. 특별한 일이 없어도 당신이 기분 나쁘시거나 스트레스 받고 온 날은 집안이 조금만 지저분해도 꼭 화를 내십니다. 

1학년 때는 이런 일도 있었죠. 그날 전 새벽까지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집은 21평 아파트로 방 2개가 있는데 하나는 부모님이 쓰시고 하나는 동생이 쓰고 있어요. 그럼 전 어디서 자냐구요? 전 거실을 방으로 쓰고 있죠. 완전히 공개된 삶을 23년째 살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날 늦게 잠이 들어서 오전 10시 30분 정도까지 잤나봅니다. 그런데, 아빠가 제가 늦잠잤다는 이유로 갑자기 책을 찢어버리고 화를 내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일요일 날 늦잠을 잘 수도 있는 거지... 제가 만약 문 잠그고 방에서 잤다면 이런 일이 생겼겠습니까? 넘 억울하고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아버지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그리고는 집을 나와버렸죠.. 그때는 처음이고 아버지가 사과하셔서 곧 원래의 생활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일어난 일들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3학년 쯤 되자 제 얼굴만 보면 취업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거 당해보지 않은사람은 모릅니다. 저는 전공 쪽에 관심이 없어서 다른 분야를 생각해 보고 있다고 솔직히 말씀드렸는데 ,그럼 왜 돈들여서 4년제 대학갔냐시며 돈이아깝다 하면서 고함을 지르는 겁니다. 너무 속상하고, 넘 화가 나서 차라리 날 죽여버리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때 일 생각하면 정말.. 흑..


그리고, 며칠 전에 졸업시험을 보고 친구랑 얘기 좀 하다가 밤 12시 쯤에 들어왔습니다. 엄마랑 아빠랑 주방에 계셨는데 분위기가 좀 안좋더군요. 이유인 즉 엄마가 회사 회식 때문에 12시 넘어서 들어왔다는겁니다. 그때 시간이 12시10분이었습니다. 전 엄마도 직장인인데 왜 아빠 생각만하냐고 말했는데 벽시계를 주먹으로 부수더군요. 엄마가 더이상 건들지 말라고 말리셨어요. 전 그날 이후로 그나마 남아있던 정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날 전 엄마한테 아빠와 이혼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곧 우리 아파트를 분양 받아야 하는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나 봅니다. 그래서 매달 얼마씩 돈을 넣어야 하는데. 아빠는 제 얼굴만 마주치면 빨리 취직해서 돈벌어오라고 닥달하십니다. 정말 이 집이 너무 싫고, 집에 들어오기도 싫습니다. 이 상태에서 취업 하면 전 시집갈 때까지 제 방 한번 가져보지 못하고 결혼해야 겠죠? 생각만 하면 서러워서 미칠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이 집을 벗어나야 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이 나이 먹어서 집나가는 건 어려운 문제가 아니지만 엄마가 불쌍해서 그럴 수 가 없어요. 그래도 엄마는 아빠가 좋은가봐여.. 제가 심각하게 얘기해도 그냥 가볍게 넘겨요.. '아빠 성격 하루 이틀 보냐? 아빠두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그런거야' 하시면서... 그런데 우리집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해결책을 좀 가르쳐 주세요.. 편지도 써보고 말도 해보고.. 이젠 더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도 마음의 문이 닫혀 버렸구요. 아빠가 쓰는 물건들, 옷들도 쳐다보기도 싫고 만지기도 싫습니다. 저좀 도와주세요.. 




2003-03-13(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