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UCC를 부풀리고 왜곡하는가
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더니, 구글의 유튜브 인수를 계기로 유시시(UCC·사용자 손수제작물)가 인터넷 흐름의 중심에 섰다. 유시시가 대통령선거를 좌우한다는 이야기가 있더니, 이제 대선 후보들이 한 유시시 사이트의 채널번호를 따려고 추첨을 하는 이벤트까지 벌어졌다.

이렇게 유시시가 새로운 콘텐츠의 경향인 것처럼 돌연히 뜨고 있지만 사실 비슷한 개념은 유지시(유저 제너레이티드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피시통신 시절부터 있었다. 인터넷과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거기에 동영상 개념이 추가된 것이다. 유시시가 뜨게 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검색과 에스엔에스(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두고 벌인 포털들의 콘텐츠 경쟁 때문이다. 포털은 백과사전, 도서관, 분야별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정보를 모아놓고 검색 서비스 경쟁을 해왔다. 경쟁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다른 포털에는 없는 콘텐츠를 찾게 되었고, 그 차별 요소 중 하나로 강력한 영상콘텐츠의 하나인 유시시가 부각된 것이다.

물론 더 근본적으로는 수직적, 일방적인 기존 미디어가 수평적, 양방향적인 뉴미디어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 미디어에서 수동적으로 단지 콘텐츠를 소비하던 미디어 수용자들이 유시시와 같은 수단을 통해 미디어 권력을 획득해 가는 과정이다. 방송사가 독점하던 미디어 권력이 수용자와 균등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유시시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발전, 참여 미디어의 구현, 새로운 인터넷 문화의 부흥 등 많은 면에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와 같이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지금 유시시를 화제로 삼는 포털과 언론의 태도에는 과장되거나 왜곡된 면이 많다. 포털은 돈 들이지 않고 손쉽게 이용자들이 가져온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만들려고 한다. 수익은 유시시로 내면서 불법 복제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정범’이라는 태도로 무책임하게 방관한다. 불법 자료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 인터넷에서 모든 불법 콘텐츠를 관리할 수 없다고 하면서 버젓이 인기검색어로 추천하기까지 한다.

내용상으로도 유시시는 선정적, 엽기적인 것이 많고 사실 왜곡도 횡행한다. 마치 누가 더 악랄하게 속일 수 있는지, 누가 더 잔인한지를 하향 경주하려는 것 같다. 그래야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눈에 띄고, 메인 화면에 게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가 이야기한 ‘진실 여과장치’는 어디에도 없다.

유시시는 말 그대로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다. 그런데 지금은 이용자는 그대로 두고, 포털과 언론만 너무 앞서가고 있다. 거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해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대중문화 형식에 국가의 지도자를 뽑는 일까지 맡기려 한다. 막연한 기대와 희망만으로 유시시를 부풀리거나 왜곡해서는 안 된다. 키보드와 마우스, 카메라라는 새로운 미디어 권력을 손에 쥔 수용자들을 어떤 여과과정을 통해 이성의 광장으로 초대할 것인지, 수준높은 문화표현 수단으로 유도하는 고민이 남았다.

임문영/iMBC 웹기획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