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김하늘의 '90일 사랑할 시간', '눈의여왕'과 같은 운명?
'황진이','연인'사이에 낀 '90일..', 앞으로의 과제는?

[데일리안 김영기 객원기자]
 
겨울이 온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훈훈한 이야기가 그리워지는 시기, 푸른빛이 감도는 현악 BGM만큼이나 가슴 훈훈한 순정 스토리 나왔다.

뭔지 모르게 '가을동화'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15일 첫 방송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90일, 사랑할 시간(극본 박해영·연출 오종록)'.

요일은 다르지만, 드라마 자체의 탄생 배경은 '눈의 여왕'(KBS2)과 같다. KBS2가 '주몽'과 감히 맞서기보다는 젊은 여성층을 타겟으로 잡아 비껴가는 전략을 택했듯, 강한 포스의 사극 '황진이'(K2)와 영화'약속'과 '파리의 연인'을 섞은 듯한 '연인'(SBS)사이에서, MBC 역시 소녀의 감성을 택했다.

피할 수 없으면 맞서야하지만,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편이 낫다. 젊은 층을 타겟으로, 음악과 영상에 승부를 거는 순정만화 '90일, 사랑할 시간'.

내용의 전개는 후반으로 갈수록 무거워지겠지만, 일단 초반의 승부수는 젊은 감성의 자극이기에, '눈의 여왕'과의 상대적 비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드라마의 첫 회는 매우 중요하다. 최대한 빨리 몰아쳐야 한다. 전체적 윤곽을 보여주고, 캐릭터들의 성격, 배경, 갈등에 대한 복선 등을 한회에 모두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기에 할 일이 많다. 집중력을 잃어버린다면 시청자들은 관심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첫 걸음은 시청률 9.0% (TNS 집계결과, 전국기준)로 합격점을 받은 듯하다. 하지만 재미없는 축구로 '연인'과의 맞대결은 비껴갔기에, 오늘(16일)의 성적표를 받아봐야 진정한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얽히고설킨 운명과 학창시절, 사랑 등의 요소를 섞은 '복잡한 가족사와 엇갈린 운명'은 어찌 보면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풀어내기에 '가을동화'는 아직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있다.

내용뿐이 아니다. 강지환의 연기력이 굉장한 신장세를 나타냈지만, 캐릭터를 살리는 능력은 연기력만으로는 안 되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과연 그는 '생이 90일 남은 사람'의 모습 얼마나 강하게 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조연들은 얼마나 맛난 감초가 되어줄까. 첫 회에서 보여준 정혜영과 윤희석의 존재감은 모호한 수준이었다.

자칫 틀에 박힌 스토리로 갈 수도 있는 '90일, 사랑할 시간'. 본격적인 전개가 펼쳐지고 나면, 과연 얼마나 맛있는 내용을 뽑아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영기 객원기자

- Copyrights ⓒ (주)이비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2006-11-16 (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