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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2007년 10월 2일 (화)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첫 곡:  Hand In Hand / Koreana
88년 서울 올림픽 공식 주제가로 코리아나가 불렀음.

 

 

우진희 


- '포기'와 '체념'의 차이는? -


남들은 '시' 자만 보아도 얼굴이 찡그려 진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가 않답니다. 처음부터 맏며느리라는 제 위치를 받아들이면서 결혼해서 일까요? 모든 것이 내 몫이려니 생각하니, 그리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요. 얼마 전 시어머님께서 "애미가 우리식구가 된 지 벌써 9년이 되었구나! 고생도 많았지만 한 번도 얼굴 찡그리는 걸 못봤으니... 그것도 다 애비 복 일게다."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아이 셋을 낳아 큰아들이 벌써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고, 둘째는 일곱 살, 18개월 된 막둥이 딸까지 모두 다섯 식구입니다. 지난 추석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데 막내 서방님이  "좀 큰데로 이사 가실 생각은 없으세요." 하며 농담을 하는데, 마음이 조금은 씁쓸했답니다. 결혼 전 부모님께서 없는 집의 맏이 노릇하기 정말 힘들다며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정말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기로 결심했고, 욕심을 버렸답니다. 혹시, '포기'와 '체념'의 차이를 아시나요? 포기는 나쁜 습관이 되어 성공의 걸림돌이 되지만, 체념은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모든 일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일에서 부터 시작 된다고 생각 합니다. 마음이 편해야 뭐든 즐겁게 할 수 있는 법이거든요. 저는 이렇게 라디오를 듣고 참여하며, 저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킵니다. 슬프면 슬픈 마음을, 기쁘면 기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다 보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거든요.

한동안 스트레스가 쌓였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오늘도 기분이 상쾌해 졌습니다.  골든디스크 가족 여러분!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고, 짧은 시간이지만 나를 위해 활용해 보세요. 스스로를 사랑 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해 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모두가 사랑 할 수 있는 그날까지, 모두모두 파이팅! 


신청곡:   A Lover's Concerto / Sarah Vaughan

미국 출신의 여성 재즈 가수 '사라 본'의 1965년 작품.

 

 

 

이영주 


- 큰 희망이 되고싶어요 - 


안녕하세요. 김기덕 오라버니. 전 결혼한지 1년이 갓 넘은 초보 주부입니다. 지금은 '2인분' 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는, 임신 9개월의 예비 엄마이기도 하지요. 우리에게 아가 천사 소식이 전해지고 얼마 후, 마음껏 행복해 할 사이도 없이 우리는 청천벽력같은 일 앞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신랑 얼굴이 이상했습니다. 얼굴 왼쪽이 전부 말을 안 듣게 돼 버려서, 다른 사람 얼굴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안면마비'라고 하더군요. 본인의 고통이야 물론 말할 수 없이 크겠지만, 절망에 빠져 있는 남편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제 가슴도 정말

찢어질 듯 아프답니다.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걸려야 낳는지도 모르고,, 지금은 다니던 회사까지 쉬고 있어서 남편 마음이 많이 불편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제가 임신한 상태이다 보니 제 눈치까지 보는 것 같구요. 11월이면 아빠가 될텐데 그런 모습으로 아가 얼굴을 보게 될까봐 걱정도 되고, 아가가 태어나면 돈도 많이 들텐데 직장을 쉬고 있어서, 내색은 안 하지만 고민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늘 씩씩하고, 유쾌하고, 농담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까지 기분 좋아지게 만들던 사람이 이렇게 낙담하며 지내니까, 갑자기 주위가 어둠으로 둘러싸인 기분입니다.

전 그 어둠을 걷어내려고 일부러 행동도 크게 하고, 집도 더 환하게 만들어 놓고, 큰소리로 웃기도 하고.. 웃긴 얘기도 많이 들려주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드네요. 제 남편에게 내려앉은 어둠이 어떻게 하면 말끔히 걷힐지... 제가 가진 희망이 크면 그 어둠이 금방 물러나게 될까요? 그렇다면 정말 세상에서 제일 큰 희망이고 싶습니다. 기덕 오라버니께서도 제게 조금만 힘을 나눠주시지 않겠어요? 골든디스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기덕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참 마음이 따뜻해지거든요. 그리고 골든디스크 가족들의 희망도 아주 조금씩만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 신청합니다.


신청곡:  As Long As You Love Me /  Backstreet Boys

미국 출신의 5인조 팝 댄스 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스'의 1997년 작품.

 

 

 

양길용 

 


- 아빠 우울해? -

저희는 7년차 부부로 지금껏 맞벌이를 해오고 있습니다. 큰 아들은 지금 만 4세가 다되어 가고, 둘째가 딸인데 이제 7개월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결혼 전, 자녀계획 세울 때는 둘 정도는 가뿐하다고 생각하고, 여차하면 셋도 가질 생각이었는데,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더군요. 맞벌이 하면서 둘을 키우는거 정말 어렵습니다. 결국 집을 처가 근처로 옮기고, 종합병원 간호사인 제 아내는 주로 쉬는 날을 평일로 만들어서 장모님을 하루라도 더 쉬실수 있게 근무를 짜고 있습니다. 당연히 일요일을 포함한 빨간날은 이 두 녀석이 다 제 몫이 되는거죠. 아침 6시쯤에 기상해서 둘째 우유주고, 놀아주고, 큰애 일어나면 과일 깎아 주고 밥 챙겨주고...

집 청소하고 세탁기 좀 돌리고 애들 목욕시키고 난 후, 이제 아내가  올 시간이 됐겠지.. 하고 시계를 보면 아직도 오전!! 무슨 일요일 시간이 이렇게도 천천히 간단 말입니까!! 소파에 등 좀 붙여 살짝 쉬려해도, 이제 말을 제법 똑부러지게 하는 우리 아들 녀석이 놀아 달랍니다. 그때부터 블록 으로 차도 만들고 터널도 만들고, 중간 중간에 둘째 아이 기저귀도 갈아야 합니다. 요즘 저는 주부들의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어찌어찌해서 2시가 다 되어 가고, 애 업고 빨래 널면서 집 밖을 보니 맑은 날씨, 많은 차들, 멀리 보이는 바다와 산이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랬더니, 아들 녀석이 “아빠. 왜 울어요?” 하고 묻더군요. 아들에게 이런 모습을 들킨 것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지가 뭘 알겠나 싶어, "아빠 마음이 쫌 아프네." 라고 대답하니 아들이,  "아빠, 우울해요?" 라고 되묻는게 아닙니까. "아니, 아빠 안 우울해. 그냥 눈이 아파서 눈물이 나네."  그랬더니 아들 녀석은 “아! 그렇구나."  하고는 같이 빨래 너는 것을 도와 주더군요. 그때 제 등 뒤로 느껴지는 자그마한  둘째의 체온과 제 앞에서 아빠를 도와주겠다는 아들을 보니, 힘들었던 오전 시간을 다 보상 받은 듯 행복했습니다. 이런게 행복인가요? 재혁아, 예나야 아빠 안 우울해.. 니들이 있는데 아빠가 왜 우울해?....그러니 어서어서 빨리 커다오. 아빤 그거 이상 바라는 게 없단다...

 

신청곡:  End of the Road / Boyz Ⅱ Men

미국 출신의 4인조 R&B 그룹 '보이스 투 멘'의 1992년 작품.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강미옥님 사연

 

 

 

정미희 

 


- 엄마의 모습 - 


바쁘게 명절을 보내고 주말에 혼자 친정에 내려갔답니다.

어린 아이처럼 문 앞에서 엄마~하고 크게 불렀더니, 엄마는 맨발로 뛰어나와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가게를 내고부터는 바쁘다는 핑계로 1년에  서 너번 엄마 뵈러 내려오는데, 내려 올 때마다 얼굴이 바뀌어있는 엄마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 건강하게 우리 곁에 살아계실 때 자주 ?아뵈야 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게 내 맘처럼 쉽지가 않네요. 이번에도 남편은 가게를 보고 저만 친정집으로 내려왔답니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방에 들어서니 엄마는 멀리서 와서 배고프겠다고 상을 차려 늦은 점심을 정말 맛나고, 배부르게 잘 먹었답니다.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은 언제 먹어도 감칠맛이 나는 것이 수저를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상을 물리고 명절 전에 시장에서  산 빛깔이 고운 옷을 꺼내 엄마께 입혀드렸답니다. “뭐 할라꼬 이렇게 비싼걸 사가지고 왔노” 하시면서도 품이 딱 맞는 것이 맘에 드시는 표정이었습니다. 고운 빛깔의 옷이 엄마의 얼굴을 더 환하게 해드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준비해간 염색약으로 엄마의 흰머리를 갈색으로 염색해 드리고 나니 한층 젊어보이시더군요. “엄마 시집가도 되겠다” 라고 했더니, 엄마도 싫지는 않으신지 살짝 눈을 흘기십니다. 내친김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는 엄마 얼굴을 맛사지 해드리는데, 살이 없어 피부가 이리저리 밀려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모처럼 가져보는 한가한 시간에 엄마와 나란히 누워 팩을 해서 너무나 행복했지요. 저녁에는 남편도 합류해서 함께 식사도 하고, 고스톱도 치고,, 썰렁했던 집안은 엄마와 남편의 웃음소리로 제법 따뜻해질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 손에 용돈을 쥐어드리고 뒤돌아서서 오는데, 엄마는 우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우리에게 손을 흔들어 주셨답니다. 엄마,, 지금 이 모습 이대로 더 늙지 마시고, 오랫동안 우리들 곁에 계셔주세요. 싸랑합니다..


신청곡:  Love Shine A Light / Katrina & The Waves

영국 출신의 팝 록 그룹 '카트리나 & 더 웨이브스'의 1997년 발표곡.

 

 

 

 

정은미 


- 국화를 바라보며 -


지난 봄, 아이를 산책시키다, 근처 아파트 베란다에 국화가 무성하게 자란걸 보고 몇가지를 꺾어다, 화분에 꺽꽂이를 해보았습니다.

일주일동안 그늘에서 매일 물을 거르지 않고 촉촉히 적실 정도로 주었고, 일주일이 지나 햇볕이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에 화분을 놓고 국화를 심어주었지요. 그 국화가 이제 다 자라 조그만 꽃망울이 맺혀있는걸 보고, 전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그리고 그 꽃망울을 몇분동안 뚫어져라 바라보았지요. 자연의 신비함이라고 해야할까, 뭐라 말로 표현 할 수없는 야릇한 느낌.. 꺾어다 물만 줬을 뿐인데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우고, 키가 자라서 꽃망울이 맺혔다니, 자연의 생명력이 참 대단하구나 싶었습니다. 그 국화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제 초등학교 시절 자상하고 친아버지처럼 푸근한 인상의 담임선생님이 생각나더군요. 늘 국화를 꺽꽂이하여, 학교 내 베란다 한 켠에서 키우시던 선생님. 아침 등교길에 넓다란 운동장에 들어서면 전 저도 모르게 그 화단쪽을 보게 되고, 어김없이 선생님은 국화에 물을 주고 계셨습니다. “밤새 잘 있었니? 이제 날이 덥지 않아 꽃망울 틔우기 좋겠지??”  대답 없는 국화나무에 물을 주시며 말을 건네시는 선생님은 밤새 국화들이 조금 더 자란모습에 흐뭇해 하셨죠. 그땐 왜 선생님께서 그렇게 흐뭇해하셨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 선생님의 마음을 이제 이해할듯 싶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꺽꽂이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주셔서 아이들의 원망을 사셨지만, 꿋꿋하게 꺽꽂이에 대해  설명하셨던 선생님의 그 맑았던 미소가 국화꽃에 맺힌 꽃망울에서 보이는듯 싶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가을이면 항상 국화꽃 내음이 진동했던 유년시절의 그 학교, 그 운동장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신청곡:  Life Is Flower / Ace Of Base

스웨덴 출신의 혼성 그룹 ‘에이스 오브 베이스’의 1999년 작품.

 

 

 

 

 

 





2007-10-02(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