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34 같은길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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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내려오는 길이다. 수경모와 감정대립을 하고 기분을 몹시 상하고 오
는 길이다. 동규, 가다가 잠시 서서 난간을 한 번 내리칠 만큼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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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5. 친정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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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당신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요?
수경모 나 할 말 다 못했어요? 절반두 못 했다구요!
수경부 ….
수경모 세상에 그 방은 누가 얻은 건데? 자기네가 그 방 얻을 때
동전 한 푼 보태길 했어요?
수경부 …당신 아까 입장을 바꿔 놓구 말하지구 했지요….
수경모 그래요!
수경부 박서방 입장이 돼서 한 번 생각해 보시오! 우리 수현이가
박서방이다, 내가 그 부모다, 그렇게 놓구 한 번 생각해보
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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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나 같으면 절대 안 그렇게 하죠! 난 그런 염치없는 짓 절
대 못한다구요!
S#36 수경 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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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누워있는데, 동규가 들어온다. 수경,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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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동규씨, 어디 갔었어, 종일? 누구 만난 거야?
동규 ….
수경 우리 큰일났다?
동규 ….
수경 글쎄, 아버님이 뭐라시는지 알아? 일루 이사 오시겠대!
동규 (모른 척 들으며 넥타이 풀고 한다)
수경 영덕집 팔아서 올라오신데, 어떡해, 우리? 응?
동규 뭐가 어떡해?
수경 뭐라구?
동규 뭐가 어떡하냐구! 아버지가 올라오시면 모시구 살면되는 거
지 어떻긴 뭐가 어때?!
수경 말 다했어…?
동규 너야말루 말 다했어? 우리 아버지, 우리 동생들이 전염병
환자야? 정신질환자야? 왜 같이 못 살아, 왜?!
수경 아…그렇게 된 거야, 그럼? 부자간에 미리 입 다 맞추고
난 거로 구나!
동규 그래 , 그렇다!
수경 자기네 식구들끼리는 입 다 맞추구 나만 모르구? 그렇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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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7. 홍여사 거실
홍여사 아이구, 내가 과일주 안 먹는다구 맹세를 하구 또 마셨어!
너무 퍼 마셨어 내가! 아이구, 골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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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어떻게 그렇게 무시를 할 수 있어, 어떻게?
수경 누가 누구를 무시하는 건데? 무시당한 건 바루 나야!
동규 밥 빌러온 거렁뱅이 한테두 그렇게 하는 게 아닌 거야!
수경 동규씨, 지금 억지 쓰는 거 알아?
홍여사 이게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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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바지 차림도 아랑곳 않고 급하게 뛰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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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8 홍여사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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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지금 누가 화를 내야 맞는 거야, 왜 이래? 자기가? 염치없
는 짓을 한 사람이 누군데?
동규 아, 너 그런 애 였니? 너 입으루 세상 부조리 질타 잘하구
매사에 경우 똑똑하게 따지구 해서 넌 좀 다른 앤 줄 알았
더니, 지금 보니, 윤수경, 속물 중에 속물이구나?
수경 그래, 인제 알았어? 나 속물이야! 최고 속물이다, 왜? 그래
나 속물이니까 뭐 길게 얘기 할 것두 없구… 헤어져!
동규 헤어져? 그으래? 그래! 원한다면 하자! 못할 거 같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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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어머, 얘네들이 이게 무슨 소리야?
S#39. 수경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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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사 들어선다. 두 사람 팽팽하게 서서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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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그래! 원하면 해주지! 이혼하자!
수경 말 다했어? 자기?
동규 그래, 다 했어!
홍여사 수경아, 너 왜 그러니? 미스타 박 , 왜 그래? 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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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이모! 이모! 이 남자 나한테 하고 나오는 거 좀 봐! 이모!
홍여사 쉬쉬 시끄러 얘! 왜들 그래?
동규 죄송합니다.
수경 나 안 살아 안 살 꺼야! 나!
동규 글쎄! 살지 말라구!
홍여사 미스타 박! 그런 건 절대 하는 소리가 아냐! 네버! 절대 안
돼! 샷! 마우스!
남자가 참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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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0 재천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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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잘했다. 결정 잘했어! 가라 가! 근데 집은 어떡할 거냐? 돈
두 몇 푼 되지두 않겠지만, 당장은 쉽게 팔리지두 않을 텐
데? 워낙 이쪽은 부동산 경기가 없잖아?
재천 막내 누이가 여태 남의 집 살잖아? 걔가 우선 와서 살면서
팔아보기루 했다.
친구 거 잘됐다.
재천 뒷일은 네가 다 알아서 해줘. 집 문제하며 여러 가지.
친구 알았어 알았어. 다 해주께. 내가 너 따라다니며 뒷일 봐준
게 어디 한 두 해냐? 수산학교 1학년때부터니까는…몇 년
이야, 그게? (혼자 따져본다)
재천 그러구 너, 일할 데는 알아봐 준댔다?
친구 아, 그런 염려 말라니까! 그 상회가 나 잡을려구 얼마나
애를 쓰는데? 그런데, 가면 어디서 살 거냐?
재천 애들하구 같이 살아야지.
친구 동규하구?
재천 응.
친구 동규가 그러자구 하대? 선선히 그러자구 해?
재천 내가 간다는데 지가 뭐래?
친구 거봐라, 쎄게 나오면 다 듣는다니까! 너 평소에 너무 큰아
들한테 조심을 해? 너 아무리 잘나두 아부지 나구, 아들 났
지. 아들 나구 아부지 났냐? 동규한테 너무 주눅들지 말아
야!
재천 …그럴셈이다.
친구 동규네 가서 며느리가 해주는 뜨신 밥 얻어먹구 산다!…좋
다! (하다가) 아니 그럼 너 그 교수님하고 한집에 살게 되
는 거 아니냐?
재천 그렇지!
친구 얘, 그건 곤란하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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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1 영규 문간방(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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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가 추워하며 컵라면을 먹으며 미국 야구방송을 티브이로 시청하고 있
다. 후후룩 거리며 먹는 영규. 초라해보인다. 박찬호가 활약중인 메이져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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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2 . 미숙방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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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슈타인 세종대왕…퀴리부인의 제법 큰 사진이 벽에 붙어져있다. 그 옆
빈자리에 나란히 박찬호선수의 사진을 붙이는 미숙이다. 다 붙이고 흐뭇한
얼굴이다. 그사이 깨끗하고 귀여운 이부자리로 바뀌어진 미숙방이다. 사진
들을 흐믓하게 보던 미숙, 이번엔 제 손의 영규 반지를 뺀다. 노랑 인형도
집는다. 보자기에 그것들을 싸서 장롱서랍 깊숙히 넣어버린다. 그리고는 거
울앞으로 가서 앉는다. 머리를 풀고 제대로 빗더니, 새로 사온 핀을 꺼낸다.
스스로 머리를 올린다. 거울속의 어른스러운 제 모습을 보며, 미숙, 가만히
제 뱃속의 아기를 쓰다듬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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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아가야…너 엄마를 잘 봐…엄마는 씩씩하게 혼자 잘 살 꺼
야!
미숙 그러니, 너두 잘 자라 줘?! 우리 약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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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 가만히 책을 펴든다 스포크박사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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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3 . 분식점(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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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조용한 얼굴로 열심히 홀 청소중. 계순이 돈계산을 하며 민규를 돌아
본다. 뭔가 걸려서 . 아줌마가 퇴근할 차비를 하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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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네, 안녕히 가세요.
민규 안녕히 가세요.
아줌마 아이구, 뉘 집 아들인지 착해서 이뻐! (등하나 쳐주고 나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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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순 앉아봐. 나하고 얘기 좀 하자?
민규 ?
계순 나한테 뭐 삐쳤어?
민규 아니예요….
계순 이상해? 오늘 왜그래? 내가 뭐 섭섭하게 했나봐, 그지?
민규 그런 거 아니예요, 사장님.
계순 그럼 됐구! 나, 민규 학생 좋아해…그래서 내가…시간당 2
천5백원으루 올려줄려구.
민규 …저 싫어요. 그러지 마세요.
계순 왜그래? 더 올려줘? 3천원씩 줘?
민규 아니예요. 절대 아니예요.
계순 어디 다른 데서 돈 더 많이 준다구 오래?
민규 진짜 그런 거 없어요. 저 사장님이 쫓아내시지만 않으면 여
기서 오래오래 일할 거예요.
계순 정말이야?! 고마워! 그래두 5백원은 올리자. 우리? 응?
민규 …그러세요. 그럼.
계순 영업 끝났는데요!
시연 민규씨 좀 만나러 왔어요.
민규 (놀라서 돌아본다. 보니 시연이다)
시연 일 끝났어요?
민규 아니요, 아직….
시연 그럼 잠깐만 나 좀 봐요.
민규 ….
계순 누구야? 이쁘다? 애인이야??
민규 아니요, 우리 작은형 애인이에요.
저 잠깐만 나갔다 올게요.
S#44. 분식점 앞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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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 어떻게 찾았는지 , 궁금하죠?
민규 …네
시연 여기 사거리 분식점을 다 뒤졌어요.
민규 ….
시연 삐삐 있어요?
민규 네?
시연 호출기 있냐구요?
민규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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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연, 호주머니에서 새 삐삐 하나를 꺼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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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
민규 저 여보세요.
시연 (돌아선다)
민규 이걸 왜 주세요? 저한테?
민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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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뭐라고 하고 따라가려다가 손안에 든 삐삐를 보고있다 다시 가버리는
시연의 뒷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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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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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이에게 낮에 민규의 출생이야기를 들은 시연이 민규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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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