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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성PD의 MUSIC PREVIEW / Dragon Ash

Viva La Revolution / Dragon Ash


우리나라의 음반업계가 극도의 불황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일입니다. 원인에 대해서야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결국 음반업계의 불황은 음악계의 황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중음악은 어찌됐던 산업의 형태를 띨 수밖에 없고 최소한의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산업은 존재이유가 한없이 작아집니다. 출시되는 음반 수가 줄어드는 것이 눈에 확 EM일 정도라면 음악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도 곧 입니다. 그 나라 대중음아그이 질이 그 나라 국민의 삶의 질이라면 좀 호들갑일까요.


음반업계 불황은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닙니다. 다국적 음반사들의 매출은 ‘증가세 둔화’가 아니라 ‘감소세’입니다. 가까운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96년에서 98년까지 500만장짜리 앨범이 몇 장 나온 이후로는 좀처럼 예전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반 시장 붕괴의 모습은 어디나 비슷한 것이, 시장이 순조롭게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 댄스 위주의 히트 앨범이 이전까지였다면 말도 안되는 세일즈를 기록하고, 그 이후에는 비슷비슷한 아류작들이 쏟아지면서 음악의 창의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길을 가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그런 경향이 99년에 극에 달했었죠. 하지만 일본 음반 시장은 우리나라처럼 거의 완전한 ‘붕괴’를 겪진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에 대한 대답이 드래곤 애쉬의 세 번째 앨범. “Viva La Revolution'이었다... 라면 역시 좀 호들갑이겠군요. 흠.


드래곤 애쉬를 이끄는 보컬리스트-래퍼-기타리스트-작사작곡가 후루야 겐지에게 일본 언론에서 천재니 일본 음악 씬의 구세주니 하는 거창한 별명을 붙인 이유는, 위에도 언뜻 애기했지만 붕괴의 전조를 보이고 있던 일본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게 바로 당시 약관의 나이였던 그이기 때문입니다. 드래곤 애쉬 음악의 요체는 일본 특유의 밴드 정통과 미국 발(發) 힙합을 ‘펑크’라는 그릇 안에서 조합해내는 것이었고, 이 앨범에도 실려있는 대 히트곡 ‘Grateful Days'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들은 이 작업을 서정성과 대중성을 유지하면서 훌륭히 해냈습니다. 고무로 데츠야 사단으로 대표되는 테크노 댄스와 대중화된 비주얼 록의 틈바구니에서 위축되었던 펑크와 일어 랩 코어, 힙합 리듬의 대중화는 지금 일본 대중음악 씬에서 주역으로 떠오른 힙합 팀들과 인디 록 그룹들에게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립 슬라임. 게츠메이시, 145R, HY 등의 랩 - 인디 그룹들이 메이저 음반사의 스타들 못지않은 판매량을 보이며 활약하고 있는 현재 일본대중음악 씬은, 테크노 댄스 음반이 500만장 가까이를 팔던 90년대 후반에 비해 음반 세일즈 최고치는 반으로 줄었는지 몰라도 활력과 다양성 면에서는 분명 발전해있다고 느껴집니다.


앨범을 듣다보면 힙합 곡들이 이어지다가, ‘Drug can't kill Teens'에서부터는 깜짝 놀랄만한 펑크 리프가 네 곡 연속 쏟아져 나옵니다. 완전히 다른 스타일에 어벙벙할 쯤에 보사노바 간주곡에 이어 앨범의 백미인 힙합 넘버 ’Viva La Revolution'과 'Grateful Days'가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지금의 드래곤 애쉬였다면 이런 구성은 하지 않았겠죠. 하지만 거친 배열에도 불구하고 각 곡들, 그리고 앨범 전체가 내뿜는 젊은 에너지는 분위기가 확확 바뀌는 중에도 도저히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벌써 5년 전의 앨범이란 걸 확인하면 한번 더 깜짝 놀라게 되죠.


‘드래곤 애쉬란 애들, 어떤 음악을 해?‘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근의 작품인 싱글 ’Fantasista'나 앨범 'Harvest'를 권해드리겠습니다. 랩 코어와 펑크 록의 조합을 넘어 이제 완숙기에 다다른 그들의 스타일은 분명 한번 들어 볼 만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앨범 ‘Viva La Revolution'이 나오던 99년의 드래곤 애쉬는 단순한 인기 그룹이 아닌 하나의 현상이었지 않난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야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 젊고 힘찬 앨범을 통해 우리도 그걸 느껴 볼 수 있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