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웹2.0과 저작권

iMBC 대표이사 하동근

웹 2.0이란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 서비스가 인터넷 업계의 화두가 된지 벌써 3년째 들어서고 있다.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세 가지 정신을 골간으로 한 웹 2.0 서비스는 1991년 팀 버너스 리가 창출한 월드와이드웹 서비스이후, 웹 버블 시기를 거쳐 살아남은 플랫폼 서비스로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웹 1.0시대와는 분명히 구분의 획을 긋고 있다. 다시 말해 웹 서비스의 기반도 달라지기 시작하고 기존의 평면적인 트래픽 중심의 웹 사업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고방식도 그렇고 사이트의 순위를 매기는 기준도 달라져야 할 때가 왔다. 그래서 과감한 투자도 진행되고 새로운 발상도 평가되고 또 RIA 종교전쟁이니 OUT OF WEB이니 웹 빅뱅이니 하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원 소스 멀티유즈의 시대에서 멀티소스 퀵 유즈로 넘어가는 웹2.0이란 시대적 상황을 놓고 국내에서 작년부터 국내 인터넷 업계의 화제가 된 것이 UCC다. 네티즌 개인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 제작물을 웹이라는 틀에서 어떤 프로그래밍이나 인터넷 환경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한 UCC 서비스는 블로그와 함께 새로운 차세대 개인 미디어로서 웹 2.0서비스의 총아로 등장한 것이다. UCC는 그러나 정작 저작권에 관한 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 UCC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동안 기존 포털의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등을 통한 저작권 침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다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UCC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UCC의 속성상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웹 2.0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가 웹 2.0이란 틀에서 UCC란 이름으로 달고 사전 저작권 해결 없이 편집, 복제, 전송, 배포된다면 저작권자 입장에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웹 2.0은 저작권과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과연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지만 과연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CCL이다. OSP가 저작권자로부터 콘텐츠를 구입하고 여기에 CCL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CCL도 OSP의 적극적인 자세와 협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OSP가 스스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저작권과 웹 2.0 정신과의 조화는 어렵다는 얘기다. 저작권을 둘러싼 최근의 움직임은 OSP입장에서 본다면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닌 것 같다. 저작권법 개정안이 오는 6월말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되고, 여기에다 한미 FTA 협상에서도 지적재산권과 저작권을 놓고 합의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시행되면 OSP의 `운신의 폭'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올해부터 세계 콘텐츠산업계 역시 각 국가별로 저작권 보호 움직임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콘텐츠의 유통이 국경을 넘어 초국가적으로 범람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 같은 국가적 차원의 저작권 보호 노력은 예견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시기가 늦어졌을 뿐이다. 네티즌 역시 이제는 인터넷이 공짜라는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는 콘텐츠가 궁극적으로 모든 온라인 디지털 서비스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얘기는 무성하다. 그러나 정작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을 어떻게 보호하고 또 발전시켜야 할지 국가차원의 대책과 대안마련의 움직임은 아직 구체화되질 않고 있다. 웹2.0과 저작권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