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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Top 200 Singles(1956∼2004년)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잡지 빌보드지는 지난 연말, 매우 의미 있는 기록을
발표했다. 그것은 지난 50년 동안 싱글 차트를 집계해 총 200곡의 싱글을 발표한
것이다. 이름하여 '빌보드 Top 200 Singles'이다.
'Top 200 Singles 1956∼2000'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이 차트는 매주 발행되는
빌보드지 싱글 차트의 순위에 의해 선정된 것이다.
빌보드지 No.1에 오른 주일의 수(數)와, 톱 10, 톱 40, 톱 100에 오른 주일
수를 합산해 순위가 정해졌다.
1 One Sweet Day / Mariah Carey & Boyz II Men
1995년 작품. 12월 2일자 빌보드 싱글 차트 No.1에 오른후 16주 동안 정상을
기록. 팝 차트 역사상(1955년 집계한 이래)가장 오랫동안 No.1을 기록(이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음).
2 Macarena (Bayside Boys Mix) / Los Del Rio
스페인 출신의 댄스 듀오로 1996년 작품. 5월 18일자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른 뒤 연 14주 동안 No.1 기록. 전 세계에 마카레나 열풍을 몰고 왔던 라틴 댄스.
스페인 출신으로 외국인이 발표한 노래 중 가장 오랫동안 차트 정상을 차지.
이 노래는 빌보드 톱 100 싱글스에 무려 60주 동안 머물러 전체 순위 2위
기록.
음악에세이 166화 눈꽃 피는 마을
1 Snow / Claudine Loget
프랑스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인 클로딘 롱제의 1968년 작품. 순백의 결정체
눈을 아름다운 분위기로 불렀음.
2 눈의 꽃 / 박효신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주제가.
3 제비꽃 / 류
2003년 KBS 드라마 겨울 연가에 삽입된 노래.
4 Let It Snow Let It Snow Let It Snow / Harry Connick Jr.
1940년대 말에 발표된 스탠더드 팝으로 맨하탄 트랜스퍼가 1993년 발표.
빙 크로스비, 냇 킹 콜 등의 노래로도 잘 알려진 노래.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의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한 곡으로 겨울을 대표하는 노래.
5 Winter Time / Steve Miller Band
미국 출신의 록 그룹으로 1977년 작품. 혹한기의 겨울의 추위를 멋지게
표현한 겨울을 대표하는 노래.
6 It's A Lonesome Old Town / Frank Sinatra
외로운 장면과 대사에서 자주 소개되는 노래로 오늘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목소리로 준비했음.
7 슬픈 인연 / 박신양
나미의 곡을 탤런트 박신양이 리메이크했음.
8 Wink And A Smile / Harry Connick Jr.
맥 라이언, 탐 행크스 주연 영화 '시애틀에 잠 못 이루는 밤'에 삽입된
노래.
9 Perfect Day / Lou Reed
70년대 발표된 노래로 이안 맥그리거 주연 영화 '트렌스포팅'에 삽입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
10 Close To You / Claudine Longet
프랑스 출신의 팝 가수 '클로딘 롱제'의 1970년대 발표곡.
11 My Memory / 류
12 Alhambra / Sarah Brightma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란 연주곡에 사라 브라이트먼이 가사를 입혀 노래했음.
13 Careless Love / Annie Haslam
영국 출신의 크로스오버 여가수 '애니 해슬럼'의 1985년 작품.
쇼팽의 <이별곡>에 가사를 입혀 발표한 노래로 로얄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참여.
14 Adle E Aleina / Silje Vige
스웨덴 출신의 여성 가수로 1994년 작품.
북구권 특유의 서정성이 잘 드러난 곡으로 음악에세이를 통해 히트된 노래.
이별의 대사에서 주제가로,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였던 곡.
15 Dance Mot Var / Anne Vada
노르웨이 출신의 월드 뮤직 가수로 2001년 작품.
각종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음.
16 Song From The Snow / Real Group
스웨덴 출신의 혼성 아카펠라 그룹 '리얼 그룹'의 2002년 작품.
17 Pretty World / Lisa Ono
일본계 여성 재즈 싱어로 2000년 작품.
보사노바풍의 재즈 곡으로 같은 제목의 앨범 타이틀.
사랑하는 연인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내용의 밝은 분위기의 러브 송.
각종 CF,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음.
18 Knockin' On Heaven's Door / 유미
우리 영화 '여친소'의 주제가로 쓰였던 노래.
19 눈의 꽃/ 서영은
박효신이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곡을 서영은도 불렀음.
20 Angel Eyes / Sting
영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의 주제가로 쓰였던 노래.
21 함께 있으면 좋을 사람 / 최재훈
22 Snow / Claudine Loget
프랑스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인 클로딘 롱제의 1968년 작품. 순백의 결정체
눈을 아름다운 분위기로 불렀음.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66화 - 눈꽃 피는 마을
(M) 주제음 Snow / Claudine Loget
프랑스 출신의 배우이자 가수인 클로딘 롱제의 1968년 작품. 순백의 결정체
눈을 아름다운 분위기로 불렀음.
(E) 눈 밟는 소리
남 깊고 깊은 산 속엔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길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나무마다 피어 있는 아름다운 눈꽃들이
겨울 산의 풍경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M) 눈의꽃 - 박효신
(E) 눈 밟고 오는 소리 + 구두 탁탁 털고 계단 올라가는 + 문 두드리는
남 계세요?
(E) 안에서 나오는
여 누구세요?
(E) 문 여는
남 네. 며칠 전에 전화했던 사람인데요.
여 아~ 김봉덕씨?
남 예.
여 안헤매고 잘 찾아오셨네요.
(E) 들어오는
남 산장이.. 인터넷에서 봤던 것 보다 더 예쁘네요
(E) 주전자에서 물끓는 소리
여 오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컵라면이라도 드실래요?
(E) 라면에 물 붓는 소리 + 후루룩 라면 먹는 소리
남 산행 후..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은
정말 맛있다
여 신김치랑 찬밥도 있는데... 드릴까요?
(M) 제비꽃 / 류
(E) 커피물 따르는 소리
여 인스턴트 커피밖에 없어요
남 전 원두보다 그게 더 좋아요
(E) 후~ 불어서 마시고
남 손님이 없나봐요?
여 아뇨. 끝방에 신혼부부가 있는데...
어제 등산하고 와서 피곤한가봐요. 점심 먹고 또 자네...
남 여긴 눈이 많이 왔네요. 올해 서울엔 눈이 잘 안오는데...
여 늘 그래요. 여긴 겨울이 제일 먼저 왔다가 제일 늦게 가요
남 오자마자 먹기만 했네요.
(E) 일어나고
여 방 이쪽이에요. 온돌로 달라고 하셨죠?
남 네.
(E) 문 열고
남 방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바닥은 뜨끈한 군불로 데워져 있었고
겨울햇살에 잘 말려진 이불에선 향긋한 풀냄새가 났다
넓은 창밖으로 하얀 눈 위를 뛰어가는
갈색 토끼 한 마리와
그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눈꽃들이 보였다
(M) Let It Snow Let It Snow Let It Snow / Harry Connick Jr.
(E) 장작 타는 소리
(E) 방에서 나오는
남 맛있는 냄새가 나서요. 군고구마에요?
여 여긴 해가 빨리 지잖아요. 해 지면 나가기도 그렇고..
심심하니까 자꾸 이것저것 먹게 돼요
남 같이 먹어도 되죠?
여 그럼요. 앉으세요.
(E) 장작 타는소리
여 휴가차 오신 거에요?
남 ........ 네
여 무슨 일 하시는데요?
남 ........ 형사에요
여 아..... 형사들도 겨울 휴가가 있구나
남 있죠. 형사는 뭐 사람 아닙니까?
여 형사라니까 무섭다. 죄진 것도 없는데 왜 괜히 떨리지? (웃고)
남 난 형사가 아니다
그냥... 형사를 가장 두려워하고.. 또 부러워하는 사람일
뿐이다
(M) Winter Time / Steve Miller Band
남 뜨개질 해요?
여 심심해서요
남 누구 줄 건데요?
여 원랜 아버지 드리려고 뜨던 건데... 작년 겨울에 그만뒀었거든요
그런데 다시 시작했어요. 심심해서...
남 심심해요?
난 이렇게 조용한 데서 쉬니까 참 좋은데
여 지금은 좋죠? 일주일만 있어보세요. 지겨워질테니까
남 지겨운 건... 도시도 마찬가지에요.
여 ...... 그래도 난... 도시가 좋아요. 서울로 갈거에요
남 왜요?
여 하루종일 말 한마디도 안해본 적 있어요?
남 .... 글쎄요
여 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부턴
자주 있는 일이에요.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그때야 생각이
나요.
아... 내가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했구나...
남 그래서 도시에서 살고 싶어요?
여 네. 거기선 외롭지 않을테니까
남 사람이 많아도... 외로운 건 똑같아요
(M) It's A Lonesome Old Town / Frank Sinatra
(E) 가방을 여는
남 저녁을 먹고 방으로 들어와
가방을 연다
가방은 지폐로 가득하다
지금쯤 세상은 나에 대한 뉴스로 떠들썩할 것이다
가짜 여권이 만들어 질 때까지
난 세상과 단절된 이곳 산장에 숨어있을 것이고
이후엔 다른 나라로 떠날 거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다
(M) 슬픈 인연 / 박신양
(E)새소리
남 새소리에 눈을 뜨는 기분은
자명종 소리나 차 경적소리에 눈을 뜨는 기분과는
사뭇 달랐다
(E) 창문여는 소리
(E) 장작 나르는
남 뭐해요?
여 보면 몰라요? 장작 나르잖아요
남 뭐하게요?
여 이따 저녁 때 끝방 신혼부부 멧돼지 바비큐 해드릴거에요
남 .... 아
여 아저씨도 하실래요? 3만원만 추가하시면 되는데....
남 비싸다. 2만 5천원
여 어머? 이거 얼마 안 남아요. 2만 8천원
남 2만 6천원
여 (한숨) 형사 아저씨 나쁜놈들 잡느라 수고하시니까 봐줬다. 2만
7천원.
더 이상은 안돼요
남 장난 삼아 해 본 가격 흥정은 재미있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2만 7천원 이하는 안된다고 하는
이 산장 아가씨를 보는 건 더더욱 재미있었다
(M) Wink And A Smile / Harry Connick Jr.
(E) 시동 거는 소리
남 장작을 다 나른 여자는
커다란 트럭에 시동을 건다
남 어디 가요?
여 산 아래 식당에 멧돼지 주문해 놨거든요.
남 그 큰차를 운전할 줄 알아요?
여 몇 번요. 아버지가 운전하시던 건데... 내가 해야지 할 수 없잖아요
남 그럼.. 잘 갔다 와요
(E) 차 가다가 끽 멈춰서는
남 (약간 멀리서) 조심해요
여 (멀리서) 걱정 마세요
(E) 차 가다가 시동 꺼져 버리는
남 결국 내가 운전을 하기로 했다
마을로 내려가야 하는 게 좀 걸리긴 했지만
마을이라고 해봐야 워낙 외진 곳이니까
괜찮을 것 같았다
(M) Perfect Day / Lou Reed
(E) 비포장 길로 차 가고 있는
여 운전 잘 하신다. 여기 길 꽤 험한 편인데...
남 옛날엔 택시 운전도 했었거든요
여 형사하기 전에요?
남 ..... 안해본 일이 없어요. 먹고 살려고...
여 (깜짝) 어! 잠깐만요!
(E) 끽 서고
남 왜 그래요
여 저기 앞에....
남 노루 한 마리가 산길에 쓰러져 있었다
덫에 걸린 모양이었다
(E) 눈 밟고 가는
남 피를 많이 흘렸네...
여 일단 짐칸에 실어요
남 치료해봐야 죽을 것 같은데..
여 그래두요.
(E)차 가는
남 여자가 고집을 피워서 다친 노루를 짐칸에 실었다
남 좀 웃긴 거 아니에요?
여 뭐가요?
남 우리가 지금 가지러 가는 멧돼지도 살고 싶었을 거 아냐
이거는 잡아먹고 저거는 살려주고... 불공평하잖아요
여 ........
남 .........
여 (변명하듯) 그래두 뭐, 어떡해요 할 수 없지...
남 ...........
여 그리구... 맨날 잘못만 하고 살 수 있어요? 가끔은 착한 일도 하고
살아야지...
남 누가 뭐래요?
여 난 인연을 믿는단 말이에요. 나쁜 인연, 좋은 인연....
노루는 나랑 좋은 인연인가보죠
(M) Close To You / Claudine Longet
남 여자가 식당에 들어간 사이
난 트럭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문다
(E) 불 붙이고 + 연기 내뿜는
남 잠시 후 여자가 식당에서 나온다
한 남자와 함께다
난 본능적으로 모자를 깊이 눌러쓴다
(E) 창문 두드리는
여 인사하세요. 여기 식당 아들인데... 제 친구거든요.
읍내 파출소에 근무해요
남 .............
남2 안녕하세요? 서울서 오신 형사님이시라구요? 어느서에 계세요?
남 ..........
여 저기.. 형사 아저씨!!
남 ........ 여기까지 와서 일 얘기 하고 싶지 않은데요.
남2 아.... 실례했습니다
남 얼른 타요. 해 저물기 전에 가야죠
남2 눈 올 것 같다. 얼른 가.
여 어 그래.
(E) 차에 올라타고 + 출발하는
(잠시 침묵 후)
여 노루요... 아까 걔한테 맡겼어요. 동물병원에 데려다 준대요
남 ,........
여 착한 애에요.
남 ............
여 무안했을 거에요. 자긴 반갑다고 인사한 건데....
남 나랑 친해요?
여 네?
남 우리 만난지 이틀 됐고. 난 하나도 안친하다고 생각하는데...
여 .......
남 친한 척 하지 마세요. 부담스러워요.
(M) My Memory / 류
(E) 와이퍼 움직이는 소리 + 차 털털거리며 천천히 가는 소리
남 갑작스러운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해가 진 후 산속은 칠흑같았고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눈 때문에
앞은 더욱 보이지 않았다
(E) 시동 꺼져 버리는
남 설상가상...
낡은 트럭은 시동을 꺼뜨린 채
더 이상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내 옆에 앉은 산장 여자는
화가 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어두운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남 어쩔래요
여 .......
남 계속 여기 있을 거에요?
여 ......
남 여기서 산장까지 멀어요? 걸어라도 가야 할 거 같은데
여 ......
남 나 혼자 가요?
여 .......
남 좋아요, 나 혼자 갈거니까 맘대로 해요
(E)문 열면 + 눈보라 휘몰아치고
여 (다급) 문 닫아요!
(E)문 닫고
여 지금 나갔다간 얼어죽어요
남 그럼 밤새 여기 있자구요?
여 이 밤중에.. 이런 날씨에.. 산장까지 걸어가려면 2시간은 더 걸려요
가다가 죽어요
남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요? 난 갈거에요
여 우리 아버지도....
남 ...?
여 우리 아버지도 그렇게 돌아가셨어요
(M) Alhambra / Sarah Brightman
(E) 시동 걸어보지만 계속 다시 꺼져버리고 + 잠시 후 조용해지는
여 작년에 눈보라 치던 날이었는데... 읍내에서 주무시고 오시겠다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그런데 내가 우겼어요. 그냥 오라구...
산길이야 손바닥처럼
빤한데... 그냥 오라구....
남 .....
여 내 말 듣지 말지.. 그냥 무시하지...
우리 아버진 내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주시는 분이었거든요...
남 .....
여 지금은 그게 원망스러워요
왜 내말을.... 다 들어주셨을까....
(M) Careless Love / Annie Haslam
(E) 바람 세게 부는 소리 들리고 + 모포 펴서 주는
여 이거 덮으세요. 군용 담요라 꽤 따뜻해요
남 유리창은 눈으로 뒤덮여 버렸다
산속은 적막했다
여 여기... 왜 왔어요?
남 .... 네?
여 형사... 아니죠?
(M) Adle E Aleina / Silje Vige
여 아주 예전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무슨 죄인지는 모르겠는데.. 죄를 짓고 우리 산장으로
도망온 사람이요
남 ........
여 어쩌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는데.. 난 신고하자 그랬고
아버진 안된다 그랬어요
남 .... 왜요?
여 만약에 신문에서 그 사람 봤으면 욕했겠지만. 우리집에 들어온
손님인 이상
그럴 수 없다구요. 그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거니까
그럴 수 없다구요
남 ..... 그래서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요?
여 우리가 눈치챈 걸 알고 도망갔어요
그 뒤론...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남 ...... 나도 도망가야겠네요 이제
여 마음대로 하세요. 일부러 신고까지 하진 않겠지만...
숨겨줄 마음은 없으니까... 누군가 아저씨 찾으러 오면
거짓말은 하지 않을 거에요
(M) Dance Mot Var / Anne Vada
(E) 새 우는 소리
남 언제 잠이 들었을까..
그녀와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눴던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나보다
옆을 보니 그녀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댄채 잠들어 있었다
움직일 수가 없어
얼마쯤 그냥 가만히 있었다
여 (깨어나는) 어? 언제 일어났어요? 깨우지...
남 잘 잤어요?
여 (재채기) 감기 걸린 거 같아요
(E) 옷 벗어주는
남 일단 이거 입어요
여 됐어요.
남 입어요. 아침이긴 해도 집까지 걸어가려면 추울거에요
(M) Song From The Snow / Real Group
남 폭설 속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서였는지
서로의 비밀을 털어놓아서였는지
난 그녀에게 왠지 모를 친밀감을 느꼈다
그건 그녀 역시 마찬가지인 듯 싶었다
보름 가까이 그곳에 머무는 동안
가장 좋았던 건
그녀가 직접 차려준 식탁을 대하는 일이었다
(E) 보글보글 끓는 + 식탁에 내려놓는
여 김치찌개 끓였어요
(E) 먹어보고
남 어우 맛있다
여 그럼요~ 우리집 김치는 땅속 장독대에 1년 이상 묻어놓은거에요
남 서울 가고 싶댔죠.
여 네
남 나중에 서울 가서 김치찌개 집 해요. 성공할 거 같애요
여 에이 겨우 이 정도루요?
남 난 이렇게 맛있는 김치찌개는 처음 먹어봐요
여 난.. 내가 한 음식 이렇게 맛있게 먹는 사람 처음 봐요
(M) Pretty World / Lisa Ono
남 그녀가 해준 음식에...
이 산장의 아늑함에...
산속 고요함에 익숙해져 갈 무렵....
(E) 차 와서 멈추는
남 낯선 차 한 대가 산장 앞에 멈춰섰다
(E) 차문 열고 나오는
남 읍내에 파출소에 있다는 그 남자였다
창문 밖을 바라보던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벽쪽으로 숨겼다
여 (밖에서 나는 소리로) 어, 웬일이야? 연락도 없이?
남2 (밖에서) 어 뭐 확인할 게 있어서
여 뭐?
남2 그때 너랑 같이 우리 식당에 왔던 남자... 형사라고 했던...
여 (약간 떨리는) 그 사람이 왜?
남2 지금도 있니?
여 왜 그러는데....
남2 현상수배범이야.
남 두려워했던 순간이 오고 말았다
난 황급히 가방을 챙겨 벽쪽에 바짝 붙었다
여 그 아저씨 떠났어.
남2 그래? 언제?
여 한 이틀됐지. 속초쪽으로 간다 그러던데....
(M) Knockin' On Heaven's Door / 유미
(E) 장작 타는 소리
(E) 차 따르는
남 왜... 그랬어요?
여 .........
남 일부러 신고는 안해도 숨겨주진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
여 엊그제... 읍내 장보러 갔다가 동물병원에 갔었거든요
남 ......?
여 우리가 구해줬던 노루 있잖아요. 죽을 줄 알았는데, 건강해졌더라구요
곧 산으로 돌려보내도 되겠어요
남 좋은... 인연이네요. 그쪽이 맞았어요
여 나.. 아저씨랑도 좋은 인연이고 싶어서 그랬어요
내가 지금 아저씨 숨겨준 게... 결국은 아저씨에게 좋은
일이였으면
좋겠어요
(M) 눈의 꽃/ 서영은
남 그날밤. 가짜 여권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새벽 동 트기 전, 난 떠날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E)가방 싸는
(E)노크
남 네
(E) 들어오는
여 짐... 싸는 거에요?
남 고마웠어요 그동안....
그런데 나 은혜 못 갚아요. 지금 가면 안 돌아올거니까
여 .... 잠깐은 시간 있죠?
남 왜요?
여 ..... 밥 먹고 가요
( E) 찌개 끓는 소리
남 식탁에는 내가 좋아했던 반찬들로 가득했다
따뜻하게 김을 내뿜고 있는 하얀 밥을 한술 떠
입안에 넣는데... 이유 모를 눈물이 차 올랐다
(M) Angel Eyes / Sting
(E)문 여는 + 몇발자국 나가는
남 그동안... 고마웠어요
(E) 가는
여 저... 별로 안궁금하시겠지만....
( E)멈추는
여 서울 안 가려구요. 김치찌개 집도 안 차릴 거에요
남 ......
여 내가 한 김치찌개.. 아저씨만큼 맛있게 먹어줄 사람 없을 거에요
아저씨 말 믿고 김치찌개 집 차렸다간 망할거야. 그러니깐
나 안가고
여기 있을 거에요
남 ......
여 돌아오지 않으시겠지만... 혹시... 만약에 다시 여기 들를 일 있으시면
김치찌개 또 끓여드릴께요.
남 ..... 멧돼지 바비큐는요?
여 그것두 드릴께요. 공짜루.
남 너무 약하다
여 (약간 울먹) 네?
남 이 가방 속에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 모르죠
여 ....
남 이 속에 돈이면 김치찌개 백만그릇도 사먹을 수 있구요
멧돼지 바비큐 매일 열 마리씩 죽을 때까지 먹고도 남아요
여 ..... 그래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손해보는 장사네요.
(애써 냉랭) 그 돈 가지고 멀리멀리 가서 행복하게 잘
사세요.
그리구 이거.... 입고 가든가 말든가....
(E) 문 쾅 닫고 들어가는
남 그녀가 난롯가에서 손뜨개질하던 스웨터였다
(M) 함께 있으면 좋을 사람 / 최재훈
(E) 눈 밟으며 내려가는
남 나무마다 새하얗게 피어 있는 눈꽃들이
내 걸음 걸음에 소스라치며
후두둑 떨어진다
왔던 길을 되돌아본다.
내 손에 든 가방이 무겁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이 가방을 던져 버리고
저곳으로 돌아가 그녀가 지어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김치독을 땅에 묻고
덫에 걸린 산짐승들과 좋은 인연을 맺으며 살고 싶어진다
( E) 전화 거는
여 (힘없는)여보세요. 눈꽃 피는 마을입니다.
남 진짜... 아무데도 안가고 거기 있어줄 수 있어요?
여 .....
남 진짜... 나랑 좋은 인연 맺어 줄 수 있어요?
여 .... 아저씨
남 약속해주면 돌아올께요. 건강해진 노루처럼... 기쁘게 해줄께요
남 무거운 가방을 발밑에 놓아버린 내 머리 위로
눈꽃이.... 떨어진다. 난 웃는다.
(M)주제음 Snow / Claudine Loget
2005-01-0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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