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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ool 하다는 것은 FPM을 안다는 것
‘음악 좀 듣는다’ 그것도 ‘쿨한 음악을 듣는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어떤 음악을 들으면 될까요? 빌보드차트 상위를 휩쓰는 힙합, R&B 계열의 팝가수들을 꿰고 있다거나, 투스텝, 루츠락, 라운지뮤직 등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음악 용어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썰’을 풀 수 있다거나 하면 대체로 ‘음악 좀 듣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확실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한번 해봅시다. 바로 좋은 방법이 떠오르네요. 사람들과 함께 TV를 보다가 나오는 광고음악에 대해 한마디 던질 수 있는 것! 바로 그겁니다. 물론 저는 광고계에 대해서는 고대 터키어의 동사 변화만큼이나 모르지만, 광고가 대중들보다 한발 앞질러 새로운 음악을 소개하는 창구라는 건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마케팅에 사용할 첨단무기로 자극적이고 참신한 음악만큼 유용한 것은 없으니깐 말이죠. 그중에서도 일본 언더그라운드 클럽 뮤지션들의 음악인 ‘시부야케이(Shibuya-kei)’는 발사대를 힘차게 박차고 올라 표적을 향해 가장 효과적으로 그 목표를 꿰뚫는 무기입니다. 이번 호의 추천음반은 시부야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의 앨범입니다. 좋은 앨범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상징적인 의미에서 비교적 최근 음반중의 하나인 <TOO>로 정해봤습니다. ‘다른 좋은 음반들이 많은데 왜 하필 <TOO>냐? 게다가 <ZOO>의 리믹스 앨범일 뿐인데’하고 FPM의 팬들은 광분할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가장 열심히 들었던 음반이 <TOO>니까 어쩔 수 없군요. 멍멍ㅡ
¤ ‘판타스틱 플라스틱 머신’은 토모유키 타나카라는 뮤지션의 솔로 프로젝트입니다. FPM뿐만 아니라 코넬리우스, 몬도 그로소, 토와 테이 등 많은 시부야케이 뮤지션들이 솔로 프로젝트 형식으로 음악을 하고 있으니 그다지 특이할 점은 아니네요. 토모유키 타나카에 대해 조금 소개를 하겠습니다. 그는 DJ, 작곡, 프로듀싱 뿐만 아니라 지휘자, 잡지 편집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이며, 패션, 건축, 미술 등의 분야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활동을 하는, 가히 ‘현대판 르네상스인’이라 할 만한데, 그의 이력이나 활동을 일일이 열거하기보다는 앞서 언급했던 광고 얘길 슬쩍 다시 꺼내보는 게 낫겠군요. KTF 매직엔, LG 싸이언, SK텔레콤, 현대 오일뱅크, 비너스 메모리폼브라 등 국내의 여러 광고에 그의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시부야케이 음악의 국내 전령사라고 할 만한, 그립고도 그리운 프로그램 ‘유희열의 All That Music’의 시그널 송이 바로 FPM의 곡이라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압니다. 수록곡을 조금만 살펴볼까요. ‘Incognito’가 보컬 피쳐링을 한 두 번째 트랙 <Reaching For The Star>는, 스트링 세션은 복고적인 느낌이 나면서도 묘하게 현대적인 감각이 어우러지는 애시드 재즈 넘버고, 세 번째 트랙 <Why Not?>은 앨범 <TOO>에 수록된 오리지널 버전(Tahiti 80이 피쳐링한 그 히트곡!)에 비해 아날로그를 배제한 대신 부드러운 믹싱에 미니멀한 느낌이 드는 소품으로 탈바꿈한 것 같습니다. <Spectacular>는 수록곡 가운데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오리지널에 비해 간결하게 어레인지되었지만 그루브함은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자신도 모르게 절로 몸이 들썩이는 수작입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어쿠스틱한 느낌과 강렬한 일렉트로니카가 다양하게 혼재되어 있는 오리지널 앨범 <TOO>과 비교했을 때, 스튜디오 믹싱을 통해 클럽음악에 가깝게 리뉴얼 -타나카 본인이 ‘리믹스’가 아닌 ‘리뉴얼’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한 앨범 <ZOO>는 FPM에 처음 다가가려는 음악팬들에게는 훨씬 편한 음반일 겁니다.
¤ FPM은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동시에 듣기 쉽고 대중 친화적이라는 점이 다른 시부야케이 뮤지션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그의 DJ 파티 공연을 가봐도 이 점은 분명한데, 자신의 곡이 아닌 다른 뮤지션들의 다양한 음악마저 자기 걸로 소화하며 파티 분위기를 이끌어나간다는 점에서 필드에서도 강한, ‘실용주의, 실천주의적 뮤지션’이라 할 만 하네요. 아직도 ‘댄디’라는 말이, ‘보보스’라는 용어가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120% cooool’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FPM의 음악은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며 통과의례입니다.
¤ 부록으로, 들어두면 좋을 시부야계 곡을 몇 개 알려드리죠. Harvard의 <Clean and Dirty>, Melting Holiday의 <Cherry Wine>, Towa Tei의 <Free>, Qypthone의 <Love Groovy Saucer>, Paris Match의 <Deep Inside> 더 없냐구요? 아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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