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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7일 목요일 선곡표 및 음악에세이 대본

 

M   I'll be Missing You / Puff Daddy -

 미국 출신의 힙합가수 '퍼프 대디'의 1997년 작품. 그의 앨범 'No Way Out'에 수록되어 있다.

 이 곡은 Police의 란 곡을 샘플링해서 Puff Daddy가 다시 만들어 싱글 차트 11주간 정상에 올랐다.

 이 곡은 퍼프 대디의 친구 Notorious B.I.G에 대한 추모곡으로 노터리어스의 아내 '페이스 에반스'가 함께 불렀다.

 

 

Yeah, this right here goes out

바로 이 노래는 진정으로

to everyone who's lost someone

사랑했던 누군가를 떠나보낸

that they truly loved

 

모든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Check it out

한번 들어 보시죠

 

Seems like yesterday

바로 어제 같습니다

we used to rock the show

우리가 무대를 흔들던 때가

I laced the track, you locked the flow

내가 노래를 붙이면 당신이 곡을 완성했습니다

So far from hanging on

우린 돈을 벌기 위해

the block for dough

이 바닥에서 살아온 게 아니라는 걸

Notorious they got to know that

사람들은 알아야 합니다, Notorious

 

 

 

Life ain't always what it seems to be

인생은 항상 맘대로 되는 게 아니죠

Words can't express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what you mean to me

당신이 제게 의미했던 바를

Even though you're gone we still a team

당신은 떠났지만 우린 여전히 한 팀입니다

Through your family I'll fulfill your dream

당신 가족을 통해 당신의 꿈을 이루겠습니다

 

In the future, can't wait to see

먼 훗날 당신이 날 위해 문을

if you'll open up the gates for me

열어 줄지 모르겠습니다

Reminisce some time

제 친구인 당신을 앗아간

the night they took my friend

그 날 밤을 생각합니다

Try to black it out, but it plays again

 

잊어버리려 애쓰지만 또 다시 떠오릅니다

 

When it's real, feelings hard to conceal

현실이 된 지금 제 심정을 숨기기 어렵습니다

Can't imagine all the pain I feel

내가 받는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I'd give anything to hear half your breath

사후의 세상에 살고 있는 당신 숨소리를

I know you're living you life after death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반복)

Every step I take, every move I make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동작 하나 하나마다,

Every single day, every time I pray

 

매일 매일, 난 항상 기도 드립니다

I'll be missing you

난 당신을 그리워 할 겁니다

 

(반복)

Thinking of the day

당신이 떠난

when you went away

그 날을 생각하면

What a life to take

삶을 선택한다는 게 뭔지

What a bond to break

깨어져 버린 우정이 뭔지 떠오릅니다

I'll be missing you

난 당신을 그리워 할 겁니다

 

It's kinda hard with you not around

당신 없이 지내는 게 어렵지만

Know you in heaven smiling down

천국에서 당신이 미소지으며

Watching us while we pray for you

우리가 기도하는 동안

Every day we pray for you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압니다

Til the day we meet again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말입니다

 

In my heart is where I'll keep you friend

마음속에 당신을 영원히 친구로 간직하겠습니다

Memories give me the strength

당신에 대한 기억은

I need to proceed

내가 앞으로 나아갈 힘과

The strength I need to believe

믿음의 힘을 줍니다

 

My thoughts B.I.G. I just can't define

당신에 대한 내 생각을 형용할 수 없습니다

Wish I can turn back the hands of time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Us in the 6th, shopping for new clothes and kicks

우린 6번 가에서 함께 새 옷도 사고

You and me taking flicks making hits

우린 영화에도 출연해서 인기를 끌었고,

Stages they received you on

초대받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I still can't believe you're gone

아직도 당신이 떠났다는 걸 믿을 수 없습니다

I'd give anything to hear half your breath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I know your living you life after death

사후의 세상에 살고 있는 당신 숨소리를

 

 

Somebody tell me why one glad morning when this life is over

어느 행복한 아침 왜 이 삶이 끝나야 했는지 누가 이유를 말해 주십시오

I know I'll see your face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될 겁니다

 

Every night I pray, every step I take

기도하는 매일 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Every move I make, every single day

동작 하나하나 마다, 매일매일

 

Every step I take, every move I make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동작 하나 하나마다,

Every single day, every time I pray

매일 매일, 난 항상 기도 드려요

I'll be missing you

 

난 당신을 그리워 할 겁니다

 

(반복)

Thinking of the day

When you went away

What a life to take

What a bond to break

I'll be missing you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176화 봄날의 로맨스

 

1   내 마음의 풍금 / 한동준+장필순

2   회상 / 휘성

3   갈색머리 / 윤건

4   Forever Friends / Remedios

 일본 영화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주제가.

5   Rainy Day / 러브홀릭

6   End Of May / Keren Ann

 이스라엘 출신의 여성 포크 가수로 2004년 작품.

7   예쁜 맘 예쁜 꿈 / 산울림

8   시에스타 / 포츈쿠키

9   봄 하루 / 7공주

10  갈색머리 / 윤건 & 김범수

11  입영열차 안에서 / 김민우

12  천생연분 / 이재진

13  Lover's Concerto / 진혜림

 1999년 리메이크 곡으로 영화 '친니친니' 주제가

14  텅빈 거리에서 / 공일오비

15  봄날 / I

16  홀로 된다는 것 / 변진섭

17  Try To Remember / Brothers Four

 포크 그룹 브라더스 포의 1965년 작품.

18  내일은 비 / 부활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우리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삽입곡.

19  동화 / 거미

20  Blue Eyes Crying In The Rain / Olivia Newton John

21  Rhythm Of The Rain / Dan Fogelberg

22  내 마음의 풍금 / 한동준+장필순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76화 - 봄날의 로맨스

 

(M) 주제음 내 마음의 풍금 / 장필순+한동준

 

(E) 교실 문 열고 들어오는 + 아이들 소음 그치는

남  새학기가 시작됐다

    새로운 아이들과의 새로운 시작에

    설레어 하기엔

    난 너무 오래된 교사인가 보다

(E) 칠판에 적는

남  간단히 내 이름을 적어주고

    반갑다는 인사를 형식적으로 건넨다.

    교재에 시선을 둔 채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여  선생님~ 저 감기 기운 있는 거 같은데, 양호실 가면 안돼요?

 

남  그 사람의 얼굴도, 향기도 다 잊어버렸는데

    아직 목소리만은 잊지 못하고 있었던 건가..

    너무 닮은 목소리에

    난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M) 회상 / 휘성

 

(E) 비오는 소리

남  처음 시작하는 대학 생활에

    날마다 바쁘고

    날마다 기분 좋은 일들로 행복했던 시절..  

    캠퍼스에 싱그러운 봄비가 내리던 그 날....  

(E) 빗속을 뛰어가는 소리

남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하려고

    난 예술대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E) 빗물 털어내는

남  아... 무슨 비가 갑자기...

(E)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음

남  강의도 모두 끝난 시간에

    어두컴컴한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는

    내 발길을 이끌었다.

(E) 걸어가는 소리

남  107호 강의실 문을 살짝 열었을 때

    내가 보았던 광경을

    잊을 수 없다

    투명한 창문 위로 방울방울 맺히던 빗방울과

    하얀 건반 위로.. 흐르듯 움직이던 손가락

    그리고 그녀의 갈색 머리...  

(M) 갈색 머리 - 윤건

 

남  연주를 마친 그녀가

    악보를 챙겨 들기 시작했다

    난 문에서 한 발자국 물러섰다

    훔쳐보고 있었던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여  음악을 들었으면 박수라도 쳐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남  누구를 보고 이야기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난 문 뒤에 서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여  그쪽 말이에요. 문 뒤에 숨어 있는 그쪽.

 

남  하는 수 없이 문 앞으로 나왔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벌개지고 있었다

    

남  미안해요. 숨어서 들으려고 했던 건 아닌데...

여  괜찮아요. 그쪽 덕분에 연주가 더 잘됐어요.

    누군가가 숨어서 내 음악 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 나쁘지 않았어요.

남  ... 그렇게 생각해 준다니까.. 고맙습니다.

여  고마우면, 커피 한잔 뽑아다 줄래요?

(M) Forever friends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OST

 

(E) 비오는 소리 + 창문 여는

남  여기... 커피...

여  고마워요.

(E) 커피 마시고

여  몇학년이에요? 1학년?

남  네..

여  신입생이구나.. 어쩐지.. 난 4학년이야. 말 놔도 되지?

남  네? .... 네...

여  이 강의실 처음 와 보지?

남  네

여  예술대 107호 강의실은 좀 특별한 곳이야

    여기서 피아노를 연습하면

    3년 안에 독주회를 할 수 있다는 전설도 있고

    이 강의실 책상 위에 사랑하는 사람 이름을 새겨 넣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도 있고...

남  왜.. 그런 건데요?

여  몇년전에.. 여기서 한 선배가 자살을 했다는 얘기가 있거든

남  네..네???

여  그 선배 영혼이 후배들을 도와준다는거야..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쨌든..  그런 얘기들 때문인지.. 다들 이 강의실에서 연습하려고

    얼마나 경쟁이 치열한지 몰라.

    오늘처럼 비오는 날에나 자리 차지할 수 있는 곳이야, 여긴.

남  .... 네

여  커피 잘 마셨어. 난 가볼게.

(E) 일어서서 나가는

(M)     Rainy Day / 러브홀릭

 

남  그후로 난 비오는 날이 되면

    까닭 없이 예술대 앞을 서성였다

(E) 피아노 연주음

남  피아노 소리가 나면

    107호 강의실 문을 열어보기도 했지만

    한번도 그녀를 만날 순 없었다

(M) end of may - Keren Ann

 

남  2년 후 어느 봄날.

    아무도 없는 동아리방을 지키고 앉아 있는데.

(E) 문 열고 들어오는

남  어떻게 오셨어요?

여  여기가 고전음악감상 동아리 맞죠? 가입하려구요.

남  그렇긴 한데...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나지 않았어요?

여  네? 아뇨. 전 잘 모르겠는데...

 

남  얼굴로만은 언뜻 생각나지 않았지만

    그 목소리가 잠들어 있던 기억을 깨웠다

 

남  107호! 예술대 107호!

(M) 예쁜 맘 예쁜 꿈 - 산울림

 

남  (기막힌) 그럼.. 신입생이란 말이에요?

여  .... 네

남  그때 3학년이라 그랬잖아요! 나한테 꼬박꼬박 반말해 놓구선...

여  .........

남  그럼.. 그때 고등학생이었던 거에요? 아니, 고등학생이었던거야?

여  ...... 네

남  야~ 너무 기막혀서 말도 안 나오네...

여  미안하게 됐어요. 전.. 이 학교 음대 오는 게 꿈이었거든요.

    가끔 연습 잘 안되고 그럼, 와 보곤 했는데.

    마침 그때 연습실이 비어 있어서...

    담부턴 혹시 그쪽이랑 마주칠까봐 와보지도 못했다구요

남  그런데 여기서 딱 걸렸네?

여  기억력도 좋으세요. 어떻게 날 기억했어요?

 

남  어떻게 그녀를 기억했을까.

    처음 만남 이후 2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어떻게 그녀를, 그녀의 목소리를... 기억했을까.

(M) 시에스타 - 포츈쿠키

 

남  우리의 기이한 인연은

    동아리방 안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우린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E) 캠퍼스 걷는 소리

여  오빠. 밥 사줘요.

남  야. 넌 니 친구랑 놀아. 왜 자꾸 나랑 놀려고 하냐?

여  그럴 이유가 있어요.

남  뭔데?

여  나 어렸을 때 점을 봤는데..

    스무 살 무렵에 사고수가 있다 그랬거든요

    두 살 차이 나는 남자랑 붙어 다녀야 사고를 막을 수 있대요

남  ... 넌 나중에 피아니스트 하지 말고, 소설가 해라

여  왜요...

남  너 그때 107호 강의실 전설, 그것도 뻥이었지?

여  ......그건...

남  하여간 입만 열었다 하면...

여  밥 사줄거에요, 안 사줄거에요. 우리 산채비빔밥 먹으러 가요~

 

남  엉뚱한 구석이 많고

    소설 같은 거짓말을 즐겨하는 그녀였지만

    함께 있으면 즐거웠다

(M) 봄 하루 - 7공주

 

(E) 비오는 소리 + 뛰어가는

남  오늘 비 온다 그랬나?

여  몰라요. 뛰기나 해요.

(E)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 밖에서 비오는 소리

남  어쩌다 보니까 또 여기네...

여  그러게요. 우리 간만에 107호 강의실에 가볼까요?

(E) 강의실 문 열리고

 

여  그날도 이렇게 몰래 문을 열고 들어왔었어요

    그날도... 오늘처럼 이렇게 아무도 없었구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피아노 뚜껑을 열고...

(E) 피아노 뚜껑 열고

여  건반을 눌렀죠

(E) 건반 몇 개 눌러보는

여  그러다가... 이렇게...

(E) 연주 시작되는

 

남  2년전 그날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투명한 창문 위로 방울방울 맺히는 빗방울과

    하얀 건반 위로.. 흐르듯 움직이는 손가락

    그리고 갈색 머리...     

(M) 갈색머리 / 윤건

 

남  얼마 후. 난 군대에 가게 됐다.

(E) 시끄러운 술집 소음

남  사람들과 어울려 환송회를 하면서도

    내 눈은 그녀를 찾고 있었다

    잘 가라는 말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M   입영열차 안에서 / 김민우

(E) 기차역 소음

남  그리고 다음날...

    난 혼자서 기차역에 나갔다

    이미 짧게 자른 머리 위로

    싸늘한 바람이 스쳐 지났다

 

여  짧은 머리도 잘 어울려요.

남  너... 여긴 어떻게 왔어..

여  지금까지 헛살았네. 어쩜 배웅 나온 친구 하나 없냐?

남  나 배웅해 주러 나온거야?

여  .... 잘 다녀와요

남  고마워

여  기다릴께요

남  무슨 뜻이야?

여  기다린다는 말 몰라요?

    다른 사람 안 보고

    오빠만 보고 싶어하면서 이 자리에 그대로 있겠다구요.

    그러니까... 만약에... 아주 만약에...

    오빠도 내가 보고 싶고, 생각나고 그러면...

    내가 있는 곳으로 오기만 하면 돼요

    내가.. 기다리고 있을거니까.

(M) 천생연분 - 이재진

 

(음악 이어지며)

남  길고 지루한 군대 생활이 이어졌다

    그녀는 약속대로 나를 기다려 주었다

    거의 날마다 편지를 보내 주었고

    피로한 하루의 끝에

    그 편지를 읽는 것만이

    즐거움이었다

 

(E)편지 부스럭거리는 소리

여  거긴 날씨 어때요?

    서울엔 오늘 비가 왔어요

    수업 다 끝나고, 그 강의실에 갔어요

    혼자서 연주를 하다가 문득.. 문 바깥을 보게 되더라구요

    혹시라도 오빠가 거기서 날 보고 있지 않을까,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면서.

    내가 오빠한테 참 많은 거짓말을 쳤잖아요.

    그런데, 그중엔 진짜도 있었어요

    내가 오빠를 기다릴 거라는 얘기와..

    107호 강의실의 전설.

    그곳 책상에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새기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거, 진짜에요.

    왜냐면, 내가 그랬거든요.

    내가 오빠 이름을 거기 새겨뒀고

    우리... 사랑하게 됐잖아요

(M) Lover's Concerto / 진혜림

 

(E) 탄피 줄로 가는 소리 (잠깐)

남  군대 안에서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적었다

    난 일반 탄피보다 조금 큰 발칸포 탄피를 구해

    쇠톱으로 잘라 줄로 밀고

    사포로 닦아내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반짝이는 반지가 완성됐을 때

    휴가를 나갈 수 있었다.

(E) 공중전화에 동전 넣는 + 통화음

여  여보세요

남  은서야

여  ............

남  여보세요? 거기 은서네 집 아닌가요?

여  어. 나야.

남  그래 임마. 대답 안해서 놀랬잖아.

    휴가 나와서 우리집도 안들르고.. 바로 여기로 왔어

    .... 나올래?

    지금 여기 너희집 바로 앞에 공중전화야

여  ........

남  왜.. 힘들어? 그럼 내일 볼까?

여  아니... 나 오빠 못 볼 것 같애

(M) 텅빈 거리에서 - 공일오비

 

(E)띠띠띠... 동전 없음 표시음 + 서둘러 동전 넣는

여  나 끊을게

남  은서야 잠깐만

여  ............

남  왜... 그런지 물어봐도 되는 거 아냐?

여  ..............

남  기다린다고... 니가 약속했잖아

    난 그 약속 믿은 건데. 내가 잘못한건가?

여  ...... 잘못했죠...

    내가 얼마나 거짓말쟁이인지 잘 알면서...

    내 말을 믿었어요?

    다 거짓말이었는데....

(M) 봄날 - I

 

(E) 띠띠띠.. 동전 없음 표시음

여  나 더 할 말 없어요.

    오빠.. 가요

남  ..... 그동안 니 편지 받기만 하고

    답장도 제대로 못해줬는데....

    그래서 선물 하나 가져왔는데...

    이거 전해만 주고 갈게

여  ..... 그냥 버려요

(E) 뚝끊기는

남  끊겨 버린 전화기를 한참동안이나 붙들고 있다가

(E)반지를 전화기 위에 올려놓는

남  반짝이는 쇠반지를

    공중전화 위에 올려 두었다

    낮은 지붕들 위로 별이 떠 있었다

    눈 앞이 흐릿해지며

    별빛이 흩어졌다

(M) 홀로 된다는 것 -변진섭          

 

남  난 그렇게 그녀를 두 번 만났다

    첫 번째 만남은 비오는날 강의실에서였고

    두 번째 만남은 햇살이 맑던 날 동아리방에서였다

    그리고...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바랬다

    

여  선생님. 저 양호실요...

남  어... 그래...

여  고맙습니다

 

남  그녀를 닮은 듯도, 아닌 듯도... 한 그 얼굴.

    하지만 목소리만은... 그 목소리만은...

    너무도 닮아 있었다

    20년이 지난 오늘....

    어떻게 난 그 목소리를 기억해 냈을까...

    어떻게 그녀를 기억해 냈을까...

(M) Try To Remember / Brothers Four

 

(E) 비오는 소리

남  텅 빈 교실의 창가에 서서

    아이들이 하교하는 모습을 본다

    정말 오랜만에 그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정말 오랜만에 그녀로 인해 입었던 상처를

    꺼내어 보는 시간이다

    상처는 다 아물어 흉터만 남았는지

    이젠 눌러도 아프지 않다

    

(E) 교실문 여는 소리

여  어? 선생님... 아직 안 가셨어요?

남  ....... 어. 너 몸은 괜찮니?

여  그냥 그래요. 깜박 잠들어서 이 시간이 된 줄도 몰랐어요

남  그래. 얼른 가봐라.

여  선생님. 우산 있으세요?

남  ...... 응?

여  우산 있으면 저랑 같이 나가실래요?

    애들도 다 나가고.... 비 맞고 가긴 좀 그런데....

(M) 내일은 비 - 부활

 

(E) 비오는 + 걸어가는

여  엄마가 데리러 오시면 좋은데..

    엄마가 좀 바쁘세요. 학원 하시거든요.

남  .... 그렇구나

여  엄마 학원이 이 근처니까... 거기까지만 데려다 주세요

남  그래

여  선생님. 저 아까 아프다고 양호실 간 거, 믿으셨어요?

남  응?

여  그거 거짓말이었는데...

    선생님이 너무 잘 믿어주시니까, 죄송해서 자백하는거에요

 

남  싱긋 웃는 그 아이를 보며

    깨달았다

    흉터만 남은 줄 알았던 상처가

    아직 아픔을 감지하는구나...

    난 아직도 아파하고 있었구나...

(M) 동화 - 거미 (2절)

 

(E) 비오는 + 걸어가는 + 전화벨

여  여보세요? 엄마? 일찍도 전화하시네요

    지금 선생님이 우산 씌워주셔서 가고 있어.

    학원으로 갈거야. 비오는데 괜히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어요

(E)전화 끊고

여  우리 엄마요. 얼마나 덜렁거리시는지...

    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한번도 비오는날 제대로

    데리러 오신 적이 없다니까요. 전 그래서 선생님들 우산 쓰고

    가는 거, 아주 익숙해요.

남  그렇구나..

여  그런데... 아마.... 덜렁거려서가 아닐지도 몰라요

남  무슨 소리야?

여  엄마 몸이 좀 불편하시거든요.

    그래서... 혹시라도 내가 창피할까봐... 못 오시는 걸거에요

남  엄마... 몸이 왜?

여  엄마 대학 다니실 때 크게 교통사고가 나셨어요

    그때 얼굴도 많이 다치셨고... 다리도... 좀 그렇게 되셨어요

(M) Blue Eyes Crying In The Rain / Olivia Newton John

 

(E) 비오는 소리 + 걷는

남  이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는

    이 아이의 엄마가 그녀이길... 바랬는데

    이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이 아이의 엄마가... 그녀가 아니길 바라고 있다

    그녀가 아니길....

 

여  다 왔어요 선생님.

(E) 피아노 연주음

여  우리 엄마 또 폼잡고 계시네..

    엄마 비오는날엔 꼭 저러세요.

 

남  흐릿한 유리창 너머로

    한 여자의 뒷모습이 보인다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그녀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

    하얀 건반 위로 움직이는 그녀의 손가락

    그 손가락에 끼워진...

    쇠로 만들어진 반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의 세 번째 만남인가보다...

(M) Rhythm Of The Rain / Dan Fogelberg

 

(E)비오는 소리 멀리 + 텅빈 복도 걸어가는

남  예술대 건물은 공사중이었다

    텅 비어 있는 복도 끝을 따라

    107호 강의실 앞에 이르렀다

(E) 문 열어보는

남  먼지가 부옇게 쌓인 이 강의실도

    얼마 안 있으면

    사라질 것이다

    그녀가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전설이 있는 이곳...

(E) 의자에 앉는

남  낡아버린 피아노 위에도 희뿌연 먼지가 쌓여 있다

    그리고 오래된 의자와 책상 위에도...

(E)손바닥으로 책상 쓸어내는

(BG)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OST 중 안단테 -

남  책상 위의 먼지를 쓸어 내리던 내 손이

    움찔한다...

    작은 조각칼로 파진 내 이름을 느끼고...

    온몸이 전율한다...

    언제였을까...

    아름다운 전설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그녀가 내 이름을 새기던 그날은....

    거짓말이 진실이 되길 바라며

    내 이름을 가만가만 불렀을 그날은....

    너무 오래돼 버린 그날을....

    이제야... 내가 만난다

(M)주제음 내 마음의 풍금 / 한동준+장필순

 

 





2005-03-17(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