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니까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모든 일 잘 되시고 건강하세요. 후회없이 살 수는 없겠지만 올 연말에 한 해를 되돌아보실 때 뿌듯함을 느끼시길 바랄게요.”
MBC사극 ‘대장금’(연출 이병훈)에서 ‘장금’(이영애)의 죽마고우 ‘연생’ 역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탤런트 박은혜(26). 그녀는 분위기를 밝게 해 주변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 ‘대장금’에서는 중종(임호)의 승은(承恩)을 입어 후궁이 돼서 장금이 위기를 겪을 때 도와주는 역을 맡았다.
“연생이의 성격과 제 성격이 비슷한 점이 많아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요. 평상시 행동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하면 되거든요.”
하지만 박은혜는 착한 연생으로 유명해져서 평소에 행동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는 편이라고 한다.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되죠. 식당에 가서 음식이 늦게 나와도 화를 내거나 독촉하지 못해요. 주는 대로 먹어야죠. 또 운전 중에는 가벼운 신호위반을 할까 하다가도 ‘연생이는 그러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못하게 되죠.”
박은혜의 이야기를 듣다가 영화배우 안성기의 말이 떠올랐다. 안성기는 ‘국민배우’라는 호칭을 듣기 시작한 이후 술집에도 제대로 못간다고 했다.
“그래도 저는 연생이처럼 겁이 많고 남에게 의지하는 편은 아니에요. 초등학교 2학년 때는 부모님께서 맞벌이를 하셔서 한 살 어린 여동생 책가방도 싸주고 밥도 챙겨줬어요. 아프면 혼자 약국 가서 약 사먹고.”
초등학교 2학년 때 동생 밥 챙겨줘
독립심 강한 박은혜는 1998년 코리아나 화장품 CF로 데뷔했다. 대학생 때 친구와 함께 우연히 잡지사에 갔다가 잡지 모델이 된 것이 계기였다. CF 촬영 이전에도 연예인 제의가 들어왔지만 ‘유명인’이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1년 정도 망설였다는 것이다.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어요. 아버지가 엄하셔서 늦게 들어가면 혼났거든요. 특히 집이 인천이라 귀가를 서둘러야 했죠.”
중고교 선생님들에게도 학교와 집밖에 모르는 얌전한 아이로 기억된다고 한다. 선생님들은 박은혜가 연예인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원래 어릴 적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어요. 중학교 때는 라디오 PD였고요. 그런데 대학교 2학년 말에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자 부모님께서 반대를 하셨죠. 2년만 해보고 결과가 안 좋으면 그만두겠다고 약속하고 시작했어요.”
연예계에 들어온 박은혜는 CF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이동통신CF에서 남자친구 조성모를 군대에 보내며 눈물을 보이는 애인 역으로 뭇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면연기가 빛을 발한 것이다.
“속이 깊은 대신 생각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그때그때 말로 풀죠. 그래서 뒤끝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남자친구와 작년에 헤어져
최근 있었던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과의 열애설에 대해서도 시원시원하게 얘기했다.
“기사를 보고는 화가 나고 섭섭했어요.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고 모르는 기자분이 제게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내서 더욱 그랬어요. 최소한 본인에게 확인은 해야하는 것 아닌가요.”
박은혜는 3년 간 사귀던 남자친구와 작년에 헤어졌다고 한다. 성격 차이 때문에 다툼이 잦아져서 결국 헤어지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싱글’이다.
“이제 철이 드나봐요. 마음이 따뜻해서 제 얘기를 잘 들어주고 기댈 수 있는 남자가 좋아요. 앞으로는 편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최근에 ‘러브 액추얼리’를 봤는데 너무 따뜻한 영화였어요.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좋은 작품이었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를 유심히 살펴보니 ‘한국의 왕조현’이라는 별명처럼 영화 속 왕조현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눈매와 얼굴형이 닮았고 긴 생머리도 한몫했다.
“제가 볼 때는 별로 안 닮은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이 많아요. 저는 왕조현 세대가 아니지만 칭찬이니까 듣기는 좋죠.”
영화에도 애착이 강한 그녀는 ‘짱’ ‘찍히면 죽는다’ ‘천사몽’에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작품운이 없었는지 모두 흥행 실패였다. 특히 홍콩스타 여명과 출연한 ‘천사몽’의 실패는 큰 아픔을 남겼다.
“대장금 끝나면 작품 선택 잘해서 다시 영화에 출연할 거예요. 영애 언니를 보면 왜 톱스타인가를 알 수 있어요. 작품 선택에 신중하고 자기관리 철저히 하면서 촬영장에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 챙기거든요. 배울 점이 너무 많아요.”
일본어 능력시험 3급 자격증도 따
그녀는 이영애뿐만 아니라 ‘대장금’의 이병훈 PD에게도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감독님은 칭찬을 많이 해서 자신감을 갖게 해주세요. 저도 자신감이 연기의 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때로는 질책을 하시지만 다 저를 위해 하시는 이야기라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요.”
박은혜는 대장금을 촬영하면서 어깨 너머로 배워 요리 솜씨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촬영장에서는 어린 연기자들에게 배, 오이 등을 깎아줘서 인기도 좋다.
“재료들이 최상품이라 너무 싱싱하고 아삭아삭 씹혀요. 수라간에 들어가서 음식 먹는 재미가 너무 좋죠. 요리는 다양하게 할 줄 모르지만 제가 한 음식을 식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너무 행복해요.”
항상 뭔가 배우기를 좋아하는 그녀는 일본, 중국 등 해외 진출을 위해 일본어 능력시험 3급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올 한 해도 부쩍 크게될 그녀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중종의 승은도 좋지만 제게는 팬들의 승은이 더 좋아요. 앞으로 라디오 DJ나 MC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아름다운 상품권’ 홍보대사거든요. 수익금의 일부를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는 의미있는 상품권이에요. 이를 계기로 불우이웃 돕기나 사회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