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후반기 최고 히트 드라마 <대장금>. 시청률 40%를 넘겨 '대박'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전반기를 달군 대박 드라마는 올인 (SBS)이었다. 이 두 드라마에는 4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견 탤런트 임현식이 감초역으로 조연 출연한다는 점이다.
임현식이 <올인>과 <대장금> 같은 흥행작에 잇따라 출연한 것을 다만 우연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게 분명하다. 대박 드라마를 이끄는 '대박 감초' 연기자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연기 경력 35년의 베테랑 연기자 임현식(58). 많은 감초 연기자들이 브라운관을 누비지만 출연 작품수나 흡인력 인기 면에서 단연 '최고'라 할 만하다.
시청률 40%를 넘기며 인기 고공 비행 중인 <대장금>에서 임현식은 자신만의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극의 재미는 이영애가 아니라 임현식과 양미경이 끌어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 그의 빛나는 조연 연기에 대한 칭찬들이 줄을 잇는다.
비록 주연은 아니지만 그에겐 '히트 제조기'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하다. 대박드라마에는 '웬만하면' 얼굴을 드러냈다. '국민 드라마'로 불렸던 허준 을 비롯해 올해 상반기 최고 히트작인 <올인>과 현재 최고 인기극인 <대장금>까지 그의 연기는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더욱 빛을 발했다.
임현식의 최대 장점은 상황에 딱 들어맞는 애드리브 연기. 대본에도 없는 대사들을 쉴새없이 뱉어내지만 절대 '오버'하지 않고 분위기를 '업'시키는 데는 그를 따를 자가 없다. 허준 에서 "줄을 서시오"라고 외치는 그의 평범한 듯 비범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거부감 없이 호감을 갖고 웃음을 짓게 되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애드리브란 '완성된 요리에 간장을 보태 맛을 높이는 것'. "아주 적절하면서도 짧게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애드리브에 대한 지론이다. 그는 "애드리브란 단어는 안 어울린다. 협주곡을 예로 들면 주제에 맞춰 연주가 되고 뒷부분 약간을 즉흥연주로 비워놓는데 그런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1968년 MBC 공채 1기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35년 경력의 베테랑답게 연기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도 무게가 실려 있다. "내가 묘사할 수 있는 제3의 인생, 그것이 바로 연기다." 그는 "내 연기가 과장된 오버 연기라는 소리를 듣지 않는 것은 수십 년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은근히 풍기는 인간미와 페이소스 등이 내 연기에서 묻어나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요조숙녀 죽도록 사랑해 올인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한 그는 "조연이라도 확실한 개성을 보여주면 쓰임새가 많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날 부르는 것"이라고 다작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평생 연기자 임현식이 하고픈 연기는. "숀 코너리가 70세가 넘어서도 늘씬한 글래머들과 연기하는 것이 부럽다"며 웃었다. 그는 "김동리 씨 등의 대표적인 한국 근대소설에 나오는 인간상, 특히 전형적인 한국인의 아버지 상을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출연작을 일일이 셀 수도 없다는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로 꼽은 것은 이정길과 출연한 <암행어사>가 첫째였고, 둘째는 <한지붕 세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