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회:
[기사] 구본승 4년간 공백기, 세월을 낚았다
“오랜만에 출연하니 귀엽게 봐주시지 않을까요?”

1월31일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아침드라마 '이제 사랑은 끝났다'(극본 김지수ㆍ연출 백호민, 조현탁)를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가수 겸 연기자 구본승은 이 같은 농담으로 자신감을 대신했다.

구본승은 지난 2004년 단막극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연기활동은 2002년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어’, 영화 ‘마법의 성’ 이후 4년여 만의 재개다.

한동안 공백기를 가져 연기든 촬영장 분위기든, 적응하려면 적잖이 고생할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도 있다. 하지만 구본승은 “부담은 되지만 적어도 나를 보는 시청자들이 ‘지겹다’, ‘식상하다’ 등의 생각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장점일 수도 있죠”라며 여유 있는 웃음을 보였다.

# 과거의 모든 구본승을 담을 '윤석재'

“재벌2세라고 하면 잘나고 완벽하거나 아니면 아주 이기적인 사람으로 정형화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윤석재는 입체적인 캐릭터여서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캐스팅 제의를 받은 지 3일만에 출연을 결정했죠.”

구본승은 당초 올 하반기에 연예계 복귀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 구본승이 6개월여 계획을 앞당겨 ‘이제 사랑은 끝났다’를 복귀작으로 선택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선 ‘이제 사랑은 끝났다’에서 연기할 재벌가문의 장남 윤석재는 기존에 구본승이 갖고 있던 드라마 상의 재벌2세 캐릭터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있다.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부모 몰래 인디밴드를 결성해 활동하는 등 엉뚱한 면이 있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한번 비틀어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는 게 구본승의 설명이다.

오랜만의 복귀작인데 과거 자신이 팬들에게 보여준 많은 모습을 윤석재를 통해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도 구본승에게는 매력이다. 지난 94년 연기자 겸 가수로 데뷔한 구본승은 10여편의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 왔으며 가수로서도 4장의 정규앨범을 내며 활발히 활동해 왔다.

'이제 사랑은 끝났다'의 윤석재는 누군가 자신에게 기대고 싶어할 때는 듬직하지만 코믹한 면이 있고, 부잣집 아들에 가수로서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으니 구본승의 복귀를 알리기에 제격이다.

이와 함께 구본승은 이번 드라마에서 스스로 한가지 숙제를 부여했다. 그동안 가진 공백기만큼의 세월을 윤석재 역에 녹여내겠다는 것이다. 구본승은 “휴식기에 들어가던 2002년에는 29세로 20대였잖아요. 그러나 30대가 돼 본격적인 활동 재개에 나서는 만큼 세월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 기다림 끝에 얻은 '윤석재'

구본승에게 공백기는 세상을 보는 눈을 새롭게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구본승은 “21세였던 94년 데뷔해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한동안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눈여겨보지 못한 것 같더라구요. 영화 ‘마법의 성’ 촬영 이후 쉬고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 기간에 향후 연기생활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고 느꼈죠”라고 말했다.

구본승은 이렇게 느낀 것을 한적한 물가에서 낚시를 하며 정리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던 시간은 또 구본승이 연예인으로 살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드라마, 영화 캐스팅을 비롯한 TV 출연에서 너무 성급했던 결정들, 자신의 주관대로 밀고 나가지 못하고 주위 의견에 휩쓸렸다가 좋지 않은 결과를 본 경험 등을 떠올리며 한층 성숙해지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중국 주나라의 강태공은 자신을 알아주는 임금이 나타날 때까지 낚싯줄에 곧은 바늘을 매달고 낚시를 했다고 한다. 그가 낚은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세월이었고, 기다림 끝에 그는 천하를 얻었다.

오랜 낚시로 강태공의 도를 닦은 후 연기자로 복귀한 구본승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도 그래서다.

[스포츠한국 김은구 기자 2006-02-01 07:21]





2006-02-14(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