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MBC 특별 기획 드라마 대장금(大長今) 기획: 조중현 극본: 김영현 연출: 이병훈 방송: 월,화 밤 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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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 '그의 사랑은 역사가 된다'
번득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샤프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 지적인 분위기 속에 언뜻언뜻 보여지는 남성다움이 매력을 더하는 배우.
지난 15일 첫 방송된 MBC 창사 42주년 특별 기획드라마 <대장금>(극본 김영현·연출 이병훈)을 통해 가슴 시린 사랑을 보여줄 지진희가 그 주인공이다.

# 가슴 시린 사랑, 그러나 드러내지 않는다

지진희가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에 출연한다. 그것도 주인공이다. 남성 정장 모델로 활동하며 고급스러운 현대 남성의 이지미를 키워낸 지진희. 그와 사극이 어울릴까? 의구심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수염까지 붙인 지진희는 어느새 위엄을 갖춘 진중한 조선시대 양반으로 바뀌어 있었다.  

<대장금>에서의 배역은 문무를 겸비한 민정호 종사관. 어려움에 처한 장금에게 신분을 뛰어넘어 열정적인 사랑을 베푸는 인물이다. 상대 배우는 톱스타 이영애. 첫 사극 출연인 데다 이영애라는 '높은 산'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담이 없지 않지만, 그 부담을 기쁨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왕의 여자임을 알고도 목숨걸고 장금(이영애)을 사랑하는 인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뤄질 수 있는 사랑'을 기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드러내지는 않지만 가슴 밑바닥부터 차고 올라오는 깊은 사랑을 아는 아주 멋진 남자죠."  

장금은 역사 속 인물인 데 반해 민정호는 허구의 인물이다. 장금과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연출하기 위해 제작진은 민정호를 '상처한 남자'로 설정했다.  

"이병훈 감독님이나 이영애씨 등과의 인연은 행운입니다. 그 행운을 열배로 크게 만들어야죠."  

# 강북이 좋은 로맨티스트

지진희가 <대장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러브레터> 제작진의 강력한 추천 덕이다. '뭇 여성이 선호하는 남성다움 속에 부드러움을 간직한 배우'라는 추천 설명도 곁들였다. 이병훈 감독 역시 미팅을 가진 후 "샤프하면서도 남성적인 분위기가 민정호 역과 딱 들어맞는다"며 무릎을 쳤다. 호들갑스럽지 않은 은은한 매력은 지진희의 취향과도 꼭 닮았다.  

"오래된 것들이 좋아요. 구식인가요? 저는 그래서 강북이 아주 좋습니다. 실내는 허름하지만 수십년 손맛을 이어온 맛있는 음식점이 어디 한둘인가요? 혀를 즐겁게 하는 맛에 취하고, 소주 한잔에 또 취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냄새에 푹 취할 수 있다는 것이죠. 낭만이 살아 숨쉬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98년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까지 5년 동안 상업광고 관련 디자인회사에서 일하면서 광고쟁이들과 숱하게 어울렸다. 주 무대는 충무로를 중심으로 한 강북. 태어나 자랐고, 살고 있는 곳도 강북이다.  

# 결혼 후 내 인생의 1순위는 아내

<대장금>에서 연기하는 민정호의 사랑은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마음을 정하면 쉬 흔들리지 않는 신뢰와 상대에 대한 배려. 현실에서도 지진희는 이렇듯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다. 한·일 합작드라마 <소나기>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여자 주인공이었던 일본의 요네쿠라 료코와 말 그대로 '열애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지진희는 개의치 않았다.

"제 오래된 여자 친구도 그 기사를 봤나 봐요. 그런데 그냥 웃던데요. 저를 잘 알기 때문이죠."  

지진희가 어렸을 때 그의 부모님은 항상 자식들에게 "나에게 1순위는 엄마(아빠)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어릴 때는 좀 속상했죠. 다른 부모들은 자식이 1순위라고들 말하잖아요. 성인이 된 후에 부모님을 이해하게 됐고, 제 생각도 그렇게 굳어졌습니다."  

'행복한 가정이 나라를 행복하게 한다'는 '상식적인' 얘기를 신념으로 갖고 사는 배우 지진희. 불현듯 얼굴도 모르는 '지진희의 연인'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게 됐다.  

[굿데이 백미정 기자 ]




2003-09-19(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