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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26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59화 - 시월의 간이역


(M)주제음  시월의 어느 멋진 날 / 김동규


(E) 기차 소리 -

남     도시를 벗어나면 될 것 같았다.

        일단 답답한 도시만 벗어나도

        뭔가, 머릿속이 차분히 정리될 것 같았다.

        문득 인터넷에서 본

        시골의 작은 간이역이

        너무 마음에 들어

        무작정 지도를 보고 기차에 올랐고.

        그곳에 도착했다.

        사진에선, 그저 낭만적으로만 보였던 이곳은....

        그냥.... 그런..... 시골역일 뿐이었다.

(E) 몇걸음 걷는

남     그래도 내게 지금 휴식처가 되어줄 곳은

        이곳 뿐이었다.

(M) 기차와 소나무 / 이규석


(E) 멀리 새소리 들리고, 사람들 웅성대는 소리 몇마디 정도 -

남     숙소를 예약하고 온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작은 벤치에 앉아서

        이제부터 어디로 갈까...

        생각하고 있는데.


여     (멀리서, 주저하는 듯한 목소리) 연락이 잘 안돼서...

        이거 들으면... 전화 좀 줘요.


남     한 여자가 내 맞은편 의자에 앉아 있었다.

        작은 가방을 끌어안고

        기차가 도착하면 금방이라도 떠날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기차가 도착해도

        그 다음 기차가 도착해도

        그 여자는 떠나지 않았다.

        난 담배를 몇 대 피우고

        자판기 커피를 몇 잔 쯤 마신 후에

        자리를 떴다.

(M) 춘천 가는 기차 / 김현철


(E) 새소리

남     관광지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작은 절이 있다고 해

        그곳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일단, 산사에 들러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절벽 끄트머리에

        한 여자가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냥 무심코 지나치려 했으나

        위태위태해 보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놀란 난 그곳으로 뛰어갔다.

(E)뛰어가는 

남     이거봐요. 지금 뭐하는거에요?

여     왜 이래요. 이거 놔요.

남     아니.. 젊은 사람이 인생을 그렇게 쉽게 포기해요?

        부모님 생각해 봤어요?

여     뭐라구요?

남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몰라두요, 살아갈 생각부터 해야지

        죽을 생각부터 해요?

여     죽긴 누가 죽어요!!! 이상한 사람이네 진짜....


남     여자의 손에는

        작은 들꽃 하나가 들려 있었다.

(M) 제비꽃 / 류


(E) 산새소리 -


남     너무 멋쩍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그냥 서 있었다.


여     기막혀... 내가 떨어져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에요?

남     .... 그러게... 뭐하러 여기 서 있어요. 위험하게.

여     아래 보세요.

남     ...........

여     너무 멋지죠?


남     그녀의 말에 따라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는

        끝도 없는 꽃밭이었다.

(M) 냉정과 열정 사이 주제곡


여     맞아요. 만약에 자살을 한다면, 이런 곳이어도 좋겠네요.

남     네?

여     (웃으며) 만약에요.

남     네... 뭐 어쨌든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여     아니에요... 가시던 길.. 가세요.

        저두 갈 데가 있어서...

남     네....


남     그녀가 앞장 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녀와 내가 가는 길이 같나보다.

        자꾸만... 내가 뒤쫓는 셈이 되고 있었다.

(E) 몇걸음 가다가 멈추는


여     이거보세요... 저 괜찮아요.

남     네?

여     괜찮다구요. 왜 자꾸 따라와요?

남     아뇨... 전 그런 게 아니구... 저두...

여     (OL) 혹시 저한테 뭐 딴맘 있으세요?

남     (황당) 네??

여     저요, 임자 있거든요.

        이런 데 혼자 와 있다고 쉽게 보고 들이대시는 모양인데.

        저 그런 여자 아니거든요?

남     (버럭) 저도 그런 남자 아니거든요?

        저도 눈 높거든요?

여     뭐라구요? 

남     비켜요. 내가 먼저 갈 거에요.

(E) 걸어가는


남     이젠 별 수 없이

        그녀가 나를 뒤따라 오는 셈이 되었다.

(M) Be My Love / 클래지콰이


(E)산사 조용한 종소리

남     산사에 도착했다.

        그녀의 목적지 역시 이곳이었나 보다.

        도착해서는 나를 보더니

        민망한 듯 시선을 피한다.


남     아니... 왜 사람 뒤를 쫓아오고 그래요?

여     (어색) 참나... 쫓아오긴 누가 쫓아왔다고...

남     맘이 있으시면 맘이 있다고 얘길 하시든가....

여     아유, 알았어요. 미안해요 미안해.

(E) 걸어가는


남     팩 토라져서 앞서 가는 그녀의 손엔

        아직도 작은 들꽃이 들려 있었다.


(E) 따라 걸어가는

남     여기 자주 와요?

여     네. 

남     집이 이 근처에요?

여     네.

남     이 근처에 어디 자고 갈 데 있어요?

여     음... 뭐... 이 절에서도 방을 내주긴 해요.

남     아, 그래요? 잘됐네.

여     어디서 오셨는데요?

남     서울요.

여     왜요?

남     네?

여     아니.. 여긴 관광지도 아니구..

        보니까.. 연고도 없는 것 같은데...

남     아... 그냥요... 마음 정리 좀 하려구...

여     .......(혼잣말처럼) 마음 정리를... 왜 여기서 해?

        여기 사는 나도, 마음이 이렇게 복잡한데....

(M) Somethin' Stupid / Robbie Williams & Nicole Kidman


(E) 멀리 목탁 소리, 종소리

여     방.. 있대요?

남     네. 며칠 머물기로 했어요.

        어쨌든 초면에, 도움을 얻게 되네요.

여     뭘.. 이 정도루...

남     저... 그런데요...

        저 아까 그쪽 본 거 같아요.

여     네?

남     기차역에서요.

여     .....아...

남     역에서 봤을 때, 하두 어두워보여서...

        사실.. 아까 절벽에서 보고 놀란 것두요.

        그래서에요.

여     (피식) 실연 당해서 죽으려고 할까봐?

남     네

여     사는 것도 힘들지만

        죽는 건 뭐 쉽나요. 어쨌든 비밀 하나 들킨 기분이네.

남     ......

여     그쪽도 비밀 가르쳐 줘요.

남     네?

여     마음이 왜 복잡한데요?

남     글쎄요... 난....

        (가볍게 한숨 쉬고) 사람을 믿을 수가 없어요.

(M) 거리에서 - 성시경


(E) 흙을 발로 툭툭 차는

여     기차역에 그렇게 나간 거, 사실 오늘이 처음도 아니에요.

        그 사람이 떠나고 쭉... 그랬어요.

남     떠났어요?

여     원랜 여기 같이 살던 사람이었어요.

        참 오랜 세월을 함께 했기 때매... 그만큼 믿었는데....

        몸이 떨어져 있는 것 쯤은...

        우리 관계엔 아무런 상관도 없을 줄 알았는데.

남     그런데요?

여     변하더라구요. 아주 조금씩 조금씩.

        변할 수도 있다,라는 걸 그 사람은 빨리 인정한거고.

        전 아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거구요.

        차이는 그거에요.

남     속도가 다를 뿐이에요.

        뭐든, 누구든, 다 변해요.

        그래서 믿을 수 있는 건 없나봐요.

        믿음이, 결국엔 상처가 되니까요.

(M) 믿음 - 이소라


(E) 흙 툭툭 털고 일어나는

남     풀밭 위로 아무렇게나 앉아 있던 그녀가

        툭툭 털고 일어난다.


여     그런데요, 여기 있으면

        생각이 단순해지지 않을 지도 몰라요.

        여긴 너무 조용해서요,

        생각이... 더 많아질걸요? (웃음)

        저, 그만 가 볼께요.


(E) 밤새 소리

남     산사에 조용한 밤이 왔다.

        불을 끄고 나니 어둠만 가득하다.

(E) 방문 열고 나오는

남     하늘을 올려다 본다.

        정말.. 오랜만에...

        별을 본다.

(M) 별이 진다네 - 여행스케치


(E)새소리 

남     다음날...

        아침을 먹고, 딱히 할 일이 없었던 난

        산사 근처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도착한 곳이 바로

        어제 그 절벽이었다.

        아스라한 꽃밭을 바라보다 보니

        아찔한 현기증까지 밀려들었다.

(E) 조심스레 몇발자국 다가오는

여     여기서 또 보네요?

남     아.. 왔어요?

여     왔어요? (웃고) 우리 꼭 약속해서 만난 사람들 같잖아요?!

남     그랬나요? (웃고, 숨 한번 크게 들이쉬는)

        여기.. 공기가 참 달아요. 향기롭기도 하구요.

여     꽃 때문이에요.


남     우리 두 사람의 이야기 소리와

        산새 소리 외에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공간.

        난 아직 이름도 모르는 낯선 그녀가

        부쩍 친근하게 느껴졌다.

(M)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 / 예민


(E) 휴대폰 울리는

여     받으세요.

남     꺼놓는다는 걸 깜박 했네요.

여     안 받아요?

남     ...... (받는) 여보세요? 응.. 그래..

        그건 그대로.. 니가 알아서 정리해라.

        내 몫은 없어도 돼. 그래.

(E)끊는. 잠시 적막.

여     표정이 별로 안좋아 보여요.

남     ......

여     저 그냥 갈까요?

남     아니에요. 괜찮으면 있어줘요.

여     무슨 일 있으세요?

남     .....

여     얘기 안하셔도 되구요....

남     친구랑 동업을 했었어요. 정말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모르겠어요. 누가 먼저 변하기 시작한건지.

        사업은 날로 잘돼갔는데. 우리 둘은 멀어졌어요.

여     .....네....

남     결국 갈라서기로 했어요. 이제 그 친구 얼굴 볼 일 없을 거에요.

        20년을 함께한 친군데.

(M) 친구 - 안재욱


(E) 쓱쓱 비비는

여     드세요. 여기 식당이 작긴 해두요, 산채 비빔밥 맛은 끝내주거든요?

        이모, 우리 막국수도  주셔야지.

남     (먹고)맛있네요.

여     실은 고백할 거 있어요.

남     뭔데요?

여     나 어제... 거기... 정말 죽어버릴까 하고 간거, 맞아요.

남     네?

여     그런데 용기가 없어서요, 그냥 그 아래만 그렇게 보고 있었던 거에요

        누가 날 좀 말려줬으면.. 했거든요.

        그 누가....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었으면.. 그랬구요.

남     ......

여     어쨌든, 구해줘서 고마워요.

        누군가가 날 부르는 목소리가 참 반가웠어요.

남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생각을 했는데요.

여     제가 좀 바보에요. 남들은 참.. 빨리빨리 잘도 변하는데.

        난 왜 그게 안될까. 나두, 변하고 싶어요.

        내 마음이 좀 변했으면 좋겠어요.

(M)바보 - 김건모


(E)산사 종소리

남     그곳에서 일주일을 머무는 동안

        난 매일 그녀를 만났다.

        그 일 외에는 할 일도 없었다.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어느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찾아간 것도 아니었지만

        그냥 그렇게 만나졌다.

        만나면... 즐거워졌다.


(E) 덜덜덜 경운기 가는

남     경운기 운전도 할 줄 알아요?

여     그럼요. 기본이죠.

남     농사일도 잘해요? 못할 것 같은데.

여     왜 못해요. 우리 과수원, 나 없으면 안돼요.

남     그렇구나... 은서씨 왠지... 대단해 보여요.

여     우리 과수원 한번 가 볼래요?

(M) Lovin' You / Minnie Riperton


남     과일이 모두 거둬진 과수원은

        조금 황량해 보였다.

(E) 걷는

여     여기... 포도가 주렁주렁할 땐...

        참 좋은 냄새가 나는데....

남     지금은 좀 쓸쓸하네요.

여     그래도 난 지금이 더 좋아요....

남     왜요?

여     지금은 아무 것도 없지만요.....

        또다시 이곳이 과일향기로 채워질 걸 알잖아요.

        여기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모든 게 변하지만.....

        또... 모든 건... 다시 돌아온다고....

(M) 눈의 꽃 - 박효신


(E) 자판기 커피 꺼내는

여     난, 이상하게 산사에서 먹는 커피가 맛있더라구요.

        자요....

남     벌써 밤 되니까 쌀쌀하네요.

여     네.... (잠시) 벌써 보름째에요...

        안 돌아가세요?

남     .........가야죠...

여     그렇죠? 여긴... 잠시 피해 있을 순 있지만..

        오래 머물 곳은 아니니까....

남     은서씬... 여길 떠날 생각 없어요?

여     왜 없어요. 그 사람 뿐 아니라... 여기서 함께 나고 자란 친구들도

        아무도 안 남았어요. 나뿐이에요.

남     그럼... 가면 안돼요?

(M) 까만 안경(남여 함께 부르는) / 이루


(E) 산사 종소리 조용히 -

여     무슨... 뜻이에요?

남     당장 뭘..어떻게 하자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난 은서씨와 함께.. 그러니까.. 가까이 있고 싶어요.

여     ........

남     은서씨가 서울로 오면....

여     제가 갔는데... 봉덕씨가 변하면요?

남     네?

여     불과 보름전에.. 난.. 변해버린 다른 사람 때문에..

        죽음까지도 생각했었어요.

남     ......

여     나에게도 보름의 시간이... 정말 위로가 되는 날들이었지만...

        이제... 누군가 때문에 어디로 가려고 하지는 않을 거에요.

        내가 떠난다면, 나를 위해서...일거에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 목표가 되면...

        내가 다칠 것 같아요.

(M) 서후 - 내가 아는 그대


(E) 기차역 소음

여     가세요....

남     .....나 아직 은서씨 전화 번호도 모르는데.

여     (잔잔히 웃는 느낌) 알아서 뭐해요... 그런 거...

남     은서씨...

여     가세요. 그리구 나중에, 또 생각 정리할 일 있으면 오세요.

        (웃는 느낌) 그때 내가 여기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남     난 서울로 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거에요.

여     잘 되길 빌어요.

남     보고 싶을 거에요. 금방, 다시 올지도 몰라요.


남     그녀는 그냥 웃었다.

        내 마음을 믿지 않는것 같았다.


(E) 기차 떠나는 소리

(M) 고마워 - 손혜진


(E) 도시 소음

남     도시로 돌아왔다.

        산새 소리도 없고,

        까만 밤의 찬란한 별빛도 없는 그곳에서

        난 다시 시작했다.

        이번엔 혼자였다.

        치열한 삶속에서

        때론 지쳤고

        때론 성취감에 기뻤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

        내 방 침대에 눕는

        가장 고요한 시간이 되면,

        난 언제나...

        조용한 산사와..

        절벽 아래의 들꽃들과...

        그녀를 떠올렸다.

        그래야.. 편한 잠을 이룰 수 있었다.

(M)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 스윗 소로우


남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E)거리 소음

남     운전을 하며 가던 길에....

        난 그녀를 보았다.

        횡단보도로 걸어가는 그 여자.

        난 들고 있던 담배를 눌러 끄고

        서둘러 차를 갓길에 정차시켰다.

(E)문 열고 뛰어가는

남     은서씨! 은서씨!!


남     하지만 신호는 붉은색으로 바뀌었고,

        그녀는 인파속으로 사라졌다.

        이곳엔 사람이 너무 많다.

        간이역이 있던 그곳에선....

        아주 멀리서도 금방 그녀를 찾을 수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은 이곳에선....

        그녀를 찾을 수도... 알아볼 수도 없다.

        난 소음 속에서,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M) 소리쳐 - 이승철


(E) 기차 가는 소리

남     바로 그 토요일 오후,

        난 다시 기차에 올랐다.

        그곳에 가도 그녀를 만날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었다.

(E) 기차역 소음. 사람들 웅성이고

남     작은 간이역의 풍경은

        변한 게 없었다

        그저, 작은 벤치에

        가방을 끌어안고 불안한 눈빛으로 앉아 있던

        그 여자가 없을 뿐이었다.

(M)제발 - 이승기


(E)걷는 소리, 산새 소리 

남     절벽 위에 섰다.

        들꽃은 많이 져 있었다.

        노란 은행잎만 온 산을 뒤덮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그녀는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E) 조심스레 몇발자국 다가오는

여     여기서 또 보네요?


남     난 너무 놀라 발을 헛딛을 뻔 했다.

        돌아본 곳에 그녀가 서 있었다.


남     은..은서씨... 

여     왔네요? (웃고) 우리 꼭 약속해서 만난 사람들 같잖아요?!

남     ...... 그러네요 정말.

(M) 그남자 그여자 / 바이브


남     어..떻게...된거에요?

여     네?

남     아니.. 그러니까.. 그동안 어떻게...

여     봉덕씨 가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나두 서울로 갔어요.

남     그럼.. 연락이라도...

여     그냥... 만날 거면 만나겠지.. 그랬어요.

        난 이제... 아무것도 붙잡고 싶지 않고...

        어떤 인연도... 만들고 싶지 않거든요.

        그냥... 만들어지면 모를까...

남     ......

여     그런데 며칠 전에,

        꼭.. 봉덕씨가 날 부르는 소릴 들은 것 같은 거에요

남     ,,,,,,,,!!

여     돌아봤는데 없었어요. 내가 잘못 들은 거겠죠.

        어쨌든, 그 소릴 들은 날부터 자꾸 여기가 생각나더라구요.

        여기서.. 봉덕씨가 날 부르던 그날 있잖아요.

        날 붙잡아주던 그날....

남     은서씨.....!

여     네?

남     .....아니에요... 잘 왔다구요

여     잘온 거 맞죠?

남     네....


남     많은 게 변했다.

        그리고 변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사랑했던 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도, 있을 거라고, 믿어본다.

        부쩍 길어진 머리칼을 쓸어올리며

        그녀가 웃는다.

(M) 주제음  시월의 어느 멋진 날 / 김동규





2006-10-25(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