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웹하드는 치외법권인가

하동근 iMBC대표이사

지상파 방송사의 편성표를 홈페이지에 실어놓고 회원들이 희망하는 프로그램을 방송과 동시에 동영상 파일로 서버에 저장한 뒤 신청한 회원들에게 엔코딩된 파일을 전송하는 서비스가 형사제재를 받은 데 이어, 최근 방송사로부터 서비스 금지 및 수 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 당했다. 이와 유사한 방송제작물을 포함한 각종 동영상 제작물을 무단으로 복제 배포 전송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과거 수 년 동안 포털을 중심으로 진행되다가, 지난해부터 이른바 웹 하드 업체나 p2p 서비스 사이트를 중심으로 정도가 심해지고 있고 이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폐해가 커지고 있다.

무슨 파일 뱅크니 무슨 디스크니 하는 이름을 내세우며 웹 하드 서비스를 하는 사이트를 들여다보면, 인터넷을 통해 복제 배포 전송되는 콘텐츠의 종류가 이렇게 많을까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로 분류,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게임에서 영화, 텔레비젼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음악, 강좌, PSP 콘텐츠, 유틸리티 프로그램, 거기에 격투기, 무술 등 시중에서 오프라인으로 거래되고 있는 모든 종류의 동영상물이면 거의 대부분 디지털 파일로 생성되어 거래가 되고 있다. 이들 서비스의 거래 대상은 국내 영상물 뿐 만아니라, 미국드라마, 일본드라마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공무원 시험강좌 동영상까지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다 이동형 멀티미디어 기기가 확대 보급되면서 관련 동영상 콘텐츠의 불법 거래 역시 이곳 사이트를 통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이처럼 불법 동영상 복제 전송 서비스를 사업화하고 있는 업체는 수백 개에 이르고 있고 실제 업체 수는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 파악된 적도 없다. 이들 업체의 불법 서비스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방송사 인터넷 자회사들의 조사 내용에 따르면, 침해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는 업체로 웹 하드가 60여 개 업체, 그리고 p2p 서비스를 하고 있는 곳이 20여 개 업체 되는 정도로 알려지고 있을 뿐이다. 현재 지난 한 해 동안 확보한 증거 건수가 9만 여건에 이르고 보면, 이들 업체의 실제 침해 건수는 200만 건도 훨씬 웃돌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추정이다.

작년 6월초 친고죄로 규정된 저작권법을 비친고죄로 하고, 웹 하드나 P2P 업체들은 불법 콘텐츠 저작물을 사전에 걸려내는 기계적 필터링 장치를 의무화하도록 한 새로운 저작권이 개정돼 발효됐지만,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동영상 저작물의 불법 저작권 침해에 대한 정부의 단속은 그저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포털을 중심으로 한 단속을 한 차례 정도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불법 저작권 침해 동영상 거래의 온상이라고 할 수 있는 웹 하드나 P2P업체를 단속했다는 뉴스를 아직 한 번도 접한 적이 없다. 게다가 필터링 장치를 장착한 사이트가 나왔다거나 이를 장착하도록 행정지도를 했다는 얘기는 더더욱 없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개인 미디어화 경향이 심해지고, 콘텐츠의 유통경로 역시 다양해 지는 흐름에서 과연 어떻게 동영상물을 비롯한 저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정당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냐는 것이다. 법은 제정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이를 지키고 존중하고 또 이를 지키도록 계도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선 관련 이해 당사자들은 법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한편 웹하드 서비스와 P2P 서비스 업체들의 궤도를 벗어나는 불법적 태도와 사업행태에 대한 실태 파악과 대책이 우선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