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는 민민 신민 윤민 등 3개의 러브라인이 있다. 사실은 더 있다. 박간-유간의 사랑과 이형사의 신지에 대한 사랑이다.

이 두 개의 사랑은 이뤄지지 힘들다는 사실은 대부분이 알고 있다. 시트콤에서 웃기는 도구로 활용하는 코미디 같은 짝사랑이다. 하지만 이런 사랑에도 기승전결이 있고, 진정성이 있다. 이게 김병욱 시트콤의 묘미다. 웃기기 위한 장치면서도 서글픈 느낌이 나게 한다.

박간(박승찬)과 유간(정선우)은 한동안 단역인줄 알았다. 하지만 뒤늦게 러브라인이 형성됐다. 주변인물인 ‘박간’ 캐릭터의 활용은 꽤나 성공적으로 보인다. 박간과 유간의 사랑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육감적인 미모의 유간호사를 짝사랑하는 박간호사는 이순재 원장의 코치를 받아 용기있게 대시해본다. 인라인 스케이팅도 같이 타고, 나이트클럽에서 춤도 같이 쳐보지만 변변한 재주가 없는데다 약간 촌스러운 박간은 번번히 깐죽대는 고교생 래퍼 찬성에게 유간의 눈길을 빼앗긴다.

하지만 박간이 사랑을 못이뤄 ‘페드라’를 외치고, 나무 뒤에 숨어서 우는 장면은 과장이 있지만 잘 생기지 않은 남자라면 충분히 현실적인 설정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박간을 보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박간-유간의 에피소드는 결말도 있다고 한다.

이형사(윤서현)의 신지에 사랑도 짝사랑이다. 둔기로 얻어맞아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이형사는 신지에게 첫눈에 반한 후 거듭 사랑을 고백하고 있으나 결국 거절당했다. 아직도 민용을 사랑하는 신지가 이형사에게 마음을 줄 리 없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전교 꼴등 나혜미가 막무가내로 윤호(정일우)를 좋아하는 설정에도 진실도 있겠지만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도구로 더 많이 활용된다.

이 사랑들은 이뤄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름대로 유머와 재미가 있다. 특히 몸개그로도 한몫 하고 있는 박간, 용기를 내! .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