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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7일 목요일 선곡표 + 음악에세이 대본

 

 

M   Sincerely / McGuire Sisters

 미국 출신의 여성 3인조 그룹 '맥콰이어 시스터'의 1955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연 10주간 No.1 기록. 이들의 명반 'By Request' 앨범에 수록.

 

M   Singing The Blues / Guy Mitchell

 미국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인 '가이 미첼'의 1956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연 10주 동안 No.1 기록. 초기 스탠더드 팝 가수로 뛰어난 가창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의 대표적인 히트곡.

 가이 미첼은 1999년 72세로 사망.

 

 

제 179화 - 올드 미스 다이어리

 

1   L.O.V.E. / 김희선

 드라마 슬픈연가에서 김희선이 재즈풍으로 불렀던 노래.

 

2   Voices Of Spring Waltz / James Last

 제임스 라스트 악단이 1980년 발표한 곡.

 

3   No Woman No Cry / Fugees

 힙합 그룹 푸지스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오리지널은 레게의 아버지 '밥 말리'임.

 

4   All You Need Is Your Love / Lynden David Hall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삽입된 노래.

 

5   Washington Square / Village Storm

 

6   칵테일 사랑 / 마로니에

 김정은이 몸담았던 그룹으로 상큼한 라틴 리듬이 일품인 노래.

 

7   Ca Va Ca Va / Karl Zero

 프랑스 출신의 쇼프로 진행자로 유명한 칼 제로의 곡으로 최근 CF 배경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

 

8   좋은 사람있으면 소개시켜줘 / 고호경

 

9   사랑은 유리 같은 것 / 박선영

 

10  And I Love You So / 이동건

 이동건 주연 영화 'B형 남자 친구' 주제가.

 

11  Thank You / Dido

 영국 출신의 모던 락 여가수로 광고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음.

 

12  고백하는 날 / 이기찬

 

13  이게 뭐야 / 고한우

 

14  사랑하기 좋은 날 / 장나라

 

15  So In Love / 김정운

 드라마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 주제가.

 

16  나 항상 그대를 / 김정은

 영화 가문의 영광에 삽입된 노래.

 

17  Don't Know Why / Norah Jones

 2003년 작품으로 2004년 그래미 상을 휩쓸게 했던 노라 존스의 대표곡.

 

18  내사랑 못난이 / 윤종신

 

19  Can't Take My Eyes Off You / Morten Harket

 

20  L.O.V.E. / 김희선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79화 - 올드 미스 다이어리

 

(M) 주제음 L.O.V.E. / 김희선

 

남  봄이 너무 더디 온다고

    불평하던 출근길이었다

    문득 창밖으로 눈길을 돌리다 아차 싶었다

    벌써 목련이 하얗게 꽃봉오리를 맺고 있었고

    노란 개나리가 아파트 담장 사이로 고개를 내밀며

    봄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갑자기 마음이 느긋해진다

    창문을 살짝 열고

    이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본다

(M) Voices Of Spring Waltz / James Last

(E) 음악 이어지며 -

(E) 사무실 소음

(E) 걸어 들어오는

남  모닝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

    사무실로 들어선다

    

남  (사람들과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남  그러고 보니, 어느새 사람들의 옷차림도

    밝고 경쾌해져 있다.

(E) 음악 갑자기 늘어지며 (테이프 늘어지듯)

 

여  안녕하세요

 

남  이 여자만 빼고....

 

(E) 음악 멈추고

 

남  (시큰둥) 예...

 

남  내 옆자리 윤은서.

    여전히 칙칙한 갈색 스웨터에

    검은색 스타킹을 신고 있다

    앞머리 하나 없이 질끈 모아 묶은 헤어스타일에

    두꺼운 안경테...

    어디 하나 봄다운 구석이 없는 패션이다.

    하긴... 이 여자에게 뭔가를 기대한다는 게

    잘못일 수도 있다. 원래.. 이런 여자니까..

(M) No Woman No Cry / Fugees

 

(E) 사무실 소음

여  저기요... 김봉덕씨. 저 커피 뽑으러 갈건데, 드실래요?

남  아뇨. 괜찮습니다.

여  드세요. 어차피 뽑으러 갈건데.

남  (약간 짜증) 아뇨~~ 저 방금 마셨거든요.

    아까 커피 갖고 들어오는 거, 못 보셨어요?

여  아... 그랬구나...

 

남  참 눈치도 없고 어눌하기만 한 여자다

    

여  매점에서 샌드위치도 사올건데... 하나 드실래요?

남  ..... 샌드위치요? 뭐.. 아침을 안먹어서 약간 출출하긴 한데...

여  그럼 드세요. 제가 우유랑 사올께요.

 

남  좀 바보 같긴 하지만, 그래도 착하긴 하다

(M)     All You Need Is Your Love / Lynden David Hall

 

남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무심코 바닥에서 다이어리 하나를 주웠다

    그녀의 것인가보다

    그냥 책상 위에 올려 놓으려는데

    펼쳐진 페이지에 눈길이 간다

    괜한 호기심이 생긴다

    주변 눈치를 보고나서

    얼른 그 페이지를 읽어본다

 

(BG)    Washington Square / Village Storm

여  어느새 봄이다

    내 나이 벌써 서른 셋

    엊그제 친구 미숙이가 시집을 갔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미숙이마저 가 버리고 나니

    마음이 너무 허전하다

    이제 친구들 모임에 가기도 싫다

    다들 올망졸망 애들을 데리고 나와서

    남편 자랑이니.. 시댁 흉이니..

    화제가 달라서 도저히 끼어들 수가 없다

    가만히 있으면, 그래도 내 눈치가 보이는지

    한마디씩 한다

    너도.. 빨리 가야 될텐데... 곧 좋은 소식 있겠지 뭐...

    좋은 소식은 그냥 생기냐?

    소개팅이라도 한번 해 주면서 그런 소릴 하든가!!! 

    소개팅 안해 본지가 백만년은 된 것 같다...

    봄햇살이 눈부시다.

    아.... 정말 잔인한 4월이다!

(M) 칵테일 사랑 - 마로니에

 

남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묵묵히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윤은서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E) 걸어오는 소리

남  이때 멀리서 그녀가 우유와 샌드위치를 들고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난 후다닥 다이어리를 다시 바닥에 떨궈 놓고

    일하는 척 한다

 

여  여기... 샌드위치랑 우유에요

남  네. 잘 먹을께요

여  (혼잣말처럼) 어머.. 이게 왜 떨어져 있지?

(E) 다이어리 줍고 + 책상 서랍 속에 넣는

남  그녀가 떨어진 다이어리를 주워

    첫 번째 서랍 속에 집어 넣는다

    난 짐짓 모른 척 하며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문다

(M) Ca Va Ca Va / Karl Zero

 

(E) 컴퓨터 자판 치며

남  저... 윤은서씨.

여  네?

남  남자 친구 있어요?

여  ... 네??

남  아니.. 봄도 되고 했는데, 데이트 할 남자친구는 있나 해서요

여  뭐... 남자... 친구는 많죠... 애인은 없지만...

 

남  친구가 많긴...

    그렇게 말하면 좀 있어 보이나?

 

여  그런데, 왜 그런 걸 물어보세요? 누구.. 소개해 주시게요?

남  (화들짝) 예? 아..아뇨. 저 아니라도 소개팅 해 줄 사람

    많을텐데요 뭐...

 

남  미쳤냐? 소개팅 한번 잘못 해줬다가

    인간관계 다 깨지면 어쩌라구...

    

여  그럼, 봉덕씨는 여자 친구 있으세요?

남  네? 저요...? 왜요?

여  아니.. 소개팅이나 해 드릴까 하고...

남  아... 소개팅은 뭐... 괜찮아요.

 

남  친구들 다 시집 갔다며~

    그리고 유유상종이라고... 당신 친구라면 별로 안 만나고 싶네요~~

(M)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 고호경

 

남  퇴근 시간 무렵...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그녀가 다이어리에 뭔가를 적고 있다가

    내가 오는 것을 보고

    급히 다이어리를 책상 서랍 속에 넣는 모습이 보였다

    난 그냥 모르는 척

    자리에 앉았다

 

남  안 들어가세요?

여  가야죠. 퇴근 안하세요?

남  전 저녁 약속이 있어서요. 먼저 들어가요.

여  네, 그럼 갈께요. 내일 뵈요.

(E) 가는 소리

 

남  책상을 정리하고 일어나려는데

    정말 왠지 모를 호기심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이어리에 뭐라고 적고 있었을까...

(E) 책상 서랍 여는 소리

남  나도 모르게 내 손이 서랍을 열고 있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서랍 속 다이어리를 꺼내 펼쳐 보고 있었다

 

여  그에게 여자 친구가 있는 모양이다

    내가 소개팅을 해 주겠다고 슬쩍 떠 보았는데

    싫다고 했다

    하긴... 그렇게 멋진 남자에게

    아직 여자 친구가 없을 리 없지

    정말 맥 빠지는 날이다

    자꾸 눈물이 난다

    가슴 속에 품고 있던 희망 하나가

    바스락... 깨지는 기분이다.

(M) 사랑은 유리 같은 것 / 박선영

 

(E) 다이어리 탁 덮는

남  이게 뭔가...

    그녀가 나를 좋아하고 있었던 건가?

    그러고 보니

    말수도 없는 여자가

    유독 내게만 먼저 말을 걸곤 했던 것도 그렇고

    아침마다 커피 마실거냐, 샌드위치 먹을거냐... 물어봤던 것도 그렇고

    뭔가 낌새가 심상친 않았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나도 함께 좋아해 줄 수 없다는 건

    미안한 일 아닌가....

(M) And I Love You So / 이동건

 

(E) 전기 면도 하는 소리

남  다음날 아침

    세수를 하고 수염을 깎고...

(E)옷장 문 여는 소리

남  옷을 입는데...

    나도 모르게 타이를 고르는 손길이

    신중해 지고 있었다

(E) 로션 바르며 얼굴 탁탁 두드리는

남  물론, 나는 아니지만

    나를 좋아하며 가슴앓이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조금은 더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E) 향수 칙칙

남  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셔츠에 타이를 매고

    새로 산 향수까지 뿌리고

(E) 사무실 소음 + 걸어가는

남  기분 좋게 출근을 했다.  

 

남  (활기 찬) 안녕하세요?

여  안녕..하세요.. (잠시) 향기가 좋아요. 향수 쓰셨어요?

남  향수요? 저 그런 거 안쓰는데? 비누 냄샌가?

여  .... 커피 드실래요?

남  그럴까요? 고마워요.

(M) Thank You / Dido

    

(E)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

남  며칠 후...

    오전 근무만 하는 토요일이었다

 

여  저... 봉덕씨...

남  네?

여  오늘.... 시간 있으세요?

 

남  올 게 오고야 말았다

    그 동안 모르는 척 하며

    그녀가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래왔는데...

    하긴... 그녀도 더 이상 외사랑에 힘들어할 순 없었을거다.

 

여  시간 괜찮으시면, 저랑 차나 한잔 하실래요?

    드릴... 말씀도 있고....

(E) 까페 소음

남  창이 넓은 까페에 앉았다

(E) 쥬스를 빨대로 빨아먹는 소리

남  그녀는 딸기 쥬스를 시키더니

    한번에 다 먹어 버렸다

 

남  목.. 말랐나봐요?

여  네

 

남  속도 타겠지. 나름대로는 큰 결심하고 고백하는 걸텐데...

    받아주지도 못할 고백을 기다리는 마음이

    좋지는 않다

(M) 고백하는 날 / 이기찬

 

남  잔뜩 뜸들이던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여  실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남  어쩐다..? 그녀가 고백해 버리고 나면, 앞으로 회사에서 그녀 얼굴을

    어떻게 대한다..?

 

여  김... 준호씨요. 마케팅 부...

남  네... 알죠....

여  준호씨를 많이 좋아하거든요.

남  (맥빠진) 아... 그러세요...

여  봉덕씨가 준호씨랑 친하시잖아요. 제가 좋아한다는 얘긴 절대 하지

    말고... 제 얘기 좀 잘해주시면 안될까요?

남  준호 애인 있어요. 올가을에 결혼할건데!

여  ..... 정말...요? 어쩐지...

남  왜요. 준호한테 소개팅 해준다 그랬더니 싫다 그러기라도 해요?

여  ... 어떻게.. 아셨어요?

남  그냥 뭐.... 저번에 나한테도 소개팅 해준다고 물어봤잖아요. 그래서...

여  네...

남  .... 어쩌죠? 준호한테 애인 있는 거 뻔히 알면서

    은서씨랑 밀어드릴 수가 없는데...

여  하는 수 없죠 뭐....

 

남  고개를 숙인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진다

 

남  울지.. 마세요....

여  네... (울고)

남  술 마실래요? 아니, 대낮에 술은 좀 그런가? 드라이브 갈래요?

여  ........ 정말요?

 

남  이게 아닌데... 햇살 좋은 황금 같은 토요일에... 이건 아닌데...

(M) 이게 뭐야 / 고한우

 

(E)차 휭 가는 소리

여  날씨가... 너무 좋아요. 이렇게 좋은 봄날은 일년에 며칠 안된다죠?

남  기분 좀 괜찮아요?

여  괜찮아요. 이런 일, 한두번 겪는 것도 아닌데요 뭐.

 

남  그녀가 고인 눈물을 닦아 내느라

    안경을 벗는다

    저 여자 눈이 저렇게 생겼었구나

    아주 예쁜 건 아니지만, 착해 보이는 눈망울을 가졌다

 

남  은서씨 안경 벗지 그래요?

여  네?

남  안경 벗으니까 훨씬 어려 보여요

여  ..... 고마워요

 

남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

    그녀는 안경을 벗고 산뜻한 단발 머리에

    연한 핑크색 원피스를 입고 출근했다

(M) 사랑하기 좋은 날 - 장나라

 

남  오늘... 좋아 보이시네요.

여  그냥... 봉덕씨가 안경 벗으면 어려 보인다 그래서... 이상하죠

남  아뇨. 훨씬 나아요.

여  커피...

남  오늘은 제가 뽑아올께요.

여  정말요? 잘 먹을께요. 대신... 점심 제가 사드려도 돼요?

남  네?

여  회사 앞에 비빔밥집에서요. 새 메뉴로 새싹 비빔밥을 하는데...

    맛있더라구요.

 

남  사람 친해지는 게 한순간이긴 하지만

    우리는 정말... 너무 빨리 친해지고 있었다

    점심을 함께 먹고, 가끔은 저녁에 술 한잔 같이 하고.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도

    컴퓨터 채팅으로 수다를 떨고...

    가끔은 퇴근하고 영화까지 보는...

    그런 사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M) So In Love / 김정운

 

(E) 재즈바 분위기

여  난 어렸을 때부터, 한번도 예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내 동생은 참 예쁘거든요. 그런데 난 아니니까...

    손님들이 집에 와도 동생한테만 예쁘다고 하고...

    나를 보면서는 곤란한 듯이.. 그냥.. 귀엽다.. 그러고 말았어요

    그래서 난 동생 보다 두배 세배 공부도 열심히 하고

    대학도 더 좋은 데 가고... 취직도 더 잘하고... 그랬는데...

    그랬는데..... 부모님은 내 걱정만 하세요.

    동생은 그냥 졸업하고 바로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거든요.

    그런데 난 이렇게 있으니까, 나만 보면 한숨을 쉬세요.

    나는 지금까지 참 열심히 살아왔는데...

    어쩌다 부모님의 근심거리가 되고 말았는지 모르겠어요

(E)술 따라주고

남  왜요. 은서씨가 어때서요. 괜찮아요. 힘내요.

여  말은 그렇게들 쉽게 하죠.

    그치만 봉덕씨. 내가 결혼하자면, 하겠어요?

남  ........네?

여  얼마 전엔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요. 남자 소개 받겠냐구...

    그 남자가 다 좋은데, 결혼을 한번 해서 세 살 짜리 애가 있대요

남  .........

여  내가 버럭 화를 냈더니, 나 보고 그러다간 평생 결혼 못할 거래요

남  아니, 뭐 그런 친구가 다 있어요?

여  그 친군 다 내 생각해서 그랬겠죠.

    그치만요, 난 정말 억울해요.

    언젠가 만날 내 사랑을 위해서... 몸도 마음도 정말 순결하게

    간직해 왔구요.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살았어요.

    내가... 뭘 잘못한 거에요?

(M) 나 항상 그대를 / 김정은

 

(E) 거리 소음

남  잔뜩 취한 그녀를 부축하고

    밤 거리로 나왔다

    내 어깨에 기대 눈을 감고 있는 그녀를 보자

    문득 미안해졌다

    남자 직원들끼리 모여 앉아

    여직원들에 대해 잡담을 늘어 놓을 때에도

    그녀는 언제나 제외였다

    늘 다른 사람들에게 웃는 얼굴을 보이고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도 기꺼이 대신 해주는 그녀지만

    우리에겐 따뜻한 마음 씀씀이 보다는

    예쁜 얼굴이 우선이었으니까.

    흘러내린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올려주며

    생각해 본다.

    정말... 여우 같은 마누라와는 살아도

    곰 같은 마누라와는 살기 힘든 걸까....

(M) Don't Know Why / Norah Jones

 

(E) 사무실 소음

남  내 눈이 달라진 건지

    그녀가 달라진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눈에 그녀가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다른 남자 직원들에게

    함께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하면

    왠지 기분이 나쁘고

    퇴근 후 약속이 있다고 하면

    누구를 만나러 갈지 궁금해졌다

    요즘 들어 부쩍 화장에 신경 쓰고

    화사한 옷을 많이 입는 때엔 더욱 더...

 

여  저 먼저 퇴근할께요

남  (퉁명스런) 오늘 뭐... 선 봐요?

여  아뇨... 왜요?

남  화장이 너무 그렇지 않나? 치마도 좀 짧고....

여  .... 그래요?

남  저번에 내가 안경 벗는 게 낫다 그래서 자꾸 벗고 다녀요?

여  ....네?

남  다시 보니까 쓰는 게 나요. 벗으니까 얼굴이 너무 커보여.

여  네?

남  은서씨니까 말해주는 건데... 다리도 좀 두꺼운 편이잖아요.

    그냥 긴 치마 입어요. 원래.. 안 꾸미던 사람들은 그대로 다니는

    게 낫지, 괜히 어설프게 꾸미면 더 촌스러운 법이잖아요

    센스가 그러니 남자한테 채이죠!

(M)내 사랑 못난이 / 윤종신

 

(E) 탁탁 화나서 걸어가는

(E) 뒤쫓아가는

남  은서씨, 화났어요?

여  남이야 꾸미든 말든, 촌스럽든 말든, 남자한테 채이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남  은서씨도 화낼 줄 알아요?

여  네. 나도 화낼 줄 알아요. 못생긴 여자가 성격도 드럽다 그럴까봐

    화내고 싶을 때마다 꾹꾹 참으면서 살았는데요. 나도 화 나고,

    분하고 속상하고 그런 거 다 알아요!

남  은서씨... 그럼 곰은 아니네요?

여  뭐라구요?

남  요즘 그런 생각 했거든요. 정말... 여우 같은 여자랑은 살아도 곰 같은

    여자랑은 못사는 걸까. 은서씨는... 곰 같은 여자일까.

여  ....... 무슨 소리에요?

남  그때 그랬죠. 은서씨가 결혼하자고 하면 하겠냐고.

    한번 물어봐줄래요?

여  됐어요! 지금 놀려요?

(E)탁탁 걸어가는

남  (뒤에 대고 외치는)생각해 보고, 물어봐줘요! 내 대답은 예스니까!

(M) Can't Take My Eyes Off You / Morten Harket

 

남  사랑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거다

    햇살을 가득 머금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난 이 봄 내게 찾아와준 사랑에게 고맙다고 인사한다

    오늘 그녀의 다이어리는 어떤 이야기들로 채워질까.

(BG)

여  드디어 성공이다.

    역시 남자는 한 수 아래다.

    그는 내가 일부러 다이어리를 떨어뜨렸다는 걸...

    일부러 김준호라는 남자를 팔았다는 걸...

    꿈에도 알지 못하겠지.

    입사 첫날부터 찜해 놨던 내 남자, 김봉덕!

    곰이라고 생각했던 여우한테 딱 걸린 기분, 어떠냐?

    (귀엽게 웃고)

    이제, 나한테도 진짜 봄날이 시작될 것 같다!

(M) 주제음  L.O.V.E. / 김희선

 

 





2005-04-07(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