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캐릭터를 만드는 게 신선하고 재미있어요!"


인기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에서 약간은 거칠면서도 순수한 시장 상인, 미숙의 억척스런 모습을 현실감있게 보여주고 있는 김지영에게도 과연 코디네이터가 있을까? 다른 출연자들처럼 말쑥한 의상 한 벌 입은 적도 없고, 의상에 어울리는 그럴 듯한 코디네이션도 눈에 띄지 않는 미숙을 보면서 이런 의문을 갖는 시청자들이 의외로 많겠지만 이렇게 완벽한 시장 상인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도 바로 전문 코디네이터의 솜씨.

1997년 5월부터 현재까지 탤런트 김지영의 개인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안승희(28세) 씨가 완벽한 나물장사 미숙이를 탄생시킨 숨은 주인공이다. 경기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안승희 씨는 학교 선배를 따라 다니던 분장전문학원에서 이수과목 중 하나인 코디네이션을 공부하다가 아예 전문 코디네이터를 자신의 직업으로 선택하게 되었다고.

지난 1995년 공중파 방송의 한 쇼 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 처음 데뷔한 그는 이것을 계기로 프로그램 전담 코디네이터로 얼마간 활동했다.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개인 코디네이션을 맡게 된 사람이 바로 신인 탤런트 김광필이었다. 그후 탤런트 이미영, 양미경 등 주로 주부 탤런트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해왔다.

"보통 코디네이터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정도가 흐르면 가장 고민이 많아지는 때죠. 저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주로 쇼 프로그램의 코디네이션을 맡게 되어서 그저 예쁘고 멋있게 출연자들을 꾸미는 역할만 했었어요. 처음엔 무척 재미있고 신이 났었는데, 그런 생활이 한 일년 정도가 계속되자 코디네이터란 직업에 대해 회의 가 들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때 만난 연기자가 바로 새로 시작하는 MBC 일일극 <방울이>란 드라마에서 술집 작부 역을 처음 맡게 된 양미경 씨였어요. 마냥 예쁘게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독특한 극중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신선하고 또 아주 재미있었어요. 처음으로 저에게 찾아온 고비를 그 때문에 무사히 넘길 수 있었죠."

그렇게 큰 고비 하나를 막 넘어선 안승희 씨가 그 다음 만난 사람이 바로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탤런트 김지영 씨이다. 1997년 봄, 새롭게 단장되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천방지축 아가씨로 성장한 '복길이' 역할을 맡게 된 김지영 씨가 마침 개인 코디네이터를 물색하던 참이었고, 그런 그를 보고 연예인 같지 않은 순수한 모습에 큰 매력을 느꼈던 안씨가 그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던 것. 그렇게 시작된 김지영과의 인연으로 그는 요즘 <그대 그리고 나>의 독특한 캐릭터 '미숙이 만들기'에 한창이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를 더하고 싶다는 안승희 씨는 4-5년 뒤에는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컬러 등 전체적인 이미지 스타일을 잡는 '스타일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이러한 희망을 품은 채 쉼없이 날개짓하는 그녀의 변화하는 모습을 살짝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