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들이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하고 슬프게 하기도 한 여름이었습니다.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아님
아직도 휴가를 즐기고 계시나요? 휴가도 못 가시고 일만 하셨다구요?
저희도 그렇습니다. 이 여름의 끝자락에 여름태양처럼 순수하고, 다가올
가을바람보다 맑고 시원한 드라마를 보내드리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여름을 포기해답니다. 하지만 저희는 즐겁습니다. 저희가 고생한 만큼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깔끔하고 상쾌한
희열을 드릴 수 있게 되었기에 저희는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자신 있게
“두 야 러브 미?”를 소개합니다.
< 거장들의 재회. 그들은 기분 좋게
웃었다. >
우리에게 익숙한 성장 드라마 ‘사춘기’와
홈드라마 ‘무동이네 집’으로 유명한 작가 박정화 씨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 영화 분야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황인뢰 감독이 다시
만났습니다. 또 다시 사고 한 번 치려고 큰 맘 먹고 단합한 것이죠.
이 둘이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신화를 제작할 수 있어 우리 제작진은
행복했답니다. 저는 단언합니다. 짜증나고 가슴 아픈 뉴스와 일상에
한 편의 기분좋은 동화처럼, 드라마가 끝이 나고 나면 모든 이들이 행복해
질 거라고.
<
두 야 러브 미?>
촬영 준비로 늦은 밤까지 일을 하다가 새우잠이라도 자볼까 의자에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민우야, 우리 드라마
제목 뭘로 할까?” 뜬금없이 질문의 주인공은 감독님. 사실 대본은 나왔지만
제목이 없는 상태여서 책으로 인쇄를 못하고 있었거든요. “글쎄요....”
“ ‘두 야 러브 미?’ 어떠니?” “네? 무슨 뜻인데요?” “음........”
“......좋은거 같은데요” “그래, 그럼 그걸로 하자” 그렇게 제목이
정해졌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지금 생각해도 좀 황당한 사건이었죠. 하지만 음미하면
할수록 참 정이 가는 제목이었습니다.
직역하면 “야! 나 사랑해?”.
당돌하면서도 풋풋한 젊은 아이들의 색깔이 진하게 배어있는, 참 상쾌한
문장 아닙니까? 드라마의 색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 <
“나를 거부한 세상이여! 나도 너를 거부하노라”>
극중 주인공인 윤경(유덕환)은 세상을 거부하기 위해 교외의
철교를 찾습니다. 자아를 되돌아보게 하는 극중 중요한 장면인데, 장소에
대해서 대본에는 단 한 줄 ‘아름다운 강가’로 표현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아름다운 강 풍경을 가지고 있으면서 철교가 지나는
곳이 그리 많지가 않거든요. 덕분에 섭외를 담당한 스텝은 지도상에
철교로 표시되어 있는 곳은 모두 일주를 해야만 했죠. 불쌍한
우리 섭외. 그렇게 어렵게 찾은 곳은 강원도 영월에 있는 청룡포의 철교.
정말 그림같은 곳이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모든 스텝들이 탄성을 지를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그 탄성도 잠시 우리는 여름태양의 작렬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난 난생 처음 태양에 화상을 입어도 수포가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거의 모든 씬이 철교위에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왜 그리도 기차는 자주 다니던지. 촬영하려고 30분
셋팅 해놓고, 기차온다고 다시 철수하고. 수면으로부터 약20미터 높이의
철교 한가운데서 기차가 지나가면서 흔들리는 난간의 진동은 그 어떤
놀이기구의 짜릿함과는 비교도 할 수 없더라구요. 그렇게 한 장소에서
이틀을 꼬박 촬영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촬영버스 안에서 물론 우리는
시체였답니다.
<
“야, 순길이가 벌써 고딩이야?!”
>
“두 야 러브 미?”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성장드라마입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죽어야할 열여섯 가지의 이유를 만들어
놓고 자살을 결심하지만, 결국 살아야 할 수만가지의 이유를 찾게 되는
이야기. 극중 주인공은 ‘전원일기’에서 복길이 동생인 순길이 역을
연기했던 유덕환이 캐스팅 됐습니다. 어린 아역에서 시작한 친구라 그런지
다른 연출 선배들이 그러더라구요. “순길이가 고딩이니 나도 참 많이
늙었나보다” 엄마, 아빠에는 임예진, 이계인 씨가 열연을 하셨고,
그 밖에도 눈빛의 카리스마 이기영 씨, 스님머리가 특징인 한태일 씨와
같이 쟁쟁한 연기파들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수셨습니다.
그리고 재미난 사실. 극중 윤경의 누나인 윤희 역으로 ‘가수
자두’가 캐스팅 됐다는거 아닙니까. 자두는 차라리 연기자입니다. 코믹
전담 연기자. 그녀의 익살과 재치, 애교섞인 연기에 일주일을 하루도
못 쉬고 강행해서 지칠대로 지쳐있던 우리 스텝들은 비로소 웃을
수 있었죠. 오죽하면 'OK'사인에 인색하신 감독님께서도 자두 씬은 거의
한번에 ‘OK’를 하셨으니까요.
<
에 필 로 그
>
편집을 하면서 새삼 놀랐습니다. 우선은 아름다운 영상에 놀랐고,
또 한번은 치밀하면서도 섬세한 구성에 놀랐습니다. 과연 이 곳이 우리가
촬영 다녀온 그 곳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장면 장면이 예술이었고,
대본을 읽으면서 가졌었던 느낌과는 또 다른 감동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물론 그리 대단한 스토리는 아닙니다. 어찌 보면 요새 드라마들이 지니는
주류적인 성격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가만 보고 있으면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편안하게 앉아서 학창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입니다.
8월 22일 늦은 9시 55분. 여러분은 “두 야 러브 미?”의 매력을 확인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