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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7일 (화) 김기덕의 골든디스크 / 차 한잔 하시죠
이금미
- 더불어 사는 세상 -
저는 8년째 유아용품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나이가 지긋하신 부부가 들어오시더니, 출산 준비를 하러 왔다고
하시더군요. 출산 준비를 하러 오시는 분들은 대개 젊은 부부들이거나
친정 엄마와 딸이기 때문에, 약간은 의아해 하며 출산에 필요한 용품을
보여 드리며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우리 아이들 키울 땐
이런 것도 없었는데.. 아유~ 귀여워라. 빨리 우리 아들 장가보내고 싶다" 하시며 신기해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꼭 필요한 제품은 빠트리지 말고
다 넣어 달라며 여러 번 강조하셨습니다.
저는 "혹시 따님이 아기를 낳으세요? “ 하고 물었더니 그 아주머니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실 우리 이웃에 이제 갓 스무살 넘은 젊은 아이들이 며칠 전 아기를 낳았다기에 찾아 갔더니, 세상에 아기 옷 한 벌
없지 뭐예요". 그랬었구나.. 그분들은 정말 자기 손자를 맞이 하듯이,
꼼꼼하고 넉넉하게 아기 용품을 구입했습니다. 제가 대단한 일 하신다고 했더니 그 아주머니는 이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며 오히려 부끄러워했습니다. 저도 그분의 따뜻한 마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최대한 할인을
해드렸고, 내의 두 벌을 선물로 드렸답니다. 아주머니는 너무 고마워 하시면서 아기 엄마에게 꼭 전하겠다며 하셨죠.
매일 매일의 뉴스엔 힘든 이야기, 무서운 이야기뿐인데, 저런 분들이 있어서 세상이 그나마 덜 삭막하지 않나 싶습니다.
한동안 그분들 생각하면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신청곡: Baby, Baby / Amy Grant
미국 출신의 여성 가수 ‘에이미 그런트’의 1991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2주간 정상을 차지했다.
CCM 가수로 잘 알려져 있는 에이미 그런트의 가장 대중적인 히트곡.
배영자
- 꽃게탕 -
아기를 낳은지 100일이 지나니, 머리카락이 한 웅큼씩 빠지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 때도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내심 놀랬는데, 둘째 때도
딱 100일이 지나니까 아니나 다를까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참, 자연의 섭리는 그 누구라도 비껴 갈 수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나이 서른 후반, 아이 둘의 엄마, 시간은 절 옛날 그대로
놔두지 않더군요. 사실 요즘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기분이 우울했습니다. 친정 엄마가 안 계셔서 산후 조리도 대충해서인지, 여기 저기 몸이
안쑤시는 데가 없고, 봄인데도 스웨터를 입고 있어도 하루 종일 추웠습니다.
방과 거실 목욕탕... 내가 다니는 곳은 온통 머리카락으로 흩날리고, 큰애와 둘째 신생아를 함께 돌보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나를 위해 차 한잔 마실 시간을 내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저에게 힘이 나는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 휴일,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는데, 가스렌지 위에 무언가가 끓고 있었습니다. 놀라서 뚜껑을 열어보니 맛있는 꽃게들이 고춧가루와
어우러져 끓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크게 썰어 놓은 감자와 양파도
잘 익어 가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약수통을 들고 들어오면서 말을 건넵니다.
“이제 일어났어? 더 누워있지, 왜?” “맛있는 냄새가 나서...”
“전에 당신이 오랜만에 매콤한거 먹고 싶다고 해서 내가 한번 끓여 봤어.
애 놓고 자기가 좋아 하는 꽃게탕 한 번 못먹었잖아. 많이 먹어야돼 ”
전 그냥 스치는 말로 한 말이었는데, 남편은 그게 마음에 걸렸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남편이 끓여 준 꽃게탕을 먹고 나니 정말 힘이
솟는거 있죠? 정말 너무 맛있어서 밥 두 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새벽시장에 가서 싱싱한 놈들로 사온 거 있죠?
보약보다 더 힘이 나는 꽃게탕을 먹은 것 같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남편의 섬세한 배려와 정성 덕에 다시 아줌마의 힘을 찾았거든요.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남편의 꽃게탕,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신청곡: I Will Always Love You / Whitney Houston
위트니 휴스턴의 1992년 작품으로 14주동안 정상을 지킨 곡.
김지선
-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의 웃는 미소가 떠오르네요-
변덕스러운 봄 날씨가 제 마음을 쓸쓸하게 만드네요.
이맘때쯤이면, 40세의 젊은 나이에 하늘나라에 가신 어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어찌나 밝은 분이시고, 인덕이 있는 분이었는지.. 얼마나 우리를 위해
한평생 힘들게 사셨던 분이신지.. 스무살의 어린나이에 결혼해서 저와 동생을 낳고 고생도 많이 하셨지만, 항상 베풀기를 좋아하고 밝고 예쁘신 분이셨습니다. 천진난만한 웃음과 순수한 마음과 감수성이 있었던 우리 어머니.
이제 제 나이 스물 다섯 살이 되니, 비로소 마흔 살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고 느껴집니다. 언제나 함께 할거라는 생각에 어머니의 속도 참 많이 썩혔지요. 그런 일들이 아직까지도 저의 가슴에 짐이 되어
남아있습니다.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저에겐 새어머니가 생겼습니다. 저희 친어머니를 많이 닮으신 밝고 명랑하시고, 가정적이고,
참 좋으신 분입니다. 저랑 동생을 친자식으로 생각해주시고 함께 수다 떨며, 밥을 먹고, 하루 종일 붙어서 농담도 하고... 가족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소중하고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그러고보니, 요즘에는 친어머니 얘기를
마음속에만 묻고, 입밖으로는 꺼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기덕의 골든디스크를 통해, 오랫동안 숨겨왔던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하늘에 계신, 제일 사랑하는 저희 어머니와 지금 저희 가족들을 생각하며 이 말을 고이 띄워봅니다. 어머니 사랑해요...
신청곡: A Song For Mama / Boyz II Men
흑인 남성 보컬 그룹, 보이즈 투 멘의 1997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7위까지 오른 곡. 제목 그대로 어머니에게 바치는 노래.
이근정
- 사고를 목격하고.... -
안녕하세요. 김기덕님. 저는 사거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얼마 전. 저희 가게 앞 사거리에서 큰 자동차 사고가 났습니다.
우연히 창밖을 보다가 사고를 목격하게 되었는데, 우선 사람은 괜찮은지,
많이 다치진 않았는지 걱정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렉카차 업체에 다급하게 전화를 하는 상황을 보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빨리 연락하게
되면 사례금을 준다고 하더군요. 거리의 많은 분들이 병원으로
한 시 바삐 부상자를 옮기려고 하는데, 그 사람은 남의 사고에 자신이
몇 푼 안 되는 사례금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참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남의 불행이 누군가에게는 요행이 되는 것 같은 생각에 씁쓸한 기분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먼저 환자를 옮기고 걱정을 해주신 분들이
훨씬 많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지요. 누구나 사고를 당할 수 있을텐데, 만약 그 때 병원으로 나를 옮기지 않고, 돈 몇푼에 렉카차가 먼저 오지는
않을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애청자 여러분 혹시 사고를 우연히
목격하게 되거든, 꼭 사람부터 걱정해 주는 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신청곡: You Are Not Alone / Michael Jackson
마이클 잭슨의 1995년 작품으로 싱글 발표 첫 주에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던 최초의 노래.
김미정
- 내 꿈은 청소부였다 -
나의 꿈은 의사도 아니고, 변호사도 아닌 청소부였다.
중학교 2학년때 까지, 나의 유일한 꿈은 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청소부가 되는 것이었다. 선생님들은 항상 이맘때쯤이면 앞에 나와
자신의 꿈에 대해 발표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의 꿈을 친구들에게 말을 하면, 애들은 키키덕 거렸지. 그래서 내 꿈이 조금은 창피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솔직히,, 청소를 해주는 일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얼마 전, 환경미화원 분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생스럽게 일을 하시는지
알고 나서, 나는 그 분들이 더 존경스러워졌다.
오늘따라, 중학교 때의 유일한 내 꿈이 사무치도록 그립다.
더러워진 내 마음도 깨끗하게 치워줄 마음의 청소부를 만나고 싶다.
신청곡: I Believe I can fly / R. Kelly
미국 출신의 흑인 프로듀서이가 가수인 '알 켈리'의
1996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2위 기록.
2007-03-27(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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