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관련 핫이슈들을 모았습니다.
시청자만 두려워하는 방송 PD수첩-최승호PD인터뷰
작성일 : 2005.04.04
조회 : 


“
PD수첩이 외압으로 어려워졌을 때,
  나서주시던 시청자들을 기억하면서
  시청자만 두려워하는 방송을 하겠습니다 ”

< PD수첩 >이 지난 3월 29일부터 최승호PD가 진행을 맡으며
새롭게 출발했다. 최승호CP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경찰청 사람들>, < MBC스페셜 > 등의 프로그램을 거쳤고,
< PD수첩 >도 3차례 참여했었다. 2년동안 노동조합 활동을 하며
외압으로부터 < PD수첩 >을 지켜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진행이 가장 어렵다는 최승호 PD.
< PD수첩 > 사령탑을 맡게 된 소감과 앞으로 프로그램 방향 등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 PD수첩 > 첫 방송 소감

A. 자연스러운 진행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에 피디수첩 진행을 맡으라는 윗분의 말씀에 여러 차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왜냐면 시청자들이 너무 스트레스 받으실까봐 걱정됐으니까요. 그동안 < PD수첩 > PD로 출연한 것은
     많았지만 진행자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어요. 경상도 사투리도 좀 문제고,
     사실 저는 사진 찍을 때 웃으라고 해도 어색해서 못하는 체질이거든요.
     결국 강권에 못이겨 맡긴 했습니다만 첫 녹화 때는 매우 긴장했습니다. 다행히 시간 내에 녹화를
     마칠 수 있었지만 방송을 보니 "역시 딱딱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군요.
     다음 주에는 좀 더 잘해보려 합니다.

Q. 통산 3차례 < PD수첩 >에 참여하셨고, 이번에 진행을 맡게되어 남다를 것 같은데..

A. 86년 입사해 19년 가까이 피디 생활을 하면서 많은 프로그램을 거쳤지만
     그 중에서도 PD수첩을 가장 좋아합니다. 피디로서 사회 흐름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성역을 깨 나감으로써 '한 발짝씩 전진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죠.
때때로 힘에
     부치는 권력을 고발할 때 온갖 압력과 회유에 시달리지만 다 물리치고 방송을 하고 나면 그 때의
     후련함이란 비교할 것이 없지요.


     저는 이번에 진행자이면서 책임 프로듀서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책임 프로듀서란 한 마디로 팀장이죠.
     프로듀서들과 함께 방송할 아이템도 결정하고 외압을 도맡아 막아주는 역할입니다.
     프로듀서들이 고발하고 싶은 문제들을 마음껏 고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입니다.        

Q. 타 방송사 시사프로그램과 < PD수첩 >의 차이점은..

A. PD수첩의 특징은 '성역과 싸운다'는 것입니다.
     물론 타 프로그램이 그렇지 않다는 뜻은 아니고 비교적
     < PD수첩 > 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성역을 깨는 역할을
     해왔다는 뜻입니다. 피디수첩은 그동안 그 어떤 권력과도
     싸워왔습니다. 정치권력, 종교권력, 경제권력 등 가리지 않고
     항상 비판해왔지요. 그래서 어떤 상대에도 움츠러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
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너무 딱딱하다는 평가를 받는 면도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을 부드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하고 있습니다.  

Q.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위원장을 역임하시면서,
     제작에 잠시 공백이 있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

A. 솔직히 2년 간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가 제작 현장에 돌아오니 어리벙벙합니다.
     게다가 안해보던 진행자 역할을 하려니 소화가 잘 안되는군요. 빨리 적응해서 시청자들을 편안하게
     해드려야죠. 묘한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도 피디수첩을 외압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는데 다시 이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작년에 < PD수첩 > '송두율과 국가보안법' 편이 외압으로 방송 연기되었을 때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고,
     총선 직전에 친일 문제로 정치인들이 < PD수첩> 을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제소했을 때는
     방송위에서 시위를 하기도 하는 등 < PD수첩> 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었죠.

     그 당시에 느낀 것은 "PD수첩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이 많구나!" 하는 겁니다.
     피디수첩이 외압으로 어려워졌을 때 나서주시던 시청자들을 기억하면서 시청자만 두려워하는
     방송을 하겠습니다.


Q. 진행을 맡아 앞으로 진행, 아이템 선정, 팀 운영 등 신경써야 할일이 많을텐데..
     최승호팀장님만의 체력관리법..

A. 등산을 가끔 하고, 러닝머신에서 뛰기도 합니다.
     피디수첩을 맡으면서 담배도 다시 끊었습니다.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술도 줄여보려 합니다.

Q. 그동안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A. 95년 방송한 '금정굴의 넋' 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 전쟁 당시 고양 지역의 경찰과 치안대 등이 부역자라는 명목으로 수백명을 처단해
     일제 시대에 금광으로 사용하던 갱도에 파묻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수백 명의 뼈가 고스란히 갱도 안에 있다' 는 제보에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아무리 좌익혐의자라지만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수십 년 동안 묘도 못쓰고 방치돼왔다니요?
     결국 며칠 뒤 유족들과 함께 발굴에 착수했습니다.
     처음으로 한국 전쟁 이후 좌익 혐의 희생자들의 유골이 발굴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수작업으로 흙을 파내고 파내다가 마침내 첫 유골이 발굴되고 이어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주검들이
     닫힌 말문을 열기 시작할 때의 그 느낌이 생생합니다.
     수십 년이 지났어도 그대로인 여인네들의 쪽찐 머리들...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Q. 새 사령관을 맞이한 < PD수첩 >의 앞으로의 방향은..  

A. 탐사저널리즘의 요체는 주장이 아니라 근거를 제시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근거들이 심층취재의 결과 드러날 때 그 결론은 폭넓게 수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근거보다 주장이 앞서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슴 속에 활활 타는 불만큼이나 명징하고
     차가운 증거들이 프로그램에 가득 차도록 피디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1986년 입사
 - 경력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MBC스페셜 >, <경찰청사람들>, < PD수첩 >  등
   2003년 2월~2005년 2월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위원장
 - 수상
   1996년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PD수첩)
   1998년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MBC스페셜)
   2001년 ABU특별상 (PD수첩)


* 관련링크 : < PD수첩 > 홈페이지 | 금주(4/5)방송-친일청산의 무풍지대 학교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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