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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andle In The Wind 1997 / Elton John
영국 출신의 팝 가수 '엘튼 존'의 1997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에 첫 주에
No.1에 올라 무려 14주 동안 정상 차지.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사망(1997년 8월 31일
36세)과 함께 발표. 그녀의 장례식에 쓰였던 노래.
Goodbye England's rose,
may you ever grow in our hearts.
You were the grace that placed itself
where lives were torn apart.
You called out to our country,
and you whispered to those in pain.
Now you belong to heaven,
and the stars spell out your name.
그대는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으리
그대는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했던 고귀한 사람
그대는 우리를 일깨웠어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속삭여 주었죠
이제 그대는 하늘나라 사람
벌들이 그대 이름을 또박또박 쓰는군요
And it seems to me you lived your life
like a candle in the wind:
never fading with the sunset
when the rain set in.
And your footsteps will always fall here,
along England's greenest hills;
your candle's burned out long before
your legend ever will.
그대의 삶은
바람 속에서도 오롯이 타오르는 촛불 같아라
비가 내릴 때도
태양이 져도 약해지지 않는 그대의 발자취는
여기 영원히 남으리
여기 영국의 가장 푸른 언덕을 따라
그대의 촛불은 오래 전에 다 타고 꺼졌어도
그대는 전설이 되어 남으리
Loveliness we've lost;
these empty days without your smile.
This torch we'll always carry
for our nation's golden child.
And even though we try,
the truth brings us to tears;
all our words cannot express
the joy you brought us through the years.
사랑스런 그대를 잃었어요
그대의 미소 없는 이 허전한 나날들
우리는 언제나 이 등불을 밝히고 있겠어요
우리나라의 고귀한 아이를 위해
아무리 참으려 해도 그대의 죽음 앞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네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어요
지난 세월 동안 그대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기쁨을
Goodbye England's rose,
from a country lost without your soul,
who'll miss the wings of your compassion
more than you'll ever know.
고이 잠들어요 영국의 장미여
고이 잠들어요
영국의 장미여
그대는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했던 고귀한 사람
고이 잠들어요 영국의 장미여
그대의 영혼을 잃고 헤매는 이 나라에서
그대의 사랑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당신은 모를 거예요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68화 - 보리수
1 Der Lindenbaum / Nana Mouskouri
그리스 출신의 여가수로 1988년 작품. 보리수란 제목의 곡으로 서정적인
멜로디에 어울리는 분위기 만점의 보컬이 일품.
2 Vincent / Don Mclean
미국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1972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2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예술세계를 흠모해
발표한 노래로 시적인 노랫말이 인상적인 작품. 이 곡은 감미로운 선율에 회화성이
어우러져 팝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3 겨울일기 / 장나라
A Lover's Concerto의 멜로디에 우리말 가사를 입혀 발표한 최근 노래.
4 If / Sissel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분위기의 이 곡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시적인
노랫말이 멋진 조화를 이룬 노래.
최근 이 곡을 노르웨이 출신의 여가수 Sissel이 리메이크해 다시 한 번 사랑을
받고 있다.
5 풍경 / 시인과 촌장
회화성 있는 곡으로 시인과 촌장의 초기 히트곡.
6 Loving You / 신승훈
신승훈의 2002년 작품으로 8집 앨범 수록곡.
7 영화보다 행복해 / 조트리오
최근 CF 배경음악으로 소개돼 다시 한 번 인기를 얻고 있는 조트리오의
대표적인 히트곡.
8 뷰티플 걸 / 일기예보
일기예보 5집 타이틀로 1999년 발표곡.
9 You Needed Me / Boyzone
70년대 발표된 최고의 팝 컨트리의 명곡.
이 곡을 아일랜드 출신의 팝 그룹 'Boyzone'이 1999년 리메이크해 다시 한 번
사랑받기도 했음.
10 Right Now And Right Here/ Keren Ann
포크 여가수 케런 앤의 국내 첫 솔로 작품에 수록된 곡으로 최근 이 곡이
광고 배경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
11 Something Stupid / Robbie Williams & Nicole Kidman
영국인 로비 윌리엄스와 오스트레일리아인 니콜 키드만이 2001년에 발표한 노래.
로비 윌리엄스의 앨범 'Swing When You're Winning'에 수록.
12 Once There Was A Love / Jose Feliciano
사랑의 느낌을 애잔하게 부른 호세 펠리치아노의 숨겨진 노래.
13 Time To Say Goodbye / Andrea Bocelli
영국 출신의 뮤지컬 여가수 '사라 브라이트먼'과 이탈리아 출신의 시각장애인
'안드레아 보첼리'의 1996년 작품.
팝과 클래식이 크로스오버된 이 작품은 사라 브라이트먼과 안드레아 보첼리의
아름다운 보컬 화음이 돋보이는 노래.
14 Sorry Angel / Jane Birkin
영국계 샹송 가수로 연인에 대한 미안함을 분위기 있게 불렀음.
15 Adle E Aleina / Silje Vige
스웨덴 출신의 여성 가수로 1994년 작품.
북구권 특유의 서정성이 잘 드러난 곡으로 음악에세이를 통해 히트된 노래.
이별의 대사에서 주제가로,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였던 곡.
16 Mai Piu Cosi Lontano / Andrea Bocelli
이탈리아 출신의 크로스오버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의 1999년 작품.
17 사랑해 / 소울 & 진
복고형식의 록 발라드로 소울 앤 진의 데뷔 앨범 수록곡.
18 Not Going Anywhere / Keren Ann
포크 여가수 케런 앤의 국내 첫 솔로 작품에 수록된 곡으로 최근 이 곡이
광고 배경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
19 Prayer / Andrea Bocelli
1999년 작품으로 크로스오버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노래.
애틋한 사랑의 대사에서, 희망의 대사에서 많이 소개됐던 노래.
20 Der Lindenbaum / Nana Mouskouri
그리스 출신의 여가수로 1988년 작품. 보리수란 제목의 곡으로 서정적인
멜로디에 어울리는 분위기 만점의 보컬이 일품.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68화 - 보리수
(M)보리수 Der Lindenbaum / Nana Mouskouri
(E) 바람 소리 + 갈대 우는 소리
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보이는 것 보다 조금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아주 가끔은...
보이는 것 보다 행복할 때도 있다
바람의 향기나
갈대가 우는 소리로
나만의 그림을 그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M) Vincent / Don Mclean
(E) 병원 복도 소음
남 횡단 보도를 건너다 작은 교통 사고가 났다
분명 파란불이 켜졌다는 신호음을 듣고 건넜지만
운전자는 내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자마자
빨간불일 때 건넜다고 우겼다
살면서 이런 일들을 많이 당하기 때문에
그리 억울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다친 다리는 많이 불편했다
당분간 병원에 입원해 생활해야 했다
(E) 절룩이며 걷는 + 부딪치는
남 아 죄송합니다. 제가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
남 늘상 하는 인사였다
이렇게 먼저 얘기하지 않으면
오해를 하고 욕부터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여 괜찮으세요?
남 맑은 목소리의 여자였다
남 네... 저... 714호가 어디쯤인가요?
여 거기 입원해 계세요?
남 네
여 제가 데려다 드릴께요. 전 그 옆방에 있거든요.
(M) 겨울일기 / 장나라
남 여자의 손에 이끌려 병실로 왔다
내게 보조를 맞춰 주기 위해서였는지
여자도 천천히 걸음을 걸었다
(E)문열어주는
여 다 왔어요.
남 고맙습니다.
여 꽃이 참 예쁘네요
남 오늘 아침 다녀간 여동생이
장미꽃 한다발을 사왔었다
싱그러운 향기가 병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남 잠깐 뭐.. 음료수라도 드시고 가세요.
이제 옆방 친군데요...
여 (웃음) 그럴까요?
(M) If / Sissel
(E) 창밖으로 바람 부는 소리
남 가끔은 궁금해요.
여 뭐가요?
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요...
여 ..........
남 (멋쩍은) 첨 뵙는 분한테 별 얘길 다하죠?
여 .... 음.... 지금 밖에 바람이 많이 불고 있어요
남 ... 네... 바람 소리가 들려요
(E)창가로 다가가는
여 꼬마가 엄마 손을 잡고 가는데... 하얀색 외투를 입고
하얀색 모자를 썼어요. 그리구 자꾸 병원 앞에서 파는
호떡을 사달라고 졸라요. 엄마는 그냥 가자 그러구....
남 (웃음) ..... 네....
여 또.... 저쪽에선 한 노부부가 산책을 하고 있어요
둘이 손을 꼭 잡고 가다가...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매주고 있어요. 참 좋아 보여요...
남 그녀는 얼마 동안 내 병실에 머무르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M) 풍경 / 시인과 촌장
남 알고 보니 우리는 동갑이었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병실을 오가며
우리는 친구가 되어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병실에서의 답답한 생활을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E) 똑똑 노크
남 네~
(E) 들어오는
여 친구들이 과일을 사왔는데 좀 많은 것 같아서...
남 잘 왔어. 안그래도 심심했는데....
여 오렌지 좋아해?
남 응
(E) 오렌지 까는
남 방안으로 오렌지의 새콤한 향기가 퍼졌다
여 자....
남 그녀가 껍질을 까서 작게 조각내준 오렌지를
입안에 넣었다. 그녀는 내 방에 올 때마다
항상 이렇게 기분 좋은 선물 한가지씩을
들고 온다
(M) Loving You / 신승훈
여 오늘은 눈이 오네....
(E) 창가로 걸어가는
남 눈이 와?
여 응... 정말 예뻐....
남 어떤데?
여 거리도 나무도.... 다 하얗게 뒤덮였지 뭐.....
꼭 영화에 나오는 외국 거리 같다....
남 그래?
여 길이 얼어붙었나봐. 사람들이 옆사람들이랑 팔짱을 끼고... 조심조심
빙판길을 걸어가... 여고생 애들은 조심성 없게 뛰어가다가
발라당 넘어지기도 하구.... 차들은 느릿느릿 도로를
꽉 메웠어....
눈 오면 다좋은데... 차밀리는 건 좀 골치잖아...
남 ...... 또?
여 음... 또.... 와~! 어떤 남자가 여자한테 프로포즈하나봐.
남자가 눈길 위에 무릎을 꿇고 여자한테 꽃다발을 주고
있어.
여자도 싫지는 않은가봐. 저 남자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니?
남 .... 좋겠다
여 저 여자?
남 아니... 너...
여 왜?
남 그 많은 걸 다 볼 수 있어서....
(M) 영화보다 행복해 / 조트리오
(E) 원두 커피 머그잔에 따르는
여 커피향 좋다...
남 어제 여동생이 다녀갔거든...
여 늘 챙겨주는 그 동생?
남 응... 걘 나한테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
여 왜?
남 어렸을 때 동생이 사고날 뻔 한걸 내가 구했거든...
그때 눈을 다쳤고....
여 .... 아....
남 그런 거 다 운명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구 책임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난...
여 동생 입장에선 그렇게 생각하기 힘들겠지...
남 그래두...난 그냥.. 동생이 편하게 자기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는데....
나 챙기느라구 아무 것도 못하는 것 같아서... 그게
좀 마음 아파...
여 이 머그잔도 동생이 사다준거야?
남 응
여 머그잔에 그려진 그림... 참 예쁘다....
남 그래? 어떤 그림인데?
여 음... 커다란 나무 밑에 여자애가 책을 읽고 있어
그 위로 나뭇잎 몇 개가 떨어지고 있고....
부드러워 보이는 잔디가 바람에 흩날려...
그 위에 그대로 누워서 낮잠이라도 잤으면 좋겠다.
남 그녀는 바로 눈 앞에 풍경을 그려주듯이 이야기하는 법을
잘 알았다. 그래서 난 그녀와 있는 시간이 정말 즐거웠다
(M) 뷰티플 걸 / 일기예보
남 넌 팔하고 허리를 다쳤다고 했지?
여 응
남 어쩌다 그랬어?
여 계단에서 굴렀어
남 응? 어쩌다가?
여 그냥.... 덜렁대다 그랬지 뭐.
남 얘기하는 거 보면 참 섬세할 것 같은데...
여 아냐. 나 무지 덜렁대.
남 너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여 ...... 내가?
남 ...... 아니 뭐 별뜻은 없구....
요즘 날마다 얘기하는 사람이 너밖에 없으니까.....
또 목소리만 들으니까.... 궁금하다는거야... 그냥...
여 내 얼굴... 한번 만져볼래?
남 ..... 어?
여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볼 수도 있잖아
남 그녀의 따뜻한 손이 내 손을 잡아
자기 얼굴 위로 올려주었다
숱많은 눈썹과 작지만 오똑한 코. 부드러운 입술이
손끝으로 만져졌다.
(M) You Needed Me / Boyzone
여 어떤 것 같애?
남 엄청 못생겼을 것 같다
여 뭐?
남 (웃고) 내 얼굴은 어떻게 생겼어?
여 응?
남 어렸을 때 얼굴은 그냥 좀 기억나는데...
커선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어. 옛날엔 나도 귀여웠는데...
여 진짜?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냐?
남 야아...
여 (웃고) 어? 시간이 이렇게 됐네? 나 친구들 문병오기로 했는데...
남 그래. 가 봐.
여 어. 나중에 봐.
(E) 몇걸음 걸어가다가 와장창 넘어지는
남 왜 그래!
여 어.. 넘어졌어...
남 괜찮어?
여 ..... 응.... 이거 봐. 나 덜렁대지?
(M) Right Now And Right Here/ Keren Ann
남 그녀가 병실을 떠난 뒤에도
손끝의 감촉이 지워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녀의 얼굴이 밀어내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그녀를 기다리고...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이러면 안될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그녀를 많이 좋아하게 돼 버린 것 같았다...
(M) Something Stupid / Robbie Williams & Nicole
Kidman
(E) 똑똑
여 네~
(E)문 열고
남 난데.... 친구들이 과일을 사왔는데... 좀 많은 거 같아서....
여 그거 얼마전에 내가 써먹었던 거잖아? 좀 새로운 변명 없어?
남 .... 아..... 그랬나?
여 들어와 앉어..
(E) 천천히 들어오고
남 뭐하고 있었어?
여 응... 사진첩 보고 있었어
남 무슨 사진?
여 여행 갔던 사진...
남 어디로 여행 갔었는데?
여 난 대학교 때 세계 일주 했었어
남 와... 진짜?
여 응. 지금 보고 있는 건, 인도 갔을 때 찍은 거...
남 아...
여 보리수 알지?
남 보리수...?
여 왜... 부처가 깨우침을 얻었다는 나무 있잖아....
그 나무 밑에서 찍은거야...
남 그 나무는 어떻게 생겼어?
여 어? (약간 당황, 하지만 금방 침착하게) 음...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우선 굉장히 크고 잎이 무성해. 그늘이 넓게 지니까
그 아래는
정말 시원해. 그리구....
남 나중에 너랑 가보고 싶다
여 응???
남 나중에.... 너랑.... 그 나무 아래 가보고 싶다구...
좋은 데... 좋은 거.... 너랑 같이 보고 싶어...
(M) Once There Was A Love / Jose Feliciano
남 갑작스러운 고백이었다
나조차도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고백이었다
얘기를 꺼내놓고...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난 발을 까닥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남 오늘은 창밖이 어때?
여 ....... 글쎄...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남 그녀가 원하지 않던 고백이었다.
하지 말았어야 했다
(M) Time To Say Goodbye / Andrea Bocelli
남 그뒤로 그녀는 내 병실을 찾지 않았다
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깜깜한 암흑이 나를 찾아왔다
그러던 어느날....
(E)노크
남 노크 소리만 듣고도
난 그녀가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남 들어오세요
(E) 들어오는
여 나야...
남 어.. 오랜만이다...
여 ... 어....
남 .....
여 ..... 나 퇴원해
남 .... 아.... 다 나은거야?
여 응. 이제 통원 치료해도 될 것 같아서...
남 잘됐다..
여 ..... 가볼게 그만...
(E) 천천히 돌아서 나가는
남 내가 안되는 이유가....
(E) 가다가 멈추는
남 보지 못해서니?
여 .......
남 보지.. 못해서지?
여 ... 그래...
남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녀 입에서 그렇다는 대답이 나올줄은 몰랐다
여 .... 미안하다
(M) Sorry Angel / Jane Birkin
남 그렇게 그녀가 떠나고
난 잠시 앓아야 했다
오렌지 껍질을 벗겨낸 후
그녀의 손에서 나던 그 향기와
창가에 서서 창밖 풍경을 이야기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자꾸 떠올라
난 깜깜한 어둠 속에서 울어야 했다
(E) 문 열고 들어오는
여2 오빠~!
남 어. 수정이 왔니?
여2 어디 아퍼? 얼굴이 안좋다...
남 괜찮아. 뭐하러 자주 와.
(E) 비닐 내려놓는
여2 오렌지 좀 사왔어. 먹을래?
남 됐어. 치워...
여2 왜 그래....
남 그냥... 기분이 좀 별로야...
여2 커피라도 마실래?
(E) 달그락 거리며 머그잔 꺼내는
(E) 원두커피 따르는
여2 자..
남 됐다니까....
(E) 툭 치고 쨍그랑 깨지는
여2 어떡해... 잔 깨졌네....
남 그녀가 예쁘다고 했던 그 머그잔이다...
(E) 조각 치우며
여2 이거 진짜 특이한 꽃무늬라... 어디서 잘 팔지도 않는건데...
남 .....!! 너 방금 뭐라 그랬어?
여2 어? 잘 팔지도 않는 거라구....
남 그 머그잔에 그려진 게... 꽃그림이라구?
(M) 짧은
여2 왜 그래 오빠?
남 자세히 말해봐.... 어떤 꽃그림인지...
여2 노란색 해바라기야. 왜 그러는데....
남 커다란 나무 아래... 여자 아이가 책 보고 있는 그림 아냐?
여2 아닌데?!
남 ............
남 이상했다. 뭔가 이상했다.
남 수정아. 지금 창밖으로 뭐가 보여?
여2 창밖이라니?
남 창밖으로 보이는 거 말해봐....
여2 바로 앞이 건물이라 아무 것도 안 보여...
남 뭐?
여2 이 건물 바로 앞에 높은 건물이 막고 있어서... 아무 것도 안 보인다구...
(M) Adle E Aleina / Silje Vige
남 그녀가 지금까지 내게 보여준 풍경들은 다 무엇이었을까...
왜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E) 문열고 들어오는
남 알아봤어?
여2 응. 윤은서.. 맞지? 옆방 환자...
남 그래. 뭐래?
여2 그쪽도 오빠처럼...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는데?
남 .....!!!
여2 몰랐어? 간호사 언니 말론, 오빠랑 꽤 친한 것처럼 보였다던데....
남 ..... 연락처는? 혹시 연락처 같은 거 물어봤어?
여2 연락처는 왜? 옆방에 있잖아...
남 아직.. 있다구? 퇴원한 거 아니구?
여2 오면서 살짝 보니까... 그 방에 있는 것 같던데? 이쁘장하게 생겼더라...
남 그방에... 그녀가 있다...
(M) Mai Piu Cosi Lontano / Andrea Bocelli
(E) 노크 소리
여 (힘없는) 네...
(E)들어가는
여 .... 누구?
남 나야
여 (당황) 누구세요? 방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
남 니 목소리... 못 알아들을 정도로 바보 아니야 나...
여 ............ 미안해
남 다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
여 ...........
남 보리수는 어떻게 생겼어?
여 .........
남 ........ 니가 직접 보지 않았어도 괜찮아.
니 머릿 속에 그려진 보리수가
나한테도 진짜야.
여 ....... 미안해...
남 고마워. 그 동안... 내 눈이 되어줘서....
니가 본 것들... 니가 얘기해준 것들... 다 나한텐 진짜였어...
(M) 사랑해 / 소울 & 진
(E) 갈대 우는 소리 + 바람 부는 + 그 사이로 걷는
여 어둠 속에서 난 항상 상상을 해
지금 창밖엔 눈이 올거고...
그 눈을 맞은 아이가 깔깔대며 케익가게로 뛰어갈거고...
엄마는 아이가 넘어질까봐 안절부절대면서
종종 걸음으로 아이 뒤를 쫓아갈거고...
하지만... 상상 속의 그림을
누군가에게 말한다는 건 참 어려웠어...
보지 않아도....
상대방이 날 가엽다는 듯이 바라볼 걸
알 수 있었으니까.....
그치만 넌 달랐어....
넌 모든 걸 진짜라고 느껴줬으니까....
그래서 더 많이 이야기 해 주고 싶었어.
그러다 나중엔 덜컥 겁이 났어....
모든 걸 다 알아버린 니가....
날 얼마나 경멸할까....
무서워서 도망간거야....
(M) Not Going Anywhere / Keren Ann
(E)걷는 소리 계속되고
남 우리... 보리수 그늘 아래 가볼래?
여 바보... 우리 나라엔 보리수 없대. 그건 열대지방에서만 자라는
나무라던데?
남 보이지 않는다는 게... 보이는 것보다 대부분은 더 불행하지만...
아주 가끔은... 더 행복할 때도 있어.
그래야 공평하지..
여 (미소) 무슨 소리야...
남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여기가.... 어디든 될 수 있잖아.
(M) Prayer / Andrea Bocelli
여 나...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본 거 있어
남 뭔데?
여 지난번에 니가 내 얼굴 만져볼 때...
나도 니 얼굴 만져보고 싶었거든....
너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E)바람 소리 + 갈대 우는
남 바람이 불어와 그녀와 나 사이를 휘감고 지난다
그녀의 따뜻한 손이
내 이마와 눈과 코와 입술을 만지고 지나간다
우리 두 사람이 서 있는 그 자리 위로
아름다운 보리수가 자라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 속에
우리는 서 있다.
(M)주제음 Der Lindenbaum / Nana Mouskouri
2005-01-2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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