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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들의 영혼의(?) 대부이자 그들과 놀기를 주저치 않는 뚱띵이 아저씨 현태준은
그의 명작 '뽈랄라 대행진'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상살기가 어렵고 힘들다면 문방구를
찾으라. 장난감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나에 대한 스스로의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유일무이의 장소가 바로 문방구임을
설파한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문방구는 어린시절의 꿈의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 이제까지 문방구의 존재가치와 삶의 이유를 무색하게 하는, 엽기
문방구가 있다.
이름하야 풍 림 문 구다. 엽기라는 예명이 무색해지는, 너무도 상식적인 풍림이라는,
이름에 화가 나는 분들은 잠시 분노의 고삐를 늦추시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이상한 나무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면, 여러분은 이제
풍림의 엉뚱, 기찬, 황당한 세계로 들어선다. 대낮에도 형광등을 켜야 할 정도로
어두컴컴한 실내를 들어서면 곧바로 섹션 TV 연예통신을 방송해도 될만한 각종(?)
연예 스타들의 사진들을 만나게 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부터 장나라, 이병헌,
유상철, 이천수, 안정환, 히딩크까지 그들의 이미지에 걸 맞는, 정확한 위치에 포진해
놓은 것이다.
이병헌과 유상철, 이천수, 안정환은 게임 4대천왕인 동서남북, 한국의 라스베가스,
홍이사 뺑뺑이 돌리기, 반갑습니다 주변에 배치되어 있다. 특히 월드컵 기념으로
만들었다는 '반갑습니다' 게임기는 '아이큐 80이하는 오락을 금지'할 만큼, 두뇌
회전이 빨라야 하는 것이 아닌, 구슬 선택을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 키포인트다.
구슬 종류에 따라서 먹을 수 있는 부추 코만두의 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피카추가 가고 싶은 곳으로 굴러가는 피카추볼을 선택해서는 500원 본전도 못
건지고, 장애물에 걸리지 않고 가속도를 내는 쇠구슬은, 주로 4번으로 가서 부추
코만두 7개를 먹을 수 있다.(코만두 정말 맛있습니다!!) 게임 내내 북한 응원가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오는, 이 기술력(?)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 소니, 아이비엠, 그리고
풍림문구 뿐이라는 풍림짱 장은식 씨는 예전에 대기업 엔지니어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일하셨다는데, 그 기술력이 뒷받침 된 덕(??)이리라~~ 아! 4대천왕 게임기로 얻을
수 있는 건 만두뿐이 아니다. 커피, 사탕, 껌, 인형 옷, 가요 테이프, 그리고 꽝!
그렇다면 풍림이 게임방이냐고? 아니다. 황당식품 제조공장이다?!
풍림짱의 장인어른이 개발한, 99가지 양념을 첨가한 세라믹냄비 쥐포구이는, 유치원생부터
동네 아파트 아줌마들의 단골메뉴다. 세라믹 쥐포구이를 먹기 위해서는, 첨가되는
벌꿀 브랜드가 알프스냐 소래산(소사고 뒷산에 한밤중 가서 벌꿀을 따왔다나 뭐라나?)이냐,
아마존, 에덴동산 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진짜 벌꿀이 어느 것인지를 맞춰보는
것은, 먹는 사람의 ?운?이다.
대한민국 군인들은 아침마다 '만두10계명'을 외친다? 거짓말이 아니다. 얼마 전
휴가를 나온 모 부대 상병 XXX씨의 증언에 의한, 명명백백한 진짜 사실이다. 인터넷에서
불기 시작한 풍림의 바람은 일선 장병들의 인터넷 서핑에 걸리게 되었고, 너무도
웃겨 허파가 발랑 벗겨진 군인 아저씨들, 아침마다 '만두 10계명' 노래일발 장진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만두 찜통(호빵 찜통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미확인 물체)에
100도 끓는 물로 만두를 익히나, 만두 표면은 사람의 체온과 같은 36.5도를 유지하기에
맨손으로 만두를 잡아도 뜨겁지 않다는 풍림의 자랑 '지옥의 코만두'는 게임으로
얻은 수입으로 하나씩 꺼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집으로 가지고 갈 때는 10개 이상은
비닐봉투, 5개 까지는 신문지, 3개는 손바닥에 들고 가야한다. 이 때 야인시대 김두한
복장을 한 안재모는 이렇게 코만두를 설파한다. '코만두가 싫으면 소사동을 떠나라'
풍림의 주인장은 쥐포 2개도 배달해준다. 늦잠자고 싶은 새벽길을 부랴부랴 달려가다
아차 싶은 날엔 아저씨의 폰을 향해 SOS를 친다. 그러면 우리의 풍림짱 학년별 시간표를
쭉 꿰고 앉아, 몇 시쯤 쉬는 시간이 될지 손가락을 튕기다, 없는 머리카락 휘날리며
복도를 내달린다. 소사고의 배달수호신은 이렇게 탄생된 것이다.
풍림짱에게 200짜리 쥐포 두개를 배달해보았다는 소사고 1학년 이고은 양은 '혹시나
했는데 정말 배달하시더라구요'라며 그날의 고마움으로 호떡집 생쥐처럼 풍림을 찾는다.
학교 앞 문방구면 꼭 구비해놓아야 하는 실내화도 풍림은 다르다. 군복차림의
박정희 대통령 비스무리한 사람과 한무리의 군인들이 판매방식의 혁명을 외친다.
첫 번째 혁명은 먼 거리의 학교 실내화는 5000원이고 가까운 소사고의 실내화는 정액제로
3000원에 판다. 두 번째 혁명은 발이 큰 학생은 무게 100g당 600원으로, 무게에 따라
2500원에서 3200원을 받는다. 1학년 신입생들이 처음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공정치
못한 풍림짱의 판매방식을 보고 '사기'라고 울컥 화를 내다가도 2학년, 3학년이 될
때쯤이면 짱의 진심과 유머에 KO 당하고 만다.
코 묻은 100원 200원으로 승부하는 문방구이기에 먹다가, 보다가, 어느새 튀는
고객들은 풍림의 수입을 좌지우지 한다. 그러한 이유로 등장한 불만고객 경고 카드가
있다. 소사고 2학년 한xx 학생은 2003년 4월 21일 18시 15분. 컵라면 2개 사면서
젓가락 20개 들고 홀연히 나가더니, 매번 50원씩 덜 내고 간 죄로 똥침을 당했고,
2002년 11월 28일 게임을 하지 않으면서 게임기 가지고 장난치더니, 만두에 코딱지
발라놓고 도망가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혔다.
그런데 풍림짱은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이런 요상 망측한 문방구를 운영하는
것일까?
'예전에 기업에서 일할 때보다 마음이 편해요. 학생들하고 자주 부딪치며 사니까
더 젊어지는 것 같고. 나도 아이들 키우지만 새벽별 보고 등교했다가 한밤중 달 보며
집에 가는 학생들 보면 안됐죠. 아이들이 쉴 곳이 너무 없잖아요 ' 그래서 짱도
풍림의 문을 새벽 6시 20분에 열고 오후 11시에 닫는다. 짱은 자신이 저질러 놓은,
문방구 구석구석의 흔적들을 보며 깔깔거리고 웃는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보람찬
하루가 된다고 한다.
여기까지가 이상한 나라, 풍림나라다. 풍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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