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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80화 - 계절이 지나가는 시간
(M) 주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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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꽃 / 조동진
남 실직 후
여러 회사에 면접을 봤지만
그때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그러다가 정말 어렵게 얻은 첫 직장이 바로
이곳, 보험회사였다.
새로 생긴 곳이라
대규모의 영업사원들을 신규채용하고 있었다.
(E) 사람들 소음
남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앉아서
한마디라도 놓칠새라
영업부장이 얘기하는 것들을
수첩에 적고 있을 때였다.
여 저기요, 방금 뭐라 그런거에요? 영업실적이 얼마 이상일 때
인센티브가 나온다구요?
남 아, 그거요...? (하면서 설명하려다 멈칫) 너...
여 .......어머... (한참 가만 있다가) 오랜만...이네.
(M) 사랑이 지나가면
(E) 로비 같은 곳 걸어나오는
여 이런 데서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진짜.
남 그러게. 이게 몇 년만이야...
여 몰라. 20년만인가, 25년만인가...
남 잘 살지?
여 응. 애들 다 키워놓구, 심심해서 뭐 일거리 없나 찾다가...
그냥 운동삼아 해볼까 하구 와봤어.
남 어...
여 (다소 과장된) 우리 남편은 몸상한다구 하지 말래는데
좋잖아. 나이 먹어서 사회 활동도 해보구...
내가 지금까지 워낙 집에서 편하게만 살아서....
남 그랬구나.
여 오빠는 그런데, 어떻게 이 일 시작한거야?
어디 대기업 부장이라고 얘기 들은 것 같은데?
남 어..... 명예퇴직하고 집에서 좀 쉬다가...
여 아..... 그랬어? 아무튼 반갑다.
(M)
Angel Baby / Linda Ronstadt
(E)바람 부는 소리
남 하늘이 흐릿하다.
버스정거장에 앉아 있는데
방금 전 만났던 그녀의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지금 기억하는 건
20년전... 그녀의 모습이다.
(BG)
Piano Solo / Ennio Morricone
여 아우 천천히 좀 먹어.
남 맛있는 거 많이 싸왔네?
여 오빠가 편지 보냈잖아. “치킨에 족발 먹고 싶다. 아참 김밥두!”
남 내가 그랬나?
여 어쩌면 군대 가서 애인 보고 싶단 소린 한마디도 없구
먹을 거 타령이냐?
남 야, 너두 군대 한번 가봐.
먹을 거 생각만 나. 왜 이렇게 배는 자주 고픈지.
여 알았으니까, 많이 드셔.
남 그런데 너... 오늘 꼭... 집에 가야 돼?
여 뭐?
남 아니 그러니까... 혹시.... 자고 가면 안돼?
나... 외박 나올 수 있는데.
여 장난해 지금?
남 나는 그러니까... 시간도 늦었구.. 너 밤차 타면 위험할까봐
그러지.
여 오빠가 더 위험해.
남 너 나를 뭘로 보고. 너 나 못 믿어?
여 못믿다 뿐이야?
남 알았다. 알았어.
여 (웃고) 다음달에 또 면회올게. 그땐 뭐 해다 줄까?
남 ..........잡채.
(M)
Picnic / 라이너스 담요
(E) 뛰어오며
여 오빠!
남 야, 넘어져. 천천히 좀 뛰어와라.
여 오빠 진짜 제대한 거 맞어?
남 그럼, 제대했지 탈영했을까봐?
여 나 나라에서 표창장 받아야 되는 거 아냐? 이렇게 일편단심 기다리는
여자가 요새 어딨다구.
남 아이구, 고마워 죽겠네.
여 어어? 진짜 나 같은 여자 없다니까?
남 알았다구. 가자, 제대 기념으로 한턱 낼게.
여 제대로 내.
(E) 술잔 부딪치는, 술집 소음
여 축하해!
남 축하할 일인지 모르겠다.
앞으로 학교 졸업하고 언제 취직하고... 산너머 산이야.
여 오빠 졸업하고 취직하면 난 몇 살이야?
스물 다섯? 스물 여섯?
남 뭐 그렇게 되겠지?
여 그럼 그때까지 결혼도 못해?
(M) 웨딩케익
(E) 누군가를 끌고 나오는
여 아우, 왜 이래. 이거 놔.
남 너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동수 얘기 듣고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여 그냥... 나와서 앉아있었던 것 뿐이야.
남 뭐? 선보는 자리에 그냥 나와서 앉아 있었어?
여 대학 졸업하고 집에서 팽팽 놀고 있으니
우리 엄마 아빠 입장에선 선보라고 하지.
남 그 남자는 알아? 너 애인 있는 거 아냐구.
여 이제 알았겠지. 오빠가 그 난리를 치고 이렇게 끌고 나왔으니.
남 그럼, 넌 내가 그 사실을 알고도
가만 있어주길 바라냐? 그럴 걸 그랬나?
여 .........몰라 나두.
남 윤은서!
여 나두 모르겠어. 나랑 같이 졸업한 애들은 취직했거나, 결혼했거나
다들 그랬단 말이야. 나는 뭐, 취직엔 뜻이 없으니까... 결혼해야
하는데...
남 결혼! 결혼! 니 나이가 몇이라고 벌써부터 결혼타령이야.
여 친구들은 다 했다니까?
남 친구들이 죽으면 따라 죽을래?
여 말꼬리 잡지마. 나한텐 중요한 문제야. 난 오빠 기다릴만큼 기다렸다 고 생각해. 하지만 오빠는 자기 인생만 살지, 날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겠다, 그런 생각은 안하잖아.
남 지금 내 처지에서 무슨 생각을 하겠어. 빨리 졸업하고 취직해야지
그 생각밖에 더 해?
여 오빠. 나는 평범한 애야. 평범하게... 살고 싶어. 내가 좋아하는 사람 을 잃게 되더라도...
남 ........뭐?
여 살다 보면, 잃게 되는 게 어디 그거 뿐이겠어?
(M) 하얀 손수건
남 그리고 얼마 후에
그녀는 결혼을 했었다.
한동안 나는 술을 많이 마셨고.
얼마 뒤엔 졸업을 했고.
또 얼마 뒤엔, 그녀가 그토록 바랬던 취직도 했다.
그리고...... 결혼도 했다.
결혼식장에서 아주 잠깐, 그녀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그녀라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 생각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던 것 같기도 하다.
(M) Have
I Told You Lately That I Love You / Rod Stewart
(E) 버스 오는, 올라타는
여 (멀리서) 잠깐만요~
(E) 올라타는
남 ........은서야
여 어? 오빠....
(E) 몇걸음 와서 앉는
여 오빠도 이 버스 타?
남 어.
여 집이 어디 쪽인데.
남 마포쪽.
여 아... 가깝네. 난 신촌인데.
남 그래....
(침묵/ 버스 가는 소리만)
여 애들은 몇이나 돼?
남 아들 하나, 딸 하나.
여 난 아들만 둘이야.
남 그래.
여 애들이 공부를 다 잘해. 둘 다 서울대 다녀.
남 아.. 그렇구나.
여 응. 건강하구. 잘도 생기구.
남 잘 키웠네.
여 부인은... 그냥 집에 있어?
남 그렇지 뭐. 그냥 평범한 여자야.
여 ......평범한 게 좋은거지 뭐.
(다시 침묵/ 버스 가는 소리)
남 부모님은 잘 계시구?
여 다 돌아가셨지 뭐.
남 아... 너 무남독녀라고 참... 끔찍이도 위하셨는데.
여 .........그랬지.
남 그래두...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
여 그럼~ 나야 더할 수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지.
(M) 행복한 나를
/
에코
(E) 버스 가는
남 다 왔다. 나 먼저 내릴게.
여 어, 잘 가.
남 그래.
여 아참 오빠 이거.... 내 전화번호.
남 어?
여 뭐, 앞으로 같은 데서 일하니까 만날 수도 있고...
혹시 도움 주고받을 일 있을 수도 있고.....
남 그래. 나중에 차라도 한 잔 하자.
(E) 버스 멈추고, 내리는
남 떠나는 버스 창가에 앉은 그녀.
그녀의 머리가 희끗해 보인다.
그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를 잠깐 돌아보며 미소 짓는
그녀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패여 있다.
그게.... 내 가슴을 아리게 한다.
(M)
소박했던, 행복했던 / 토이
(E)사람들 소음
여 오빠!
남 어, 교육 다 끝났어?
여 응. 아우 지겨워. 졸려 죽는 줄 알았네.
남 나이 들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 속도 못 따라가겠다.
여 오빠도 그래? 오빠 한때 머리 좋다는 소리 많이 들었었는데.
남 옛날 얘기지 뭐.
여 지금...바빠?
남 시간... 괜찮아. 왜?
여 차라도 한잔 마시자며. 지금... 시간이 좀 나는데.
남 그래. 그러자 그럼.
(E)찻잔 소리
여 오빠도 많이 늙었다. 옛날엔 참 잘생겼었는데.
남 ..........그래?
여 난 어때? 나도 많이 늙었지.
남 ......아니. 넌 그대로야.
남 그대로라고 얘기해준다.
알아보지 못할만큼, 변해 있는 그녀지만
그래도.... 그대로라고 얘기해준다.
그 말에, 그녀의 얼굴이 햇살처럼 환해진다.
여 치......... 거짓말.
남 곱게 흘겨보며 웃을 때의 모습은....
옛날 모습그대로긴 하다.
(M)
물안개 꽃 / 조덕배
(E)걷는 소리
여 조금 있으면 이 길에 벚꽃 피겠네.
남 그렇겠지.
여 오빠랑 꽃구경 참 많이 다녔지 그땐.
남 ........그랬나?
여 기억 안나? 산수유 피면 산수유 보러 벚꽃 피경 벚꽃 보러
가을에 코스모스 피면 코스모스 보러... 열심히도 돌아다녔잖아.
남 그래나보다.
여 너무 섭섭하게 말하네. 지나간 기억은 다 잊어버리기로 한거야?
남 그거 다 기억하면서 어떻게 사냐?
옛날 일들, 다 기억하면서 살면 못살거다 아마.
여 왜?
남 너무 그리워서.
(M) 기억이,
눈물이 / 정지찬
(E) 지하철 역 소음
남 너 2호선 타면 되지? 난 5호선 쪽 가서 타면 되겠다.
여 .....저기 오빠.
남 어.
여 우리 저녁도 먹고 가면 안돼?
남 어쩌지? 나 집식구들이랑 약속있어.
아들놈이 군대 휴가 나왔거든.
여 아, 그래? 그럼 가야지.
아유, 나두 빨리 집에 가야 되는데. 우리 그이 기다리겠다.
남 그래, 그럼 나 갈게
(E)몇걸음 가다가
남 그런데 은서야.
여 (조금 뒤에서) 어?
남 너 오늘... 생일 아냐?
(M)
Memory / 김범수
(E) 식당 소음
여 이러지 않아도 된다니까. 오빠 아들 휴가 나왔다며.
남 보름 휴가니까. 아직 시간 많어.
여 그래두... 괜히 미안하게....
남 ....... 너 어떻게 된거야.
여 어?.... 뭐가.
남 생일인데, 가족들이랑 약속도 없어?
여 어, 챙겨준다고 그러는데 내가 귀찮아서.
남 은서야.
여 .........
남 너 거짓말 하면 눈 못 마주치는 거, 여전하구나.
여 ..........내가 그랬어...?
남 얘기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해도 돼.
여 .........나 이혼했어.
남 ..........
여 우리 애들. 시혁이 민혁이... 네 살 여섯 살일 때 보고
아직 못봤어. 미국에서 사는데. 옛날엔 편지도 보내주고
사진도 보내주고 그러더니. 몇 년전부턴 소식이 없네.
어떻게 컸는지, 궁금한데.
(M) 추억은 사랑을 닮아 /
박효신
여 (눈물 삼키며) 끝까지 비밀 지키려고 했는데...
내가 참 주책이지 오빠?
(E)소주 따라주는
남 마실래?
여 어. (마시고) 내가 외로웠나봐.
참 외롭다가.. 오빠 만나니까.. 많이 반가웠나봐.
생각나더라. 옛날 생각이랑...
남 그럼 혼자 산지 얼마나 된거야.
여 15년 넘었지.
남 왜... 재혼하지.
여 그냥... 내가 좀 구식이잖아. 그래도 혼자 있어야 나중에
애들 보기도 좀 더 떳떳할 것 같고 그랬는데...
남 애들 연락처는 알아?
여 주소만... 편지 보내도 답이 없어서.... 이사 갔나 싶기도 하구.
이런 얘기 그만하자 오빠. 한잔 해.
남 .........생일 축하한다.
(E) 잔 부딪치는
(M)
축복합니다 / 이승철
남 그리고 며칠 후부터
은서가 교육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E)전화하는
여 여보세요
남 은서니?
여 어.. 오빠...
남 너 왜 안 나와?
여 나 관뒀어.
남 왜.
여 몸이 좀 안좋아서.
남 어디 아파?
여 그냥 좀....
남 병원엔 가봤어?
여 괜찮으니까.. 걱정 마.
남 지금 어딘데? 집이야?
여 .........어....
남 집이 어딘데. 내가 잠깐.. 가도 되겠어?
여 아니야. 오빠가 왜 우리집엘 와.
남 목소리가 너무 안좋으니까 걱정되잖아.
여 괜찮아. 끊을게.
(E)뚝 끊기는
남 편치 않은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잠시 후.....
(E)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안좋은 목소리) 오빠 난데...
남 어
여 진짜 와줄 수 있어?
(M)
Buio In Paradiso / Caterina Coselli
남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초라한 방안.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내 옛기억이....
내 옛사랑이....
송두리째 이 낡은 방안에서
아파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여 미안해, 여기까지 오라 그래서.
남 죽 좀 사왔는데.
여 고마워.
남 어디가 어떻게 아픈 건데.
여 .............
남 병원엔 가봤어? 뭐래?
여 그냥....
남 그냥이 어딨어. 어디가 많이 안좋대?
여 오빠,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
남 뭐.
여 나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보호자 동의서가 필요하대.
남 수술?
여 나... 보호자라고 하구 동의서에 사인 좀 해줄래?
(M) Songbird
/ Eva Cassidy
남 너.. 언제부터 이랬던건데.
여 나두 며칠 전에 알았어. 그냥 소화가 안되는 건 줄 알았는데.
남 누구... 아무도... 간호해 줄 사람 없어?
여 누가 있어.
남 (속상한) 너 정말....
여 나 요즘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남 왜
여 속상해서.
진짜 속상해. 아주 가끔 오빠 생각... 하면서도
절대 안 마주치면 좋겠다, 그랬는데.
어떻게 이런 최악의 상태로 마주치냐?
남 ..........
여 그런데 더 속상한 건....
이런 상태면서... 오빠한테 자꾸 기대고 싶다는 거야.
(M)
Ja Esta / Bevinda
남 초라해진, 많이 늙어버린, 약해져버린
그녀를 병실에 혼자 남겨두고
집으로 온다.
집에 와서, 밥을 먹고, 텔레비전을 보고,
과일을 먹고,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고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M)
기침 / 테이
(E)병실 들어오는
남 뭐해?
여 어, 왔어. 뭐하러 자꾸 와. 바쁠텐데.
남 뭐 쓰는거야?
여 ........어. 편지.
남 누구한테.
여 우리... 애들한테.
남 답장도 안온다면서.
여 그래두... 바빠서 못쓰는 걸 수도 있으니까, 내 소식이라도
전하려구.
남 어떻게 사람 시켜서라도 찾아보지 그래.
이사갔을지 모른다며.
여 어떻게 알아봐야할 지도 모르겠구...
미국이 좀 넓어..? 대한민국 안에서도 헤어져서 못 만나고 사는데 뭐.
남 내가 좀 알아봐 줘?
여 오빠가 어떻게...?
남 한인회 쪽에 후배 녀석이 하나 있어.
여 그래 주면 고맙구.
남 그날, 병실을 나서는 나에게
그녀는 편지를 쥐어 주었다.
여 미안한데, 이 주소로 이거 좀 부쳐줘. 봉투가 없어서.....
남 그래.
여 읽으면... 안돼.
(M) 편지 - 김광진
(BG)
여 얘들아, 안녕.
한국에 있는 엄마야. 잘 지내고 있지?
엄마가 미국에 한번 들어가서 너희들을 만나봐야 하는데
너무 바빠서 시간이 통 안나네.
엄마가 하는 사업이 많이 잘 되고 있거든. 돈도 많이 벌었고.
요즘 정말 좋아. 친구들이랑 여행도 다니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어.
너희들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 계절 바뀔 때는 특히 건강
조심하고, 미국에 산다고 식사 소홀히 하지 말고, 꼭 꼭 밥 챙겨먹고.
언제... 볼 수 있을까. 보고 싶구나.
(M)
Foolish Games / Jewel
남 내일이 수술인데, 컨디션 어때.
여 괜찮아. 수술비 도와줘서.. 고마워.
남 뭘...
여 나 오빠한테 그런 거 받을 자격 없는데...
오빠 부인이 알면... 얼마나 내가 미울까.
남 그래서.... 나 앞으로는 못 올 것 같애.
여 .........어... 그래야지.
남 미안해.
여 미안하긴. 지금까지 해준 게 어딘데.
남 ..........
여 그럼 이제 수술하고 깨어나면 못 보겠네?
남 그럴거야. 아마.
여 미리 인사해야겠다. 고마웠어. 앞으로... 잘 살아 정말. 행복하게. 남 너도... 꼭 건강해져야 돼.
(M)
어떤 그리움 / 김범수
(E) 병원 소음, 엘리베이터 도착음
여 얼른 내려가. 더는 못 나가겠다.
남 은서야. 오늘 저녁 비행기로.... 누가 올거야.
여 응? 누...가?
남 시혁이랑, 민혁이.
여 (목메는) 응? 누가 와?
남 니 아들들. 시혁이랑 민혁이.
여 그 애들이 어떻게... 어떻게 와?
남 알아보니까, 니가 준 주소에 살고 있지 않더라.
이사간 곳으로 연락해 봤더니, 그 애들도 너 많이 생각했었대.
여 (울며) 정말? 그래서 온대? 나 보러?
남 내일 수술한다고 했더니, 최대한 빨리 서둘러서
오늘 저녁에 도착하기로 했어.
여 오빠... 고마워 오빠. 고마워. (우는)
남 그러니까, 약한 마음 먹지 말고....
수술 끝나며 씩씩하게 눈 떠 임마. 그 아이들 얼굴 봐야지.
여 그래야지. 그래야지... (우는)
남 이제... 다시 볼 일 없겠지만....
혹시라도... 죽기 전에 다시 한번이라도 보게 되면...
그땐 진짜 행복해져 있어야 된다.
여 응... 그럴게. 꼭 그럴게.
남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늙고 쇠약해졌지만, 얼굴은 행복으로 빛나는 그녀가...
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M) 주제음
2007-03-21(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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