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화천을 거쳐 철원 문혜리로 와 여장을 풀다. 아침에 두루미가 잠을 자는
곳을 어렵사리 찾았다는 철원 군청의 홍 의표 씨의 연락을 받고 8시 옛 노동당사
앞 경비 소대에서 안내 사병을 태우고 한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샘통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흐르는 논으로 가다. 그곳에는 아직까지 그곳에서 자고 날아가지 않은 두루미
떼들이 논에 앉아 있다. 동녘에는 아직도 여명의 붉은 기운이 물 위에 비추이고 정말
쉽사리 촬영할 수 없는 영상이다.
내일 새벽 일찍 다시 들어오기로 하고 저녁 먹으러 동송으로 나가는데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돌아 올 때는 제법 길 위에 하얗게 눈이 쌓였다. 모두들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다. 내일 아침 일찍 촬영하러 들어갈 것을 대비 김밥과
컵라면 생수를 미리 준비해 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밤새 눈이 내릴 것 같더니 밤이 깊어지자 비로 변해 주룩주룩
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래도 예정대로 새벽 7시에 안내 사병을
데리고 민통선 초소를 막 벗어나려는데 차가 펑크가 나는 것이 아닌가. 한 겨울에
비가 오더니만 펑크까지 모두들 비를 주루주룩 맞으며 바퀴를 교체하고 오늘 아침
스케쥴은 엉망이 되다.
그렇지만 한 겨울 새벽에 최전방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을 제작기로 담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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