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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에서 샀거나 공짜로 얻은 옷이 많아요"
촌스러운 주홍빛 원피스에 아무렇게나 걸쳐입은 낡은 가디건, 그 위에 야무지게 맨투박한 전대, 그리고 하얀 목 양말… 요즘 가장 인기있는 주말드라마에 출연하는 억척 상인 미숙이의 극중 모습이다. 요즘들어 자신을 버리고 떠난 바람둥이 박영규(차인표 분)의 아기를 임신한 채 열심히 땀흘리며 살아가는 미숙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연민과 사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에 나온 <그대 그리고 나>의 시놉시스에 따라 드라마의 스타일리스트가 미숙의 이미지 컨셉으로 잡았던 의상은 지금보다는 훨씬 여성스러우면서도 깔끔한 새댁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2회분의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 연출을 맡은 최종수 감독으로부터 따끔한 충고를 들어야 했다. 시장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질퍽한 장삿군에게 꽃무늬가 새겨진 화사한 롱-스커트는 아무래도 어색하다는 평이었던 것.
처음부터 그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김지영 씨와 코디네이터 안승희 씨도 연출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잡았는데, 그것이 바로 현재 미숙이의 모습이다. 그러나 현실보다 더 실감나는 장삿군, 미숙이로 태어나기 위해 코디네이터 안승희 씨의 손길은 몇 배나 더 바빠졌다.
"미숙이 의상이요? 물론, 의상 협찬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요. 협찬을 받고 싶어도 미숙이 캐릭터에 어울릴 만한 브랜드가 없거든요. 그래서 극중 의상들 중 거의 대부분을 제가 구입하거나 주위에서 그냥 공짜로 얻는(?) 옷으로 해결을 하죠. 솔직히, 극중 필요한 의상도 일주일에 한두 벌 정도면 충분하거든요."
주로 미숙의 의상들은 구민회관에서 여는 중고시장에서 구입된 것인데, 물론 재활용 의상이기 때문에 가격대는 무척 싼 편. 안승희 씨는 너무나 현실적인 캐릭터때문에 의상을 구하고 코디네이션 하는 것이 무척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코디네이터로서는 한번쯤 욕심이 나는 역할이라고 '미숙'이라는 인물을 평한다.
그렇다면 실제의 김지영의 패션 스타일은 어떨까?
"실제로 보면, 시청자분들이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는 것보다 지영이 몸매가 훨씬 예뻐요. 기성복으로 나오는 제품의 사이즈와 거의 일치하거든요. 그래서 웬만한 브랜드의 옷들은 아무거나 입어도 잘 소화해내는 편이에요."
평소에도 극중 미숙이처럼 화장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김지영은 이러한 그의 이미지에 걸맞게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스쿨-룩이나 화려하지 않은 모던한 정장을 즐겨입는 편이다. 늘 이런 편안한 스타일의 옷을 입어서 가끔 화려하거나 섹시한 스타일의 의상을 입으면 본인이 어색하고 멋적어하여 오히려 코디네이터를 당황시키기도 한다고. 그러나 김지영은 화장과 의상에 따라 순수함과 섹시함 등 다양한 이미지를 끌어낼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3월이 되면, 지금 무겁게 매고 있는 복대를 떼어내고 좀더 날씬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곧 미숙과 영규의 아기가 탄생할 예정이기 때문. 또한 아기의 탄생과 더불어 새로운 봄을 맞는 미숙은 지금보다 밝은 새댁의 이미지가 좀더 부각될 예정이다. 따뜻한 엄마의 모습이 느껴지도록 화사하게 변신하게 될 미숙의 의상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영규와의 사랑도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될 것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