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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들과 포식(?)을 작정한 식사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모임의 취지가 다소 괴기스러운 성향이 있으나....
워낙 허우대를 중시 여기는 방송풍토로 인해(뭐...요즘은 사회전반적인 추세이기도
하니까..) 타고난 식욕을 오이지 누르듯 살아온 우리네들은... 과도한 억제로 인해
더이상 정상적인 사고가 힘들다싶다는 여론이 끓기 시작하면 늘 그렇듯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러한 집결(?)를 시도한다..
내 몸이 2차 성징의 징후를 보인 이후로 난 배불리 먹어본 기억이 드물다. 늘
체중에 대한 공포가 나를 지배했고...(내 육신은 공포와는 무관하게 독자적인 비만체계를
구축해나갔던 걸로 기억한다..) 그로 인해 식사 후에는 언제나 달뜬 포만감의 덜미를
잡고 찾아오는 두려움과 걱정으로...맛있는 음식이 주는 정서적인 혜택을 원대로
누리진 못한 듯하다. 물론 요즘은 고마운 프로그램 덕에 간헐적인 욕구해소(?)가
가능해졌다고 할까... 해도 역시 핫바디 증후군에 걸린 대다수의 연예인들처럼 내게
있어 음식은,늘 긴장을 수반한다... 그런 동일한 응어리들이 맺힌 동지들끼리 만든
모임인지라 이 만남에서는, 석 달에 한번이든 해를 넘겨 보게 되든 시간의 공백이
주는 어색함이란 그야말로 꺼리조차 못되는 기우이다. 테이블 위를 촘촘하게 장악하고
있는 만찬 앞에서 뭉근하게 달궈진 우리들의 눈빛과 파장은 그 자체로 고스란히 행복이었다...
다이어트에 좋다는 샐러리 당근 오이 각종 야채샐러드...풀때기로 유린당했던 내
미각을 부드럽게 위로해주는 기름진 식탁!!!!! 평원을 달리는 야생마처럼 자유로운
젓가락질 앞에, 행여라도 칼로리 운운해가며 시식행렬 을 난도질 할 용기 있는 광인이
어디 있으랴!!!!!
그 번들거리는 중국(?) 평원을 달리던 우리들은 그날....... 참으로 묵묵하였다...
A양이 몇 킬로를 달리기로만 뺐다네, B양이 경락으로 몇 킬로 덜어냈는데 온몸이
멍으로 얼룩말 같다네...C군은 황제 다이어트로 주구장창 괴기만 들이대서 뱃살이
다꺼졌다네...
황제다이어트 요요 심허네, 입에서 냄새 살벌하네, 역시 원푸드는 강냉이가 최고네
....강냉이만 한 달 먹구 변비 걸렸네...알약한 알에 배부를 순없나...없네....물두
살찌나...찌네...삼시 세끼 다 챙겨먹구 살 안찌는 것들 도핑 테스트해봐야 하네.....오바네...
해가면서온갖 다이어트 정보들을 뇌까리며 1킬로라도 더 덜어내고 싶어 환장블루스를
춰대다가...급기야 과반수 이상의 단식결의를 다지곤하던 우리들이 이날은...기름에
튀겨낸 각종 군침도는 소스에 버무려져 나오는 푸짐한 중화요리들의 교태로운 춤사위에참으로
온전히 넋을 놔버렸다....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그렇다 이 만찬의 매력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이다.... 머릿속을 맴돌던 다이어트와 칼로리 조절, 체중감량에
관한 공포...스타일을 내기 위한 라인 관리....손바닥만한 요즘 패션추세들.... 늘
깍지끼고 매달려있던 숱한 강박관념들이아~주 몽롱해지며 결국 만찬의 종반에는 무념의
경지에 이를 것이다.
결국 내일이면... 삼자가 그려진 배를 부여잡고 오열하겠지만, 부은 얼굴을 두드리며
이건 탈일 꺼야...라고 탄식하겠지만... 무릎이 풀 릴만큼 맛있는 음식들이 내 혀를
덮고있는 그 순간만큼은... 게다가 적어도 그 내일에 혼자가 아니라 함께 절규해줄
일인 이상의 동지들이 풀린 눈으로 탐스러운 식사를 같이하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어떠한
경종도 우릴 흔들지 못한다.
이것 저것 우리 자신에게 걸고있는 주문이 많아지고 있다. 자신을 위한 주문인지
세상을 위한 주문인지도 모를 엄격한 규칙들이 내몸에 날을 세우고 있다...참 되게
피곤하다.
그래서 ...... 그냥 어느 하루 생각 없이 맘껏 먹고싶어 만든 모임인데...맘껏
먹다보니 맘껏 웃게 되었고...맘껏 웃다보니 더 행복해졌고...그러다보니 하루를
살 힘도, 내일을 살 꿈도 더 많이 생기게 되었다. 어차피 난 또...내일.. 사회가
정한 사이즈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바둥대겠지만 가끔 이렇게 단순한 내 친구들과
미련스런(?)모임을 계속 가질 거다. 진탕 먹고 내일 후회 할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자신을 사랑하는 최고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아, 자신을 지인짜 심하게 사랑하고싶은데.... 세상 차암 안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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