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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73화 - 사랑. 그 흔하고 쓸쓸한 것.
(M) 주제음 (잔소리 - 더넛츠)
남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난 수년 동안 멈춰 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무런 죄책감도
아무런 미안함도
느낄 수가 없었다.
가슴 속에, 설렘만이 가득차 올라서.
여1 안녕하세요, 저 이번에 새로 이 학교에 부임한
박신희라고 해요.
남 네. 안녕하세요.
여1 모르는 거 있으면 종종 여쭤볼께요. 좀 부탁드려요.
남 그럼요. 얼마든지요.
남 서른 둘이나 서른 셋? 정도 되어보이는 외모에
어딘지 여려 보이는 여자였다.
남자라면 한번쯤 호감을 가질 법 한 그런 분위기였다.
여1 교정이 정말 아담하고 예뻐요.
꼭 저 다니던 여고 같아요.
남 사랑을 꿈꾸는 건
비단 피가 뜨거운 사춘기 때 뿐이 아니다.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남자는 사랑을 꿈꾼다.
(M) 남자 이야기 - 허니패밀리
(E) 문 열고 들어오는
여2 왔어?
(E) 돈 세는 소리
남 뭐해?
여2 오늘 곗돈 탔거든
남 밥이나 줘
여2 거기 차려놨어. 밥만 퍼서 먹어.
(E) 걸어가서, 반찬 뚜껑 열어보는
남 ...... 반찬이 이게 뭐냐?
여2 왜. 아유 하루 세끼 맨날 먹는 밥상
어떻게 날마다 달라져. 그냥 좀 먹어.
남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여2 뭐? 꼬라지?
남 그래. 옷꼬라지는 그게 뭐냐? 머리꼬라지는!
여2 이 남자가 들어오자마자 왜 이렇게 타박이야?
남 관두자. 아니 어떻게 한 삼사년 새에 이렇게 팍 늙었어.
순식간에 아줌마가 됐네.
여2 아줌마가 아줌마 되지. 그럼 내가 아가씨야?
남 관리하기 나름이지. 학부형들 보면, 당신 보다 나이 많아도
더 아가씨같고 더 이뻐.
여2 아 거기야 부자 동네니까, 비싼 거 바르고 먹고 하니까
그런 거겠지. 그러면 돈을 좀 갖다 주면서 그런 소릴 하든가.
남 말을 말자 말을 말아. 돈 가지고 예뻐진다든?
마음 갖고, 노력 갖고 예뻐지는거야. 어따대구 핑계야.
(M) 아줌마
남 (전화 통화하는 듯) 네 어머니. 알았어요. 걱정 마세요. 네.
(E)전화 끊고
(E)방문 열고 들어오는
여2 어머니?
남 어
여2 왜?
남 우리 어머니 일본 온천 여행 보내드릴까?
여2 뭐어?
남 당신 어제 곗돈 탄 거 있잖아. 그거 조금만 떼서.
여2 아 그거 얼마 안돼. 500인데, 뭘 조금 떼고 말고 해.
M남 500이 왜 얼마가 아니야. 거기서 한 200만 떼서.
여2 뭐? 500에서 200떼면 그거 얼마나 남는다구 그래.
남 어머니 친구분들이랑 다같이 가신대. 혼자 안가시면 그렇잖아.
여2 당신만 자식이야? 그 잘난 시누이들은, 입으로만 효도한대?
같이 좀 보태자 그래. 우리가.... (망설이다가) 그래, 100내놓는다구
시누이들 한 삼사십씩 보태라 그래.
남 야, 그거 100이나 200이나. 조금 더 내고 우리가 생색도 내면
좋잖아.
여2 생색은 무슨. 우리가 생색낸다고 누가 알아주기나 해?
남 아니,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 온천여행 한번 못 보내드려?
여2 그럼! 하나밖에 없는 장인어른은.
당신 우리 아버지 재작년 환갑 때 어쨌어?
여행? 식구끼리 밥한끼 먹는데, 그 돈도 우리 오빠가 냈지.
그때 봉투에 10만원 넣어드리고 온 게 전부야. 기억 안나?
남 그때야..... (얼버무리고)
여2 사람이 어쩜 그렇게 이기적이냐?
(E)문 닫고 나가버리는
남 (속상해) 아휴.... 내가 어쩌다가 저런 여자랑......
(M) 너 그럴 때면 - 이브
(E) 꽃병 놓는
여1 어머, 김선생님.. 안녕하세요.
남 네. 무슨 꽃이에요?
여1 그냥요. 아침에 오다가 예뻐서 샀어요.
남 박선생님은 결혼하시면 참 잘하실 것 같은데.
제가 좋은 남자 소개시켜 드려요?
여1 아니에요...
남 왜요? 제 친구들 괜찮은 놈들 많아요.
남 이렇게 말은 했지만
속으론 은근히 그녀가 거절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왜 그런 마음이 드는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여1 아뇨. 저 실은.. 결혼 했었어요.
남 ....예? 아.. 그럼 이혼을...
여1 사별했어요. 재작년에.
(M) 지상에서 영원으로 - 정경화
남 그런 얘기를 듣고 봐서일까.
그녀가 더욱 더
애잔하고 가여워 보였다.
여1 김선생님은 아기가 몇 살이에요?
남 아직 없어요. 애기.
여1 아.... 아직 신혼이신가봐요.
남 아뇨. 결혼한지는 꽤 됐는데, 아직 안생기네요.
여1 요즘엔 많이 그렇대요. 아기가 귀하다고 하더라구요.
남 박선생님도 빨리 다시 결혼하셔서
아기도 갖고 그러셔야죠.
여1 글쎄요... 아직은.....
남 상처는 품고 있으면 한없이 더 커지는 거거든요.
아파도 빨리 털어버리는 게 좋아요.
여1 ...네. 노력해 볼께요. 감사합니다.
(M) 눈물 - 박화요비
(E) 대문 열고 들어가는데
여2 (펑펑 울고 있는)
남 왜 그래?
여2 (울기만)
남 왜 그러냐구.
여2 당신 가족들은 도대체 왜들 그래?
남 뭐?
여2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
남 무슨 일인데.
여2 어머니랑 당신 누나들 차례로 전화해서... 나한테..
얼마나 퍼부었는지 아냐구.
남 왜. 일본여행 때문에?
여2 니가 뭔데, 내 아들이 번 돈 가지고 줘라 마라냐.
니가 뭔데, 내 동생을 쥐고 흔드느냐.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나, 당신이랑 사는 당신 부인이야.
남 알았어...
여2 뭘 알아?
남 그만 하라구, 알았다구.
여2 그러니까. 뭘 알겠다는건데.
남 당신 화난 거 알겠으니까, 그만 좀.. 이제 그만 좀 하라구.
이거 가지고 또 몇날며칠을 들볶을거야.
여2 어떻게 당신.... (울먹이며) 지금 내 심정이 어떨지. 조금이라도
상상해 봤어? 입장 바꿔서 생각해 봐. 내 마음이 어떨지!
(M) 조금만 사랑했다면 - 오현란
남 우리 가족들은 처음부터 아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나 역시 긴 연애 끝에 아내와 하는 결혼이
그닥 달갑진 않았다.
하지만 내가 군대에 있는 기간 내내
한번도 빼놓지 않고 면회 와 주었던 그녀와
헤어질 구실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아내가 나와 사는 내내
얼마나 섭섭한 일이 많았을 지는
나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이 가지 않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E) 방문 열고 나오면
여2 누룽지 끓여놨어, 먹고 가.
남 퉁퉁 부은 얼굴로..
퉁퉁 부은 눈으로..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누룽지를 끓였을 아내의 마음을
나는 심통맞게 외면한다.
남 됐어....
여2 안먹을라면 말어.
(E) 설거지통에 숟가락 신경질적으로 내던지는
(M) Here
With Me - Dido
여1 선생님.. 죽 좀 드실래요?
남 네? (다정) 이게 웬 거에요?
여1 아침에 속이 안좋아서 죽을 좀 끓였는데 많아서요.
혹시 아침 안 드셨으면, 이거 좀 드세요.
남 그래도 될까요?
여1 그럼요. 지난번에 저 저녁도 근사한 거 사주셨는데.
(E) 반찬 뚜껑 여는
여1 이건 물김치거든요? 같이 드세요.
남 아... 이거 먹어도 되나....
여1 교감선생님 오시기 전에 빨리요.
(E) 먹는
남 야... 잣죽이 진짜 고소하네요.
여1 직접 갈아서 한 거거든요. 괜찮아요?
남 박선생님 요리 솜씨 정말 좋으시다.
여1 뭘요. 맛있게 먹어주시니까, 제가 더 좋은데요 뭘.
남 이거 한그릇 먹고 나면요, 하루 종일 든든할 것 같아요.
여1 어머.... 앞으로 제가 더 자주 싸올께요. 얼마든지 드세요.
남 참.. 부드럽고. 참.. 다정하고. 참.. 예쁜 여자다.
저 여자를 두고 갔을 그 남자는
얼마나 마음이 아렸을까.
(M) 내 눈물 모아 - 서지원
남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다.
여2 빨리 들어와야 돼.
남 저녁에 뭐할건데.
여2 그냥 뭐, 밥 먹지 뭐해.
남 어디 외식해?
여2 뭐하게.. 돈들잖아. 그냥.. 집에서 고기나 사다 구워먹을까?
남 (짜증나는) 평소에 고기 못 먹고 사냐? 알았어, 나중에 전화할게.
여2 그래두 일찍 와야 돼.
(E) 말 마치기도 전에 대문 쾅닫히는
남 그렇게 학교에 나왔는데.
여1 (통화하는) 미역국 먹고 나왔어요. 네. 나 낳느라 엄마가 고생하셨지.
그래요. 나중에 전화드리고, 주말에 찾아뵐께요. 네.
(E)전화 끊는
남 박선생님.. 오늘 생일이에요?
여1 아.. 네..
남 그렇구나. 뭐 좋은 계획 있으세요?
여1 계획은요 뭐.
남 친구들 안 만나요?
여1 그렇더라구요. 제 처지가 이렇게 되고 나니까
괜히 친구들 만나는 것도 꺼리게 되구. 제가 못나서 그렇죠 뭐.
남 5분 후. 난 집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
여2 여보세요?
남 여보 난데.
여2 응. 여보. 내가 생각해 봤는데, 그럼 우리 삼거리 중국집 갈까?
남 아니.. 그게 아니구... 나 오늘 좀 늦을 것 같애.
여2 ....왜?
남 중요한 약속이 생겼어.
여2 ...그래? 할 수 없지 뭐.
남 그래. 그럼 끊어.
남 내 마음은 이미, 겉잡을 수 없게 돼 버리고 말았다.
(M) 박효신 - 해줄 수 없는 일
======================1부 끝
(E) 후 불어서 끄는
남 축하해요.
여1 고맙습니다. 저 때문에 이렇게 시간 내 주시구. 감사해요.
남 아니에요. (얼결에) 박선생님 일이라면 저야 뭐...
여1 ..... 네?
남 (어색) 아니... 전.. 그냥... (심호흡하고) 실은.. 제가 요즘 좀
못된 생각을 하는 중이거든요.
여1 .....어떤..생각을요?
남 아내와 이혼할 생각요.
여1 네? .... 왜요?
남 그냥.. 같이 사는 게 고역인 것만 같아서...
여1 ......
남 그리구... 자꾸만 좋아지는 사람이 생겨서...
여1 김선생님...
남 이건 그냥 제 감정이니까.. 박선생님은 신경 안쓰셔도 좋아요.
그냥.. 제 감정이니까...
여1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어요.
남 .....
여1 저도... 자꾸만... 안 그러려고 해도... 자꾸만 그렇게 돼서요.
(M) 아시나요 - 조성모 (조금 길게)
(E) 열쇠로 문 열고 들어오는
남 ......뭐해?
여2 (싸늘한) 지금이 몇시야?
남 미안해. 중요한 일이 있다고 했잖아.
여2 그래두.. 오늘은 내 생일이잖아.
남 생일 그거, 매년 돌아오는 거잖아. 그리구 생일이 뭐 별거냐?
같이 밥 한끼 먹는 거 나중에 하면 무슨 큰일 나?
여2 ......................(한참 있다 울음 삼키며) 그런게... 사는 거잖아.
그것도 못할 거면.... 뭐하러 살어?
(M)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양희은
남 그리고 몇 주 동안이나
아내와 나는 어색하게 지냈다.
필요한 얘기 외에는 하지 않았고
방도 따로 쓰기 시작했다.
그와는 반대로, 박선생과 나의 사이는
급진전하고 있었다.
(E) 걸어 나가는
여2 (뚱한 소리로) 어디 가.
남 친구들이랑 스키장 간다 그랬잖아.
(E) 스키 쏴아악 내려오는 소리
여1 (즐거운 비명 소리) 어우, 저 이런 거 잘 못타요.
남 괜찮아요. 나 잡고, 다리를 에이자로 만든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여1 엄마야... 손 놓지 마세요. 네?
(M)하얀 겨울 -Mr.2
(E) 차 가는 소리
여1 오늘 저 정말 너무 재밌었어요. 몇 년만에 이렇게 시원하게 웃어본
건지.
남 앞으로는요, 내가 맨날맨날 웃게 해줄께요.
여1 .......정말요?
남 나.... 곧 이혼할거에요. 오늘 집에 가면 얘기하려구요.
여1 정말 그러셔도 돼요?
남 아내한테도 그게 나아요. 그 사람도 자기 정말 좋아해줄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야죠. 애도 없고, 아직 젊은데.
여1 학교는... 옮겨야겠죠?
남 걱정 말아요. 그건 제가 다 알아서 할께요.
박선생은 나만 믿어요.
여1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좋기도 하구, 무섭기도 하구....
(M) 송인 - 쿨
(E) 찻잔 내려놓는 소리
여2 여보. 우리 차 한잔 하자.
남 .......그래. 나도 할 말 있었는데. 잘됐네.
여2 할 말? 어떤.. 말?
남 우리.. 이렇게 사는 거.. 서로 너무 힘들지 않아?
여2 응?
남 난 좀 그래. 많이.. 힘들어. 그래서... 그냥 헤어졌으면 해.
여2 (멍한) 이혼..하자구?
남 ...그래.
남 말을 끝내놓고, 난 차라리 외면해 버린다.
아내는 내게 욕을 할 것이다. 아니면 나를 때릴지도 모른다.
여러 가지 반응을 예상하며, 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2 그래..... 나도 그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다행이네.
남 응?
여2 내가 오늘 하고 싶었던 얘기도 그거였어. 실은 나 지난번에
불임검사한 거 있잖아. 결과가 나왔는데, 나 아기 못가진대.
남 .........
여2 당신이랑 관계 회복... 유일한 희망이 아기였는데.
그것도 물 건너갔고.... 더 이상 기댈 데가 없네. 잘됐지 뭐.
우리 이혼해.
(M) 바보 - 박효신
남 너무 쉬워서, 오히려 이상했다.
내가 아는 아내는 이런 여자가 아닌데.
그녀는 모든 걸 순순히 응해 주었다.
남 이 집은 팔아서 반으로 나누자. 그리고.
여2 아니야. 결혼할 때 당신이 산 집이잖아. 그냥 당신 가져.
다른 건 필요없고, 적금 탄 거 중에 한 삼천만원은
우리 아빠 드렸으면 좋겠어.
남 그래....... 그게 다야?
여2 다야. 됐어. 서류 접수해 이제.
남 당신.. 정말 괜찮아?
여2 (담담하게)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안괜찮으면 어쩔건데?
남 같이 사는 동안 나 때문에 힘들었다는 거 알아. 미안해.
여2 아니야. 이제라도 여러 가지를 깨닫게 해 줘서 고마울 뿐이야.
(M) 발걸음 - 에메랄드캐슬
여1 (조금 들뜬) 그럼.. 이제 완전히 이혼한거에요?
남 (기분이 좋지는 않은) 그래요.
여1 그런데.. 표정이 왜 그러세요? 기분이 별로세요?
남 아뇨.. 오늘 컨디션이 영..
여1 그럼, 저희집 가요. 제가 죽 끓여드릴께요.
남 미안해요. 오늘은 내가 가볼 데가 있어요.
(E) 병원 소음
남 그렇게 찾아간 곳이, 아내가 다녔던 산부인과 병원이었다.
그리고 알았다.
아내는 불임이 아니라, 곧 수술할 몸이었음을.
(E) 통화연결음
여2 여보세요.
남 난데, 잠깐 만나.
여2 우리가 만날 일이 뭐가 있어.
남 당신, 나한테 왜 거짓말 했어?
여2 내가 무슨 거짓말을 해?
남 수술한다며? 나 지금 병원이니까 속일 생각하지 마.
여2 어, 수술해. 그런데 거짓말 한 건 없어. 그 수술 하고 나면
살지 죽을지도 모르는데, 애를 어떻게 낳겠어?
남 그럼 그렇다고 진작에 얘길 했어야지! 왜 거짓말을 해!
여2 거짓말....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돼서 헤어지고 싶다고...
당신은 왜 말 못했어?
(M) 아디오 - 양파
(E) 띵똥거리며 벨 누르는, 문 두드리는, 잠시 후 문 열리는
여2 ...왜 그러는데.
남 얘길 좀 하자구.
여2 무슨 얘길.
남 무슨 얘기든!
여2 당신이란 남잔, 참 이상해. 가질 수 없는 것만 가지려고 들어.
남 뭐야?
여2 기억하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당신이랑 헤어지려고 했던 적이 있었어.
10년을 다 되게 연애를 했는데도 날 너무 힘들게만 해서. 그만두려고
그랬더니 당신이 그제서야 결혼하자고 하더라?
남 .......
여2 이혼하자고 해서 헤어져 줬더니, 이제 와선 또 왜 이래.
남 니가 아프다며.
여2 지금 아픈건 아무 것도 아니야. 나는 아팠어.
너를 만나서, 당신이란 남자를 만나서, 내내.... 내내 아프기만 했어.
(M)아프죠 - 해이
(E) 탁자 톡톡톡 두드리는
여1 선생님?
남 (정신 차리는) 아...네...
여1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제 말 못들으셨죠.
남 네... 무슨 말을....
여1 부모님한텐 언제 인사갈거냐구요.
남 신혜씨. 그게요.
여1 왜요?
남 제가 좀 복잡한 일이 생겨서 그러는데... 조금 미루죠.
여1 (약간 삐진) 복잡한 일 뭔데요? 혹시 또... 그 전부인 때문이에요?
남 그 사람이... 수술 날짜가 얼마 안남았어요.
여1 안된 건 잘 알겠어요. 저도 같은 여자로서 미안하고, 그래요.
그치만요, 이미 끝난 사이잖아요. 그쪽도 그쪽 가족들 있을 거
아니에요.
남 그렇긴 하지만, 그래두.
여1 우리가 전부인 아픈 것 때문에 왜 다퉈야 되는데요. 난 정말 이해가
안돼요.
남 남편분... 보내보셨잖아요. 어쨌든, 한지붕 아래서... 같은 이불 덮고
살던 사람인데. 그 사람이 살지 죽을지 모른다잖아요. 저 지금요.
많이 미안하고, 마음도 많이 아파요. 다 제탓인 것도 같고....
이 모든 걸 다 알면서 저랑 이혼했을 그 사람 생각하면....
미치겠다구요.
여1 ..........(싸늘)그러세요? 그럼 그분한테 가세요. 그럼 모든 문제가
쉬워지겠네요. 전 갈께요.
(E) 벌떡 일어나 나가 버리는
(M) 마지막 사랑 - 박기영
(E)노크 소리
여2 네....
(E)문열고 들어가는
여2 ................뭐하러 또 왔어?
남 그냥.....
여2 당신 술 마셨어?
남 ........어
여2 잘한다. 위장 다 버리게. 맘대로 해. 내가 무슨 상관이야.
남 ....당신은... 왜 아프고 그러냐?
여2 (속상하지만 눈물 참고) 내가 아프고 싶어서 아프냐?
남 한 사람이랑... 15년 넘게 얼굴 맞대고 살다 보니까...
이게 사랑인지... 사랑이 뭔지... 가슴 뛰는 게 뭔지...
참 모르겠어서...
여2 아유 변명 같은 거 하지 마. 됐어. 당신한테.. 사랑이 뭔지.
가슴 뛰는 게 뭔지 가르쳐 줄 사람 있으면 됐어.
남 ........여보
여2 내가 왜 당신 여보야. 내 여보는... 없어 이제.
남 여보.....
여2 내가 먼저 죽으면 어쩌나. 바보같이 가끔 다리미질 하다가
그런 상상 하면 눈물이 찔끔 나고 그랬어.
이 사람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데, 늙어서라도 내가 먼저
죽으면 이 사람 추해질텐데. 그럼 어쩌나.
남 ............
여2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천치처럼. 당신은 당신 살 길
다 알아서 잘 가고 있는데. 나는 죽을 길 가고 있는 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눈물나고)
남 (떼쓰듯)누가 죽을 길을 가냐. 누가. 누가 날 두고 죽을 길을 가.
내가 당신 여본데. 당신 남편인데. 어떻게 나를 두고 가.
가긴 어딜 가!
(M) 너에게로 또다시 - 변진섭
(E) 스트레쳐 카 가는 소리
남 (약간 다급하게) 여보. 내 말 듣고 있지. 눈 좀 떠봐.
어젯밤에 말한 거, 다 진심이야. 내가.. 정말 미안해.
당신이 이 수술실에 들어가서 살아만 나오면...
내가 보여줄게. 나도 변할 수 있다는 거.
여2 (혼잣말처럼) 거짓말....
남 잠도 안 자면서. 눈 좀 떠 봐.
여2 눈 뜨면... 울 것 같단 말이야.
남 그래도 나 한번 보고 들어가.
여2 지금 안 봐도.... 나와서 볼거야.
남 .....여보
여2 정말... 보여주는지. 한번만 더 속아보지 뭐.
남 여보... 푹 자다가 나와. 좋은 꿈 꾸고. 행복한 일만 상상하면서.
남 아내는 수술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눈을 뜨지 않는다.
나는, 그 앞에 앉아서 기다린다.
다시 한번... 그녀의 그 눈을 바라볼 그 순간을.
(M) 주제음
2007-01-31(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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