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회:
2006년 7월 20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45화 - 여름 들꽃 


(M) 주제음  들꽃 / 조용필


(E) 트럭 와서 멈춘다, 맑은 새소리

남     이삿짐이 도착했다

(E) 짐들 땅바닥에 내려놓는

남     별 거 아닌 세간살이들이지만

        옮기려고 보니

        참 많다.


여     (조금 멀리서) 여보... 이거 옮기게 좀 도와줘...!!!


남     아내는 무거운 것도

        번쩍번쩍 잘 든다

        오래 전에 아내는

        책 몇 권 드는 거도 힘들어 보이는 여자였는데.

        이젠 나보다 더 힘이 센 것 같다.

        어쩌면, 마음이... 센 것 같기도 하다

(M) 미안해요 - 김건모


여     (한숨 쉬고) 어우... 일이 해도 해도 안 끝나네....

남     옆에 나무도 있고... 뒤에 숲도 있고... 좋다.

여     우리가 결혼해서 이사를 몇번이나 했게?

남     글쎄.... 4번인가.... 5번인가...

여     일곱번...

남     일곱번? 진짜?

여     많이 했지...

남     그러네....

여     그 일곱번 중에서...

        진짜 우리집에 들어온 건 처음이다.

남     .....그래....

여     게다가 마당까지 있는 집... 너무 좋아.

남     에휴... 집에다 퇴직금까지 다 쏟아부었으니....

        우리 이젠 집만 있는 거지야.

여     뭐 어때. 거지라도 난 좋다. 내 집에서 살 수 있으니까.

(M) Desperado / Fujita Emi


(E) 호미로 땅을 탁탁 가는 소리, 새소리 

남     아침에 일어나

        마당으로 나와 보니

        아내가 호미로 마당 한 켠의 텃밭을 갈고 있다.


남     뭐해?

여     어... 여기 상추랑 고추랑.. 이거저거 좀 심어보게...

남     에? 그 좁은 데다가?

여     그냥 우리 먹을 거랑.. 애들한테도 좀 보내구....

남     애들이 그런 거 보내면 뭐 좋아하나?

여     그래두... 농약 안 친 거니까...

남     하여간.... 청승이야...

여     내가 이렇게 청승 안떨었어봐라. 이집이 어떻게 우리 게 되냐구.

남     그래.. 누가 뭐래....


남     물론 아내에게 고마웠다

        하지만 가끔은

        아내를 보면 마음이 안좋았다.

        초라하고 궁상맞은 모습은

        깔끔하게 단장한 새집과

        어울리지 않기도 했다.

(M) Honey / Bobby Goldsboro


(E) 밥먹는

남     아침밥을 먹는 자리에서

        난 며칠 동안

        쉽게 꺼내지 못하고

        망설였던 이야기를 꺼냈다.


남     여보....

여     응?

남     나, 사업 한번 해볼까....

여     .....뭐? 사업?

남     어. 내 친구 중에 영민이 알지?

        그놈이 말이야....

여     안돼. 무조건 안돼.

남     아니, 얘길 들어보지도 않고....

여     하여튼 무조건 안돼. 들어보나마나야.

남     왜 들어보나마나야?

여     당신 친구면 뻔하지.

        당신 친구 중에, 어디 제대로 된 사람 있어?

남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여     사실이 그렇잖아.

        난 당신 친구라면, 신물 나는 사람이야.

        보증에 대출에... 당신 친구 때문에

        우리가 입은 손해가 얼만데!!

        그때 손해만 안봤어도, 우리 10년전에 집사고 남았어.

남     이번엔 그런 게 아니잖아.

        같이 사업을 해보자는 건데.....

여     아, 사업이니까 더 안돼.

        그나마 집 하나 남은 거, 이것까지 들어먹게?

        절대로 안돼.

(M) 꿈결 같은 세상 / 송시헌


남     아내에게 

        그렇게 무시를 당했는데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E) 구두 신는

남     난 아침을 먹자마자

        구두를 챙겨신고 현관을 나섰다

(E) 쫓아나오는 (슬리퍼 끌고)

남     아내가 슬리퍼를 끌고

        내 뒤를 쫓아나왔다


여     어디 가?

남     .......

여     어디 가냐구!

남     어딜 가든...!

여     당신 지금 나한테 화내는거야?

남     그래. 화내는거야.

여     왜? 내가 뭘 잘못했다구?

남     당신 잘못한 거 없어.

        그래, 당신 말대로 당신 혼자 잘해서 이 집 샀고

        나 혼자 잘못해서 당신 고생시켰어. 됐어?

여     왜 그래? 사람이 삐딱해서는!

남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최소한 들어는 봤어야지!

        결국 안된다고 얘기하더라도

        내가 왜 그런 얘길 꺼내는지... 알고 싶어는 했어야지!

(M) How Can You Mend A Broken Heart / Michael Buble


(E) 낚시터 찌 드리우는

남     집 근처 저수지의

        낚시터에 나왔다

        내 또래로 보이는 중년 남자들이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다들 고기를 잡는 데에는

        그다지 큰 욕심이 없어 보였다

        낚시대를 드리워놓고

        여러 가지 생각들에

        잠겨 있는 듯 했다. 


(E) 전화 진동음

남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였다

        왜 이럴까.

        오랜 내 습관이긴 하지만,

        이럴 땐 아무 말도 하고 싶지가 않다.

        내 침묵을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내를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M) 사랑과 이별 / 캄브로바


(E) 문 열고 들어오는

남     12시가 넘은 시간이 돼서야

        난 집에 들어왔다.

        아내가 찬 마룻바닥에 꼿꼿하게 앉아 있다.

        이럴땐....

        좀 모른 척 해주면 좋을텐데....

        한번쯤은... 

        마음이 안좋았었나보다....

        넘어가주면 좋을텐데.....


여     어디 갔다 와?

남     .........

여     왜 전화는 안 받어!

남     ...........

여     누구 약 올려? 왜 대답을 안해?

남     피곤해. 말 시키지 마.

여     나두 피곤해. 내가 더 피곤해.

        이사하고 며칠이나 지났어?

        나 그동안 혼자서 집안 정리하고

        텃밭 가꾸고 이거저거 서류 정리하고....

        얼마나 정신 없었는데!

        당신이 한 게 뭐야?

남     ...............그만해.

여     뭘 그만하냐구 글쎄!

남     (버럭) 그만 좀 해 제발!

(M) 야생마 / 블라드미르 비쇼츠키


(E) 멀리서 흐느끼는 소리

남     안방으로 들어간 아내는

        울고 있는 것 같았다

(E) 소주잔에 소주 따르는

남     난 식탁에 앉아

        소주를 한잔 따랐다

(E) 마시는

남     나도 속이 상한다.

        아내가 울면

        나도 속이 상한다.

        또 아내가...

        내 속 상하는 걸 너무 몰라주는 것도...

        속이 상한다.

        지금 아내가 가장 바라는 일은

        내가 다가가서

        뿌리치는 손을 잡아주고

        미안하다고 얘기해 주는 거라는 걸

        잘 알지만,

        그러고 싶지가 않다.

        이런 내가....

        날 가장 속상하게 한다.

(M) 미워서 미워질 때 - 변진섭


(E) 도마질 소리

남     아침이 왔다.

        술을 마시다가

        마룻바닥에서 잠이 들었나보다.

        일어나니

        아내가 부엌에 서서 도마질을 하고 있다.

        이러면 또...

        울컥... 미안한 마음이 들긴 한다.

(E) 된장 찌개 끓는

남     아침상이 차려지고

        식탁 앞에 앉았다.

        뭐라고... 말을 먼저 붙여봐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그냥 숟가락을 집어든다.


여     여보

남     (얼른) 어...

여     우리 그냥... 갈라설까?

남     뭐??

여     평생을 참고 살았으니까, 그냥 살자... 그랬는데.

        평생을 참고 살았으니까,이젠 그렇게 안살아도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 이젠.

(M) 욕하지 마요 - 왁스


남     갑자기 화가 솟구친다.

(E) 숟가락 탁 놓는

남     숟가락을 놓고 일어선다.

        

남     마음대로 해! 누구는, 안 참고 살았는지 알아?

        평생, 당신 잔소리... 그 지긋지긋한 불평 불만 짜증!

        다 참고 살았어.

        눈뜨면 돈돈돈! 그 소리도 귀에 못박히게 들었어.

        내 친구들은 다 당신이 무섭대. 무서워서 우리집에 못오겠대.

        새로 이사를 왔는데도, 난 친구 하나 집에 데려오는 것도

        맘대로 못해!

여     그래. 그럼 정말 잘됐네.

        나랑 갈라서고, 그 좋아하는 친구들 맘껏 집에 데려오면 되겠어.

남     그래. 당신은 나랑 갈라서서

        그 좋아하는 돈이랑 살아봐!


남     참 유치하게도,

        우린 신혼때나 할법한 격한 부부싸움을 하고 있었다.

        결혼 생활을 20년이상 하면서도

        한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이혼이란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아내가....

        참 야속하고 원망스러웠다.

(M) It's A Lonesome Old Town / Vic Damone


여     애들한텐 당신이 말해!

남     누가 말하는게 뭐 그렇게 중요해!

        말 꺼내놓고 흐지부지하지 말고

        할거면 빨리해

여     이집은... 어쩔거야? 나 줄거야?

남     이걸 당신한테 왜 줘?

        내가 평생 개미처럼 일한 직장에서

        퇴직금 받아 산거야

여     그러셔? 그럼 내가 하녀처럼 평생

        당신 양말 빨고 당신 아침상 저녁상 차린 거는?

        하루도 안쉬고 부업하고, 애들 옷 만들어 입혀가면서

        아낀 거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남     그럼 집을 팔든가! 팔아서 나눠주면 될 거 아냐!

여     이집을 팔아? 안돼! 이건.... 암튼 안돼.

남     안되긴 뭐가 안돼?

        헤어지는 마당에, 집이 뭔소용이야?!


남     20년을 함께 살았다.

        한번도 우리가 가족임을 의심하지 않고

        한 이불을 덮고, 한 밥공기를 써가면서

        함께 살았다.

        그런데 이별을 앞두게 되니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았다

(M) Long Long Time / Rod Mckuen


(E) 집 전화벨

남     소식을 들은

        아들 아이, 딸 아이가

        하루에도 몇통씩 전화를 해댔다

        사실,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 모르고

        홧김에 내뱉은 말들이었지만

        갈라서자 싶으니... 잘됐다 싶었다.

        홀가분한 마음도 들었다.


(E) 구두 신는

여     또 어디 가

남     .....낚시....

여     요샌 매일 낚시를 가?

남     .....신경쓰지 마.

여     누가 신경 쓴대? 괜히 밤중에 들어와서 달그닥 거리지나 마

남     부동산에 집 내놨어

여     .....뭐? 누구 맘대로?

남     그때 그러기로 했잖아.

여     내가 언제~~~!!!

남     어차피 지금은 장마철 돼오고 해서

        바로는 안팔릴 거라고 하더라.

        적당한 사람 나타날때까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여     당신 정말...... (울음 참는 듯) 그래, 알았어.

        임자 나타났다 싶으면 얘기해.

(E) 방문 쾅 닫고 들어가는


남     아내가 닫고 들어간 방문을 한참 바라보다가

        밖으로 나왔다.

        아내가 갈아놓은 텃밭에

        어느덧 푸릇푸릇해진 상추가 눈에 들어왔다.

(M) For The Good Times / Kris Kristofferson


(E) 비오는 소리

남     장마가 시작됐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이

        비가 쏟아졌다

        며칠 째 꼼짝도 못한 채

        집안에만 있었다.

        서로 사이도 좋지 않은

        아내와 나는

        어색하게 흐르는 침묵을

        견뎌야 했다.


여     점심 먹어....

남     ........

(E) 부침개 부치는

남     부침개를 부치는지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남     .....부침개 해?

여     어.

(E) 뭔가 놓는

남     웬 막걸리야? 낮부터....

여     비오잖아.

(E)콸콸 따르는

남     왜 이래....

여     그냥... 비오니까 이래보고 싶네.

(M) Blue Eyes Crying In The Rain / Olivia Newton John


(E) 막걸리 마시는

여     카.... 

남     사람 참.... 안주 먹어가면서 마셔.

여     당신이 내걱정도 해주고. 별일이네.

남     비아냥대지 말자

        같이 살 날 얼마나 남았다고.

여     요새 당신 표정 보면

        내가 얼마나 서글픈지 알아?

        요즘 당신 얼굴, 참.... 편안하고 좋아 보여.

        내가, 당신한테 그거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나보지?

남     ........철나고 결혼해서 20년이야.

        20년을 같이 살았어.

        그런 사람이랑, 헤어지네 마네 얘기 하고 있어.

        어떻게 마음이 편해.

여     그런데? 그런데 왜 그렇게 좋아보여?

남     솔직히 말해도 돼?

여     그래. 솔직히 말해봐.

남     두렵기도 하지만, 솔직히 홀가분한 마음도 있어.

        퇴직하고 정말 부담스러웠어.

        당신은 말끝마다.... 다시 취직자리 알아보라고 하는데...

        이 나이에 자리 알아보는 것도 힘들고....

여     그거야.... 그냥.... 답답하니까 하는 말이지

남     그래. 당신의 그 답답해하는 표정 보는 게

        나한테는 고문이었어

(M) Am I Losing You / Jim Reeves


(E) 비 세차게 내리는 소리

여     (쓸쓸한) 나는.... 한다고 했는데.....

        정말.....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당신한테..... 잘한다고 잘했는데.....

        그게 당신한텐 고문이었구나.

남     그런 말이 아니구....

여     당신... 혹시 나랑 이혼하더라도...

        이집 팔아서 사업하면 안돼.

남     ....뭐?

여     그때 말 꺼냈던 사업인가 뭔가 말이야.

        영민씨가 당신 꼬셔서 돈 좀 끌어다 쓰려는 모양인데....

        거기 넘어가면 안된다구!

        어떻게 산 집인데.....

남     ........당신 정말..... 그만 좀 해. 정말.... 이 순간에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내가 당신한테 질리는거야!

(M) Tiha Voda / Djelem


(E) 비 세차게 오는

여     비오는데, 아침부터 어딜 가?

남     낚시하러....

여     미쳤어? 이 날씨에 낚시하러 간다구?

남     못할 것 같으면 돌아오고....

여     돌아올 걸 왜 가냐구....

남     글쎄,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제발 내버려둬...

여     그래.... 당신 맘대로 해.

        내가 무슨 상관이겠어?

(E) 현관 문 닫고 나오는

남     현관 문을 닫자마자

        세찬 비바람이 불어와

        우산도 소용없게 돼 버렸다.

        그래도 난... 고집스럽게

        저수지로 향한다.

(M) Jean / Rod Mckuen


(E) 비오는 소리

남     저수지의 물은 부쩍 불어나 있었다.

        나도 덥썩 겁이 났다.

        낚시는 커녕,

        그 옆에 갔다간

        급류에 휘말리고 말 것 같았다.

(E)차 시동 거는 소리

남     다시 돌아가려고 차 시동을 거는데

(E) 진흙탕에 빠진

남     차 바퀴가 진흙탕 속에 빠져버린 모양이었다

(E)시동 걸어봐도 못 빠져나오는

남     아무리 애를 써봐도

        흥건한 진흙탕 속을

        빠져나올 순 없었다

        오히려.... 양옆으로 불어나는

        물 속에 갇히는 기분이었다.

        문득... 낮은 지대에 있는

        집이 걱정됐다.

        이때....

(E)휴대폰 벨소리

여     여보세요.... 

남     어, 여보! 나야.

여     (다급한) 여보....! (뭔가 말하려는데)

(E) 배터리 없음 띠리리 끊겨 버리는

남     휴대폰 배터리가 없었나보다.

        전화는 그대로 끊겨 버리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M) She's Gone / Black Sabbath


(E) 빗속을 뛰어가는

남     차는 그대로 둔 채

        빗속을 뛰었다

        뛰어 가면 갈수록,

        너무도 기막힌 모습들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도로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산 아래에 있는 우리집이

        너무나 걱정됐다.

        한 시간 넘게 비에 젖어 뛰어가 도착한 그곳.............

        그곳에서 난 할말을 잃었다........

(E)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남     산사태였다......

        산이 무너져 내려.....

        집이.... 온데간데 없어져 버렸다....

        아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그집이......

        사라져 버렸다.

        그집엔... 아내가..... 내 아내가 있는데.........

(M) Chrysanthemes / Svetlana


(E)비 내리는

남     여보! 여보!! 여보!!!


남     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 거대한 흙더미를

        손이 갈라져 피가날때까지

        치우고 또 치웠다.

        아무 희망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했다.

        눈물이 났다.

        아내의 마지막 목소리가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내가 했던 모진 말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

        아내의 눈물이 생각나서......눈물이 났다.

        살아 있어줬으면..... 이 안에서라도.....

        살아만 있어줬으면......

        기도를 하는 그 순간에도.... 눈물이 났다.

(M) She's Gone / Black Sabbath


(E) 비오는 소리

남     무너진 흙더미 위에

        나도 무너져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여     여보...... (한참 운 듯한)


남     돌아본 그곳에

        나처럼 온몸이 젖은 아내가

        울면서 서있었다.


남     .... 여보 당신.....

여     여보......

남     당신... 집안에 있었던 거 아니야?

        난 당신이... 이 안에 있는 줄 알고..         

여     당신은... 차 안에 있었던 거 아냐?

        난..... 저수지 갔다가..... 당신 차가 떠내려간 거 보고......

        (아직도 눈물 나는) 당신 죽은 줄만 알고.....

        내가 얼마나..... (엉엉 우느라 말 못하고) 내가 얼마나.... 얼마나......

남     여보.....


남     아내를 안았다.

        아니, 어쩌면 내가 안겼는지도 모르겠다.

        통곡하는 하늘의 눈물을

        온몸으로 받으며

        우리는 그렇게

        오래오래 서 있었다.

(M) 고해 / 임재범


(E)포크레인 소리

남     복구 공사가 한참이다.

        집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얼마가 걸릴지 모른다.


여     여보..물...

남     물은 어디서 났어?

여     아까 구호품 받는 데 가서...

남     팔 다친 데는 어때. 병원엘 가야 되는데.

여     괜찮아..... 이만하길.... 다행이야....


남     쌓인 진흙 저 한켠에

        용케 살아남은 들꽃 한송이가 보인다.

        오랜만에 산들 부는 바람 한줄기에...

        작고 초라한 향기가 날린다...

(M)주제음  들꽃 / 조용필





2006-07-19(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