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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HOME 왜 빙하인가? 사진으로 보는 <빙하> 촬영지 취재노트
  • 투발루 취재노트 1

  • # 투발루(TUVALU)를 아는가?

     투발루를 아는가? 태평양 서부에 흩어진 9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투발루(TUVALU)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작은 자치국이며, UN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개발이 안된 곳의 하나이다. 야자수가 울창하고 열대의 산호초 해변에 둘러싸인 이 작고 아름다운 섬나라는, 최근에 다른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다큐멘터리 <빙하>팀이 이곳을 촬영하는 이유는, 투발루가 해수면 상승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온난화가 가속되면 빙하가 녹은 물이 해수면을 상승시켜 기상 변화와 재난을 일으키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금세기에 최대 1미터까지 해수면이 상승할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해수면의 상승은 해안의 침식, 홍수와 해일, 해수 유입으로 인한 물 부족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어떤 피해도 투발루에서와 같이 직접적이진 않다. 해발고도가 평균 2∼3m밖에 되지 않는 투발루에서는 국토 전체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아름다운 열대의 섬나라, 우리는 그 실상을 취재하기 위해 투발루로 갔다. 피지의 수바 공항에서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약 두 시간 이동해서 투발루의 수도인 푸나푸티 공항에 내린다. 덩치가 크고 그을린 피부를 가진 폴리네시아 혈통의 투발루 사람들이 짐을 나르고 있다. 햇볕은 뜨겁고 공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습하다.

     도착해서 우리를 맞은 코디네이터는 Tafaaki라는, 수염을 잔뜩 기르고 선글라스를 쓴 맨발의 남자였다. 투발루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다닌다. 그런데 이 빈 라덴처럼 생긴 코디네이터(실제로 친구들이 '오사마'라고 부른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렌트해 놓은 차였다. 작은 봉고차 같은데, 뒷좌석이 아예 없고 창문도 없다. 앞좌석에 앉은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뜨거운 바닥에 앉아서 장비를 껴안고 이동해야 했다. 도저히 안되겠다고 불평했더니, 빈 라덴이 조치해주겠다고 한다. (조금 있다 그는 작은 의자 몇 개를 차에 넣어주었다)

      투발루에서는 모든 일들이 천천히 이루어지므로, 촬영에 쫓긴다고 누군가를 닦달할 수가 없다. 궁금한 것은 언제나 마룻바닥이나 원두막 위에서 쉬고 있는 이 나라 사람들이 뭘 해서 먹고 살까 하는 것이다. 나중에 들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 선원 생활을 하며, 가족에게 돈을 부쳐준다고 한다. 또 한가지 궁금증은 도대체 이 사람들이 뭘 먹을까 하는 것이다. 수도 푸나푸티에 식당은 오직 3개의 중국식당과 호텔 식당뿐이다. 사실 현대 문물이 들어오기 전에 투발루는 모두가 어부였고, 날생선을 주식으로 했다고 한다.

     투발루는 작은 나라다. 산업도 없고 인구도 적다. 피지나 몰디브처럼 관광객이 몰리지도 않는다. 이전에는 우표를 발행해서 돈을 벌었고 투발루에 할당된 국가 도메인 .tv가 비싼 값에 팔리면서 GDP에 크게 기여했다고도 전해진다. 완전히 오지라고 생각되지만, 투발루 사람들은 친절하고 또 의외로 교육수준이 매우 높다.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또 투발루가 가라앉고 있다는 상황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무더위 속에서 촬영하던 사흘째, 돌발사태가 일어났다. 습하고 더운 기후에 카메라가 이상을 일으킨 것이다. 습기를 말리기 위해 헤어 드라이어가 필요했는데, 열대의 섬에서 헤어드라이어를 구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었다. 결국 몇 시간 동안 섬을 이잡듯 뒤진 빈 라덴이 헤어드라이어를 구해왔다. 그는 정말 뿌듯해했다. "나한테 말하면, 뭐든지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헤어드라이어가 이 섬에 존재하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