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가 검색어 1위?
14일 저녁 8시 50분경. 네이버 검색어 1위에 뜬금없이 ‘미국의 수도’가 올랐다.

이 검색어의 갑작스런 등장에 많은 네티즌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왜 '미국의 수도'가 검색어 순위에 올랐을까"라는 질문을 인터넷 상에 쏟아냈다. 이들의 궁금증은 최근 "뜨고 있는" MBC의 인기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14일 방영분을 놓친 데에서 비롯된 것.
 
   
  ▲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사이트  
 


'거침없이 하이킥!' (극본 송재정 외, 연출 김병욱 외)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8시 20분부터 방영되는 일일 시트콤이다. 지난 11월 6일 첫 회가 방송된 뒤, 현재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며 인기몰이 중인 이 드라마는 이순재, 나문희 등 실력파 중견 연기자들과 박해미, 정준하, 서민정, 신지 등 스타급 연예인들이 함께 출연, 등장 캐릭터들이 좌충우돌하는 에피소드를 명랑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시트콤의 14일 방영 분에서 극중 인물 유미(박민영)는 민호(김혜성)와 그의 친구인 범(김범)과 함께 TV를 지켜보던 중, 오락프로에 출연한 한 연예인이 "미국의 수도는 뉴욕"이라고 하자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키득인다. 극중 유미는 미국의 수도가 LA라고 알고 있었던 것.

드라마는 미국의 수도가 워싱턴이라는 것을 잠시 언급하지만, 유미는 끝까지 “LA가 아니면 로스엔젤레스”라며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이 에피소드는 지난 달 11일 방영됐던 MBC의 인기 오락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수능특집’ 편에서 출연자들이 외국의 수도를 정확히 몰라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던 장면을 소재로 한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직후에도 미국, 뉴질랜드, 인도네시아의 수도가 각각 네이버 검색순위 1, 2, 5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인기 TV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면, 그 속에서 화제가 됐던 주제어들이 인기 검색어로 연결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이번 경우만 해도, TV 앞에서 '울고 웃던' TV 시청자들이 곧바로 '네티즌'으로 변신해 ‘미국 수도’를 검색어 1위로 만들었던 것이다.

한 가지 생각해 볼 대목은 '미국의 수도'를 실제로 검색창에 입력했던 네티즌들이라면 미국의 수도가 어디인지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이들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리고 이들의 수가 국내 최대 검색포털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를 단숨에 만들어 낼 정도로 많다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한국의 각종 미디어가 하루가 멀다하고 앞다투어 보도하는 '수퍼파워' 미국의 심장이다. 늘 미국의 영향력 하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의 네티즌들은 과연 미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

극중에서 유미가 미국의 수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던 민호에게 던진 말이 뇌리에 박힌다.
"세상 대부분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들이잖아!"


* 관련 링크:
1. MBC 하이킥 - http://www.imbc.com/broad/tv/ent/highkick/
2. MBC 무한도전 - http://www.imbc.com/broad/tv/ent/challenge/


권순정,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