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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39화 - 이별을 위한 일주일 (2부 중 1부입니다)
(M) 주제음 (땡큐 - 손예진)
(E) 공항 소음
여1 (울먹이는) 잘 있어. 나 없는 동안 바람피지 말구.
남 너나 잘해.
여1 나 이번 학기만 끝나고 오면
우리 결혼하기로 한 거, 잊어버리지 마.
남 잊어버릴 게 따로 있지.
여1 자기야. 나 자기 너무 사랑하는 거 알지?
남 나두 그래. 얼른 들어가. 늦겠다.
여1 갈께. 이메일 쓸께. 전화도 매일 할께.
(E) 걸어가는 소리
남 그녀가 멀어져 간다.
이러지 않으려고 했는데
주책맞게 눈물이 난다.
혹시, 이게 끝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이상하게 가슴도 아파온다.
(M) 공항에서 - 하림
(E) 호프집 소음, 술잔 부딪치는
여2 아유. 가지가지 해라.
그래서 울었어?
남 운 건 아니구... 그냥 좀 맘이 그렇더라구.
여2 왜? 소라가 바람이라도 필까봐?
남 야! 우리 소라가 그럴 애냐?
여2 응
남 뭐?
여2 니가 박소라를 몰라서 그러는데
걔, 예전에 사귀던 남자 군대 가자 마자
사흘만에 소개팅 한 애야.
남 (불안) 그냥.. 마음이 허해서.. 그랬겠지.
그렇게 만난 놈이 제대로 된 놈이겠냐?
여2 그게 너야!
남 뭐?? 야!! 너 그럼, 남자친구 있는 애를
나한테 소개해줬단 말야?
여2 야, 그럼 외롭다고 징징 울고 짜는데 어떡하냐?
남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2 어쨌든 너랑 제일 오래 갔잖아.
내가 아는 바론, 박소라가 너만큼 오래 만난 남자는 없다.
남 (다소 안심) 그래?
여2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지.
미국이 좀 넓냐? 남자는.. 좀 많어?
인물 밝히는 박소라, 눈이 번쩍 뜨일걸?
남 야! 윤은서, 너 내친구 맞어?
여2 (웃음) 으이구, 긴장하긴! 술이나 마셔!
(M) 누나의 꿈
(E) 호프집 소음 시끄러운데, 휴대폰 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2 자기야?
남 어. 소라니?
여2 소라야? 도착했대?
남 도착했어?
여1 응. 너무 피곤해.
남 그래. 피곤하겠다. 집은.. 정리 좀 됐어?
여1 응. 이모가 먼저 와서 정리 다 해놓으셨어.
남 다행이다. 전화는?
여1 전화도 있어. 번호 받아 적을래?
남 잠깐만... 은서야, 번호 좀 적어봐.
여1 은서랑 있어?
남 응
여1 둘이만?
남 응
여1 (신경 쓰이지만 내색 않고) 얼른 들어가. 늦었겠는데.
남 알았어. 번호 불러봐.
여1 여기 지역 번호 누르구, 456, 8462 하면 돼.
남 456에 8462? 적었어?
여2 응.
남 그래. 내가 전화 자주 할께.
여1 알았어. 벌써 보고싶다.
남 나두. 보고 싶어.
여2 (혼잣말처럼) 어우, 닭살! 야! 박소라! 그만 좀 해라!!
여1 치! 하여간 은서 기지밴. 자기야, 그만 마시고 얼른 들어가. 응?
남 응. 알았어. 바로 들어갈께.
(E) 끊고
남 야, 술 한잔 더 하자. 보고 싶어서 안되겠다.
(M) 소주 한잔 - 임창정
남 그리고 며칠 후
난 또다시 은서를 불러냈다.
그 날, 내겐 엄청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2 왜 또... 피곤해 죽겠는데...
남 은서야...
여2 왜!
남 소라가 남자친구 군대 보내고
며칠만에 날 만났다 그랬지?
여2 사흘. 왜?
남 ..... 나 어떡하냐?
여2 무슨 일인데!
남 소라한테... 남자 생긴 것 같다.
여2 뭐어?
남 생긴 것 같은 게 아니라, 생겼어.
여2 왜! 왜 그러는데!
남 오늘 낮에 전화했거든. 거기 시간으론 밤이잖아 그때가.
여2 그런데!
남 남자가 받더라구. 미국 사람 같았어.
여2 남자가? 정말?
남 그래...
여2 혹시 뭐, 이모 아들이나...룸메이트나 뭐 그런 사람은 아니구?
남 소라 혼자 살잖아. 그리고 이모네집엔 딸밖에 없다.
여2 웬일이야 이 기지배. 일 냈네 일 냈어.
남 은서야. 나 어떡하냐...
(M) 왜 그래 - 김현철
여2 기지배 너무 했다. 딱 사흘이네. 정확하네.
남 내가 저한테 어떻게 해줬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여2 걔가 좀.. 그런 데가 있어.
남 그런 애를 왜 소개해!
여2 왜 나한테 승질이야. 누가 이렇게 니들 둘이 잘 될 줄 알았냐?
남 나 오늘 낮부터 한끼도 못 먹고
담배만 두갑 폈어.
여2 정말? 소라한테 얘기 들어봤어?
남 전화했는데, 이제 아예 받지도 않어.
여2 남자가 소라한테 니 얘기 했나부다.
어떻게.. 남자한테 따져는 봤어?
남 ..... 아니...
여2 한 마디 해 주지 왜! 내가 그 여자 남자친구다. 넌 뭐냐!
남 막상 닥치니까, 영어로 생각이 안 나더라구.
여2 우리 나라 영어 교육이 너무 문법 위주라 그래. 문제라니까.
남 은서야. 나 정말 복수 하고 싶다.
(M) 김현정 - 굳세어라 현정아
여2 (약간 취한) 까짓 거, 복수해!
남 (역시 취한) 어떻게?
여2 너 그거 알어? 소라가 나 신경 쓰여 했다?
남 너를? 왜?
여2 왜는 왜야. 초등학교 친구네 하고
우리 둘이 너무 붙어다니니까. 어쨌든
우리가 성별은 여자, 남자로 다르잖냐.
남 야, 그래도 어떻게 너랑 나를....
니가 소라랑 나 소개해 준 건데?
여2 어쨌든, 소라는 신경 썼다니까.
남 그래서?
여2 우리 둘이 사귄다고 폭탄선언을 하는거야!
박소라 니가 그렇게 바람피기 전부터
우리는 사귀고 있었다, 이렇게!
남 그러면, 소라가 기분 나빠할까?
여2 아마, 미칠걸?
(M) 어떡해 - 쿨
남 술김에, 홧김에
나와 은서는 다정하게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이메일로 전송시켰다.
(E)띵똥... 전송 효과음
남 잘.. 한 걸까?
여2 글쎄, 모르지.
남 야, 잘했다 그래야지.
여2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니가 복수하고 싶다 그랬으니까
방법을 가르쳐 준 것 뿐인데!
남 하여간, 무책임해가지구.
누가 널 데려갈지, 답답하다 답답해.
(E) 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1 자기야?
남 (떨리는) 박..소라?
여1 왜 전화 안해. 내내 기다렸는데.
남 전화를 안하긴, 누가 안해!
여1 했어? 그런데 왜 못 받았지?
남 야, 내가 전화했는데... 남자...(말 하려는데)
여1 (말 막고) 번호 제대로 누른거야? 456에 8462?
남 그럼 제대로 눌렀지.
(E)종이 뒤적이는
남 456에 8642!
여1 8642가 아니라, 8462라니까.
남 아... 8462.... 그럼.... 내가... 잘못 누른거네.
여1 치.. 그랬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섭섭해했잖아.
남 아... 그러니까... 난... 번호를 잘못 알아서...
그걸 잘못 듣고... 내가 너한테.... (허걱 놀라고)
여1 왜 그래?
남 아..아니야. 소..소라야. 너 집에 이메일 돼?
여1 아직. 인터넷 설치하려면 일주일은 걸린다는데?
남 아, 그렇구나. 그래. 일단, 알았어. 내가 전화 다시 할께.
여1 응. 끊어.
(E) 끊고
남 야!!! 윤은서!!! 나 어떡해 이제!!!
(M) 책임져 - 언타이틀
여2 아니, 나는 니가 그렇게 부른 것 같아서... 그렇게 적었지...
남 젊은 게 가는귀를 먹었나! 이제 어쩔 거냐고!
여2 그..글쎄...
남 할 수 없어. 니가 전화해서 소라한테 자초지종 설명하고
미안하다고 해.
여2 니가 아직 소라를 모르는구나?
남 뭘...
여2 내가 미안하다고 한다고, 소라가 믿을 거 같애?
아니, 믿는다고 쳐도, 용서할 것 같애?
박소라가? 절대 아니야.
남 참 큰 위로가 된다 지금!
여2 현실을 직시하라는 거야 내 말은.
남 직시했어. 이제 어떡할까?
여2 소라 이메일 비밀번호를 알아내야지.
어떻게든 그 메일을 지워야 돼.
(M) 미션 임파서블
(E) 컴퓨터 자판 누르는
여2 그것도 아니래?
아, 그럼 7808. 이거 옛날 소라 전화번호 뒷자리.
(E) 컴퓨터 자판
남 아니잖아.
여2 뭐지? 애가 단순해서 뭐 복잡한 번호 걸어놨을 리가 없는데.
남 혹시, 내 생일?
(E) 자판 눌러보는
남 아닌데...
여2 아, 허리 아퍼. 지금 이게 몇시간 째냐?
남 벌써 새벽 다 된다.
여2 나 니 침대에서 좀 잘께.
남 안돼, 니 집 가서 자. 어디 남의 남자 침대에서 자겠대.
여2 뭐 어때. 밖에 어머니 아버지도 다 계신데.
설마, 니가 날 어떻게 하겠어?
남 내가 널 어떻게 하진 않지
난 니가 더 무서워.
(M) 착각의 늪
남 소라의 이메일 비밀번호는
끝내 알아낼 수 없었다.
최후의 방법은
단 하나 뿐이었다.
(E) 거리소음
여2 뭐?? 미국에 가자구??
남 그거밖에 방법이 없잖아.
여2 너 미친 거 아니니?
남 그럼, 이대로 소라랑 끝나라구?
그나마 소라가 컴퓨터랑 안 친한 애라
이메일도 확인 안하고 있는건데.
그거 봐봐. 난 생각도 하기 싫다.
여2 우리, 그 포털 회사에 전화해서, 이메일 좀 지워달라고
사정 해 볼까?
남 너 같으면 지워 주겠냐?
여2 아니.
남 그러니까 가야 된다구!
여2 가려면 너나 가. 나는 왜 데려 간다 그래.
남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 너도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냐!!
(M) 책임져 / 1-13
(E) 공항 소음
여2 어이구, 내 팔자야.
처음 가는 미국행이 이런 식이 될 줄이야!
남 계속 궁시렁 댈래?
여2 가서 어떻게 할지나 말해봐.
남 일단, 너는 소라가 이메일을 열게 유도를 해. 그러면
내가 소라를 부를께.
여2 그때, 그걸 지우라고?
남 그래. 진짜 순발력 있게 잘해야 된다 너.
여2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무모한 짓은 해 본적이 없다.
남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여2 알았다 알았어. 그나저나 짐은 다 챙겼나 모르겠네.
(E) 뭔가 부시럭대며 뒤지는
남 뭐냐 그게 다?
여2 어? 이건 고추장, 이거는 된장, 이거는 컵라면.
남 신났네 신났어. 지금... 어디 여행 가냐?
여2 여행은.. 여행이지.
남 그런 게 다 넘어가?
여2 너 나중에, 거기 음식 느끼하다고
나한테 고추장 빌려달라기만 해봐.
남 어떻게 너랑 내가 친구가 됐는지, 진짜 불가사의다.
(M) 잘못된 만남
(E) 기내 소음
여2 (속삭이는) 야.. 야... 밖에 봐봐. 구름이 우리 아래 있어.
남 왜 이러냐. 촌스럽게.
여2 나 사실은 비행기 처음 타보거든. 솔직히 은근 쫄았는데
별 거 아니다.
남 나 잔다. 깨우지 마라.
여2 어우 야. 자지 마. 나 심심하잖아.
남 나 지금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잠이라도 자야겠어.
여2 야! 그래두, 너랑 나랑 둘이 처음 가는 여행이다.
우리 초등학교 때부터 안지 20년 넘었는데
처음 가는 여행이라구.
남 은서의 표정에 진지한 서운함이 묻어 있어
난 그대로 눈을 감을 순 없었다.
남 그래. 안 잔다 안 자. 뭐할까?
여2 그냥... 뭐... 얘기... 이런저런....
(M) 여행 - 박혜경
(E) 와인 따르는
여2 역시, 비행기가 좋긴 좋구나.
와인까지 주구.
남 야, 그만 먹어라. 취하겠다 너.
여2 에이 뭐. 소주로도 안 취하는데.
남 그러니, 어떤 남자가 널 좋아하겠냐?
여2 (멈칫) 뭐?
남 그렇잖아. 하는 짓마다 선머슴 같고
남자보다 술도 더 잘 마시고
그렇게 억세니, 누가 널 좋아하겠어.
그러니 니 주위에 여자만 득실거리고, 남자는 없는 거야. 알어?
여2 (조용) 그래. 알았어.
(침묵)
남 (당황) 야... 화났어?
여2 (조용)
남 아니, 난, 그러니까...
여2 그래. 니 말이 다 맞어. (울먹) 그러니까 그만해.
(E) 일어나서 가 버리는
남 초등학교 시절
남자 애들과 주먹다짐을 해도 안 울던 은서가
대학에 떨어지고도 안 울던 은서가
취직시험에서 떨어지고도 안 울던 은서가
울고 있었다
순간, 너무 미안해졌다.
(M) 그녀가 나를 보네 - 브라운아이즈
(E)걸어오는
남 야, 미안해. 자리로 가자.
여2 됐어.
남 진짜 미안해.
여2 너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야. 그냥, 나 때문에 그래.
내가 너무 싫어서.
남 니가 왜 싫어.
야, 니가 얼마나 괜찮은 앤데.
여2 ....
남 진짜야. 니가 성격이 약간... 거친 면이 있어서 그렇지
솔직히 얼굴은 진짜 이쁘잖아. 너 화장하면 정말 예쁠거야.
요즘 애들 다 성형발에 화장발이지 뭐 별 거 있냐?
넌 자연산이잖아.
여2 ..... (뾰루퉁) 니가 몰라서 그렇지
박소라도 쌍거풀했어.
남 진짜야?
여2 보톡스도 맞았어.
남 ..... 지..진짜야?
여2 그래, 걔 원래 사각턱이란 말이야.
남 (당황스럽지만) 뭐 어쨌든, 너는 아니잖아.
여2 난 그런 거 안하지.
남 그니까, 니가 진짜 이쁜거라구.
남 어린애 같은 은서, 못이기는 척 따라 오는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귀엽다. 내친구.
(M) When I grow up - 김현철
(E) 먹는
남 이제 기분 좀 괜찮아?
여2 기내식이 맛있어서 봐준다 내가
남 이럴 때 보면 여자 같단 말야. 삐질 줄도 알고.
여2 너 계속 여자타령 할래?
남 알았어.
여2 음... 비행기에서 보니까 노을 지는 모습도 더 멋있다.
이런 건 신혼여행 가면서 신랑이랑 봐야 되는건데.
난 꼭 중요한 장면을 볼때, 너랑 있게 되더라.
남 야, 너 그거 생각나?
여2 응?
남 초등학교 때 무지개 보다가, 그거 잡아보겠다고 쫓아갔던 거
여2 (웃고) 응. 다음 동네 가면 있다 다음 동네 가면 있다... 하면서
계속 가다가 길 잃을 뻔 했잖아.
남 왜, 눈 허벅지 깊이만큼 왔을 때
학교 운동장에서 굴 판다고... 그랬던 건?
여2 그걸 어떻게 잊어. 나 동상 걸렸는데 그때.
하여간, 이상한 건 다 하자고 그래서
내가 너 때문에 피해 본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야.
남 (웃고)
여2 추억이라는 게 그렇다?
생각하려고 하면, 몇개 생각 안 나는데.
새록새록, 순간순간, 갑자기...
이런 저런 게 톡톡 떠올라.
너랑은 그런 추억이 너무 많아.
(M) And I love you
남 창밖이 깜깜해지자
은서는 조금 더 재잘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함께 한 추억이 많은 아이.
사춘기 시절에 잠깐 좋아해 보기도 했던 아이.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우린 의형제라고 큰소리 쳐 보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여자로 보이기도 하는 아이.
여2 (졸린 듯) 얼마나 남았어?
남 어. 더 자. 아직 좀 남았어.
여2 그나저나, 소라가 얼마나 놀랄까?
남 그냥 놀래켜 주려고 왔다 그래야지
여2 너 보면 좋아하겠다.
남 그렇겠지.
여2 넌 소라가 어디가 좋아?
남 그냥... 밝고 애교도 많고... 귀엽잖아.
여2 결혼도 할거야?
남 소라 학기 마치면.
여2 둘이 옷 한벌씩 사줘야겠네 나한테.
남 그래야지.
여2 비싼 걸로 사달래야지.
남 은서는 다시 눈을 감았다.
왠지 돌린 어깨가 작아 보였다.
(M) 사랑과 우정 사이
(E) 도시 소음
여2 야, 진짜 크다.
남 서울에도 이만한 건물 없냐 뭐? 그만 좀 올려다봐라, 고개 빠지겠다.
여2 미국 사람도 진짜 많어.
남 저 사람들이 니 말 못 알아듣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여기가 미국인데, 미국 사람들이 많지, 적겠냐 그럼?
여2 영어 공부 좀 해가지고 올걸.
남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여기 주소나 좀 찾아봐.
여2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지, 이 넓은 데서 여길 어떻게 찾냐?
남 됐다 됐어. 내가 찾고 말지.
여2 영어도 못하면서... (구시렁대는)
남 말도 안 통하고
길도 잘 모르는 그곳에서
우린 한나절을 헤매야 했다.
(M) Not going anywhere
(E) 거리 소음
여2 우리, 뭐 좀 먹자.
남 안돼. 시간 없잖아. 내일이면 인터넷 개통된단 말이야.
여2 전화라도 해 봐. 데리러 나오라구.
남 아까 해 봤잖아. 아직 안 들어온 것 같애.
여2 어쨌든 난 더이상은 못 걷겠어.
남 안된다니까! 나중에 소라네 집 가면 뭘 먹든가 말든가.
여2 (버럭) 너한텐 박소라밖에 안 보여?
난 안 보여?
(M) 왜 모르니 - 별
남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그 거리 한복판에서
은서는 내게 화를 내고 있었다.
나도 그녀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남 이게 다 누구 때문에 생긴 일인데!
니가 남의 일에 감놔라 대추놔라 해서 생긴 일 아냐!
여2 뭐?
남 솔직히, 소라가 왜 너 신경 썼는지 알 것 같다.
너, 소라랑 내가 잘되길 바라긴 바라냐?
여2 뭐가 어째?
남 너, 내가 소라랑 싸울 때마다
그럴거면 헤어지라고 그랬었잖아.
잘되길 바라는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화해시켰어야 되는 거 아니냐구!
여2 기가 막힌다. 그래, 알았어.
니가 나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지금 여기 있을 필요 없지.
너 혼자서 소라를 찾아가든가 말든가 맘대로 해. 난 갈 거니까
(E) 뛰어가는
남 (뒤에 대고) 그래. 가라 가! 누가 너 간다고 무서워 할 줄 아냐?
(작게) 저게.. 진짜 가네...
(M)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E)헤매고 다니는 발걸음 소리, 거리 소음
남 어디 간 거야. 하... 미치겠네 진짜...
(E) 비 투두둑 떨어지다가, 소나기 되는
남 설상가상.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윤은서, 비 맞으면 금방 감기 걸리는데.
옷도 얇게 입고 왔는데.
길도 나보다 더 모르는데.
여권도 나한테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심장이 미친 듯 두근거리다
터져 버릴 것 같았다.
(E) 뛰어가는
남 은서야! 윤은서!!
(E) 빗줄기 더 거세지고
남 은서야!!!
(E) 뛰어가는
남 갔던 자리를 또 가 보고
또 가 봐도
은서는 없었다.
시내를 몇 바퀴나 돈 나는
처음 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절망스러웠다.
여2 (작게, 울음 소리) 봉덕아...
(BG)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
남 돌아본 그곳에
은서가 비에 온통 젖은 채 서 있었다.
남 (버럭) 야! 너 어떻게 된거야!!!!
여2 봉덕아... (울고)
남 다음 순간, 나도 모르게 은서를 껴안았다.
여2 고마워. 난, 니가 나 찾으러 안 올 줄 알구...
너무 무서웠는데.
남 미안해. 화내서.
여2 봉덕아... 사랑해....
(M) 땡큐 - 손예진
남 빗줄기가 쏟아지는
그 낯선 거리에서
난 더욱 낯선 고백을 듣고 말았다.
언제부터, 어떻게... 왜....
나를 사랑하게 됐는지...
왜, 하필 이런 순간....
이런 말을 듣게 하는지...
아무 것도 묻지 못한 채
난 그저 서 있다.
(M)주제음
* 다음주에 2부가 계속됩니다.
2006-06-0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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