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포도청 등 각 기구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는 종사관이라는 직책이 때아닌 각광을 받고 있다. 다름아닌 MBC 특별기획 미니시리즈 ‘다모’(극본 정형수·연출 이재규)의 황보윤 종사관 이서진 때문이다. 9일 종영된 이 드라마의 뒤를 이어 15일부터 방송되는 MBC 창사42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대장금’(극본 김영현·연출 이병훈)에서도 종사관이 등장한다. 탤런트 지진희가 맡은 민정호 종사관이다.
‘살인보조개’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몸살을 앓게 만든 이서진의 신드롬을 지진희가 이어갈 것인가. 종사관 이서진과 지진희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들여다봤다.
#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다모’의 윤종사관과 ‘대장금’의 민종사관은 신분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사랑의 열정을 간직한 인물들이다. 윤종사관은 천민인 채옥(하지원)을 사랑한 반면 민종사관은 ‘왕의 여자’인 대장금(이영애)을 사랑한다. 윤종사관은 채옥에게 “함께 떠나자” “내가 같이 낮아지겠다”고 말하며 자신을 던진다. ‘대장금’의 민종사관은 한성부 판관으로 근무하던 중 중국에서 들여온 귀한 요리재료인 금계(金鷄)를 분실한 장금을 도와주다 생명이 위태로워지면서 사랑을 싹틔우게 된다. 보호본능만큼 남자의 마음을 자극하는 사랑이 또 있을까.
# 아픔을 간직한 사람
이들은 아픔을 간직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모’의 윤종사관은 양반인 현감의 자제지만 첩의 아들로 태어난 인물이다. 서출인 자신과 공부할 수 없다는 양반도령을 흠씬 두들겨팬 후 만난 어린 채옥의 맑은 눈망울에 평생 묵묵한 사랑을 결심하게 된다. ‘대장금’의 민종사관은 일찍 부인을 여의고 외로움에 직숙을 자청하다 장금과 가까워진다. 민종사관을 맡은 지진희는 “왕의 여자임을 알고도 목숨을 걸고 사랑하는 인물로 그리기 위해 상처한 남자로 설정된 것 같다”며 “슬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멋있는 역”이라고 설명했다.
# 신선한 얼굴
31세 동갑내기 이서진과 지진희는 사극이 처음이다. 뒤늦게 데뷔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서진은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0년 영화 ‘공포택시’로 영화배우로 데뷔했고 MBC ‘그 여자네 집’,SBS ‘별을 쏘다’ 등 현대물로 이름을 알렸다. 지진희는 디자인회사에서 5년간 일한 후 98년 데뷔해 MBC ‘네 자매 이야기’ ‘러브레터’ 등으로 인기를 모았다. 이들은 늦깎이 데뷔를 한 덕에 오히려 “오래 묵은 포도주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덕분에 이서진은 첫 사극에서 인기몰이에 나선 것이고 지진희 역시 그에 못지않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방송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의정부 MBC 스튜디오에서 만난 지진희는 연방 옷매무시를 만지며 “의상이 제대로 되었는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며 “수염도 처음 붙여 어색하기 그지없다”고 털어놓았다.
지진희는 “‘다모’의 윤종사관과 비교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내 나름의 색깔로 다르게 갈 생각”이라며 “민종사관도 무술을 겸비한 사람이지만 ‘다모’의 윤종사관과는 다른 느낌으로 차별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