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분명히 여성인데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라 불러요"
지난 주말 MBC 주말드라마 '떨리는 가슴'에 출연한 트랜스젠더 배우 하리수와
박유리. 그들은 성적 소수자인 자신을바라보는 사회의 편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여자였는데, 사람들은 우리를 트랜스젠더라 부른다."
그랬다. 그들은 사기꾼도 아니요 범죄자도 아닌데, 사회는 아직 그들에게 혀를
찬다.
물론 드라마 '떨리는 가슴' 이후 트랜스젠더에 대한 편견과 오해들이 일부분 해소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색안경낀 사람 투성이다.
◆트랜스젠더는 예쁘다?
트랜스젠더에게 갖는 선입관 첫번째. 바로 예쁘다는 것이다. 하리수나 박유리의
경우 보통 여자보다 예쁘다. 물론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르겠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이다.
트랜스젠더 모델 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박유리의 생각은 어떨까.
박유리는 '글쎄요'라며 말을 아꼈다. "여자로 인정받기 위해 여자보다
더 가꾸죠. 머리도 길게 기르고, 화장도 진하게 하고. 아무리 수술을 했다고 해도
타고난 골격 때문에 어색해 보일 수 있거든요."
그녀 왈(曰) 가뜩이나 편견 많은 사회, 외모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다른 부분을
말할 필요도 없단다. 때문에 대부분의 트랜스젠더들이 가꾸고 또 가꾼다. 한마디로트랜스젠더의
아름다움은 1%의 외모와 99%의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래서일까. 트랜스젠더들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칭찬은 '예쁘다'이다.
◆트랜스젠더는 헤프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두번째 선입관. 헤프다는 것이다. 실례로 예전에 만난 한 트랜스젠더는
'살냄새'가 그립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누군가 자신을 품에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박유리는 단호히 'no'를 외쳤다. "트랜스젠더라고 그런건 아니죠.
그건 사람따라 다른거 아닌가요? 일반 여자도 헤픈 여자는 정말 헤프잖아요. 트랜스젠더가
쉽다? 그건 정말 잘못된 편견이죠. 트랜스젠더의 경우 누구보다 새로 태어난 자기
몸을 사랑하죠."
그녀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며 만든 몸, 왜 함부로 굴리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남자들이 많이 접근해요. 호기심이겠죠. '과연 트랜스젠더와 섹스가
가능할까'하는 일종의 호기심요. 전 그런 남자도 싫고 또 그런 남자와의 하룻밤 사랑은
더더욱 싫어요."
◆트랜스젠더는 야하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마지막 편견. 야하다는 것이다. 심하게 이야기해 노출증 환자라는오해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유리 역시 이날 가슴 깊게 파인 상의를 입고 나왔다.
박유리는 이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대부분 트랜스젠더들이 몸에
쫙 달라붙는 옷을 즐겨 입어요. 허리와 배꼽이 드러나는 탱크탑을 좋아하고, 엉덩이가
살아나는 쫄바지를 좋아하죠."
하지만 이 또한 변명(?)의 소지는 충분했다. "몸라인이 강조된 옷을 즐겨
입어요. 여자보다 더 여성스럽게 보이기 위해서죠. 저도 가끔은 헐렁한 힙합바지에
박스티도 입고 싶어요."
물론 혹자는 트랜스젠더의 자격지심(?)이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돌려 생각하면 그들의 자격지심은 우리가 만들어낸 편견의 결과물 아닐까.
"우린 태어날 때 부터 여자였고, 지금도 여자예요." 하리수와 박유리의
외침처럼 우리가 트랜스젠더를진정 여자로 바라보고 인정할 때, 그들의 옷과 화장도
평범하게 변할거라 생각해본다.
[2005.4.14 (목) 스포츠서울 임근호
기자] 2005-04-14(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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