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듣기 위해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몰려들고 있다. KBS, MBC, SBS, 그리고 EBS를 포함한 지상파 4사가 올해 초 잇따라 내놓은 인터넷라디오 덕분에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라디오를 들을 수 있게 된 것. 덕분에 예전보다 라디오 청취자 수도 늘어났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인터넷라디오를 활용하는 각 사의 전략은 각양각색이다. 각 방송사의 상황이나 입장에 따라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고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모습이 조금씩 다른 것.
KBS는 일단 인터넷라디오의 대중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공영방송인 이상 다양한 수익모델 개발에 신경쓰기보다는 '라디오 청취자 증가를 통한 영향력 확대'가 가장 큰 목표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인터넷라디오 '콩'의 업그레이드 방향도 청취자의 불편함을 없애는 인터페이스 개발이나 고음질 제공 등 질적인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또 제휴를 통해 '콩'을 다양한 형태로 접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지난 달부터 네이버와 제휴하고 네이버 데스크톱(바탕화면에서 날씨, 시계, 달력, 증권 정보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콩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지상파 4사 중 지난 2월 제일 먼저 인터넷라디오 서비스 '미니'를 시작한 MBC는 5분전 돌려듣기, 음악 검색 등의 부가 기능을 집어넣어 라디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니를 이용한 다양한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미니를 운영하고 있는 iMBC 관계자는 "미니가 인터넷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웹광고, 특히 회원들을 상대로 한 타겟팅 광고가 가능하다"며 "여러 업체들과 광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SBS는 인터넷라디오를 일종의 브랜드로 육성할 것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고릴라'라는 인터넷라디오의 이름도 이를 고려해 지은 것이다.
'고릴라'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SBSi의 관계자는 "'고릴라'라는 이름에 캐릭터적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감성적 코드를 중시하는 네티즌을 겨냥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메신저 업체나 휴대형 단말기 업체, 포털과 함께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EBS는 지난 7월24일 인터넷라디오 '반디'를 시작한 이래 12월5일 현재 10만1천건이 조금 넘는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른 지상파방송사의 다운로드 기록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그동안 EBS를 인터넷으로 듣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반디를 통해 생긴 고정적인 라디오 청취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내년 상반기중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오락적인 기능도 첨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터넷라디오를 둘러싼 각 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전투구식 싸움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KBS 관계자는 "나중에는 지상파 3사의 라디오를 한 곳에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도 고민하겠지만 아직은 서로 주도권을 다투는 중이라 빨리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모든 방송사가 일단 인터넷라디오를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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