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 도올특강   진행 : 도올 김용옥 방송 : 매주 월요일 밤 11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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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의견
 

나는 지난 3년동안 유.불.도 사상을 강의했다. 그런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중국의 철학이었다. 나는 평소 우리민족은 비록 한자라는 언어의 틀을 빌렸다 할지라도 우리민족의 고유한 삶의 상황에서 우러나온 우리자신의 언어와 사상을 축적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그것은 한문이라는 틀속에서 보다는 우리자신의 역사적 상황속에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문 자체의 의미맥락만이 아닌 역사 문화 전체의 포괄적 맥락속에서 우리 선조들의 사상을 분석해야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상사(intellectual history)라는 새로운 과제상황이다.

조선왕조가 막을 내린 후 우리역사는 불행하게도 일본제국주의 마수하의 식민지 암흑기로 들어갔다. 그리고 일본총독부 조선사편수회에서 처음으로 우리민족의 통사(通史)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일본인들이 침략과 수탈의 목적으로 쓴 사관의 틀속에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식민지 사관의 문제점은 극복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정치적 상황의 반전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곧바로 서구우월주의적 제국주의 학문체계에 복속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19세기 말까지 유지되어온 국학(國學)의 명맥은 완전히 1세기 동안 단절이 되고 만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산발적이고 지엽적이지만, 많은 기초적 학문업적이 축적되 었고 21세기를 접어들면서 비로소 우리의 진정한 주체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국력과 정치적 진보의 새로운 국면이 마련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본 MBC강의는 주체적인 국학(國學)의 발흥의 계기를 마련하고, 우리민족에게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며, 따라서 성숙된 정치문화의 새로운 국면을 조성하는 역사적 과업을 달성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가급적이면 널리 기존의 학문적 성과를 흡수하고 이 땅의 많은 훌륭한 학자들을 초대하고자 한다.
국사학계의 한영우교수님, 한국철학계의 윤사순교수님, 종교학계의 길희성교수님 등 여러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지도해주시고 협력해주실 것이다. 그리고 소장파 학자들의 훌륭한 업적도 폭넓게 그리고 편견없이 수용할 것이다.

우리나라 학문의 각 분야가 국학으로 수렴되는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기가 소수 지식인들의 잔치가 아닌, 대중의 페스티발로서 그들의 일상적 삶의 가치속으로 스며들게 만드는 여러가지 메카니즘을 개발할 것이다. 우리나라 학문은 너무도 대중의 일상적 현실을 외면해왔던 것이다. 대중들이 참으로 즐기는 프로가 될 수 있도록, 웃음으로 가득한 재미있는 작품들이 연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